IPO 날개 달고 파죽지세 성장하는 패션 우량주

2020-04-15 황연희 기자 yuni@fi.co.kr

신수종 사업, DX, SCM 강화 등 인프라 투자


지난해 11월 에스제이그룹이 연일 증권가를 달궜다. 패션업계에서만 이름을 알렸던 중소기업이 512.93:1의 높은 청약 경쟁률로 성공적인 IPO로 평가받으면서 금융가에 화제를 모았다. 1주당 모집가액 3만8600원으로 총 317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에스제이그룹은 최고가 6만8500원까지 상승세를 기록했고, 시가총액 1,222억원으로 패션 상장사 기업 중 10위권으로 급상승했다.


패션기업이 금융자본을 투자받기 위해 선호하는 방법 중 하나는 기업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를 통한 주식시장 상장이다. 외부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하고 이를 매도하기 위해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상장함으로써 외부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또 경영권을 방어하면서 자금을 투자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기업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VC투자자들이 성장 초기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도 장기적으로 IPO를 통해 더 높은 투자 가치를 실현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과거 패션상장사들이 규모의 경제로 상장에 성공한 대형주라면 최근 주식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기업들은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기업들이 주를 이뤘다. 이너웨어 전문 기업인 코웰패션, 그리티(구 엠코르셋)나 골프웨어 마켓에 특화된 크리스에프앤씨, 워터스포츠 기업 배럴, 패션잡화로 성공한 에스제이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유입된 자본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기업 매출 외형이나 수익을 확대하고 주가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SCM 강화 등 안정된 인프라 구축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투자해 기업의 미래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기도 한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까스텔바작과 에스제이그룹

◇ 신수종 사업 개발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패션 상장사 중 그리티, 까스텔바작은 외부 투자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힘쓰고 있다.


지난 2018년 8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그리티(대표 문영우)는 이후 홈쇼핑 이너웨어 전문 기업이라는 한계를 벗고 사업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2019년 4월 유기농 화장품 '코라 오가닉스'를 론칭했고 같은해 7월에는 이너웨어 스타일 큐레이터를 표방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준앤줄라이'를 선보였다.


또 회사명도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을 표방하며 엠코르셋에서 그리티(GRITEE)로 변경했다. 그리티의 사업 다각화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봄시즌 애슬레저 중심의 하이엔드 스포츠 브랜드 '위뜨(huit8)'를 론칭했다.


그 동안 '원더브라'와 TV홈쇼핑 유통 채널에 의존도가 높았던 그리티는 코스닥 시장 상장을 통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면서 사업 영역을 다양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특히 언더웨어에 집중했던 사업 부문을 애슬레저, 패션, 화장품, 온라인 플랫폼으로 다각화할 수 있었던 절대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김신호 그리티 전무는 "라이프스타일 전문 기업으로서 성장하는 한편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기업을 알림으로써 미래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위뜨'의 경우 국내는 물론 아시아 시장까지 진출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그룹형지는 지난해 6월 까스텔바작을 코스닥 상장에 성공시킨 이후 형지에스콰이아까지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패션그룹형지가 2014년 '까스텔바작' 국내 상표권을 인수한 후 2015년 이를 골프웨어로 론칭했고 2016년에는 프랑스 본사까지 인수해 글로벌 상표권을 취득했다. 론칭 4년 만에 200여개 매장을 확보한 '까스텔바작'은 매출 외형 1000억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시켰다.


까스텔바작은 지난달 권영숭 대표체제로 바꾸고 4.0 체제를 구축한다는 비전을 밝혔다. 200억원이 넘는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골프웨어를 넘어 캐주얼로 확장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무엇보다 올해를 브랜드 변화 원년의 해로 삼고 과감한 혁신으로 프랑스 론칭(1.0), 국내 론칭(2.0), 패션그룹형지의 인수 및 골프의류 사업 진입 성공(3.0)의 과정을 거쳐 2020년에는 글로벌 토털 패션 브랜드 '까스텔바작 4.0'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최근 코니글로벌과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까스텔바작 풋웨어'를 론칭했다.
 




글로벌 상표권을 인수한 까스텔바작은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통해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고 있다(왼쪽), 그리티가 애슬레저 하이엔드 스포츠를 표방하며 론칭한 '위뜨'


◇ 인프라 강화로 DX의 꿈 실현
풍부한 자금은 기업의 인프라 기반을 건실하게 하는데 쓰이기도 한다. 브랜드 외형이 커지면 생산, 물류, 유통 등 안정적인 인프라도 뒤따라야 하는데 자금 투자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크리스에프앤씨(대표 우진석)는 최첨단 시스템 구축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이커머스 사업을 제대로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0월 골프웨어 기업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 1년간 자체 쇼핑몰 구축과 신규 고객 확보에 60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 고객 DB 100만명까지 확대하고 50만명의 유효 회원수를 확보했으며, 이커머스 매출 비율을 17%까지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최근 20억원을 추가 투자해 자체 쇼핑몰을 종합패션몰로 확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파리게이츠' '핑' '마스터버니' '세인트앤드류스' '팬텀' '고커' '하이드로겐' 등 7개 자사 브랜드가 골프웨어 시장에서 확고한 리딩 컴퍼니로 자리잡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여성복과 남성복, 스포츠, 아웃도어, 유아동복, 이너웨어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입점 브랜드를 확장하겠다는 것. 패션기업 가운데 선제적으로 투자한 RFID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배송시스템도 신규 유통사업의 안착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한흠 사장은 "상장 이후 탄탄한 자본이 뒷받침됨으로써 글로벌 브랜드 인수와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 확장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됐다. 우리는 패션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SCM에 대한 인프라가 충분하기 때문에 디지털 생태계에서도 지속성장 가능하다. 또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한 O2O에 대해서도 상호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에프앤씨의 패션 골프웨어 '파리게이츠(왼쪽)', 에스제이그룹은 '캉골' 본사와 합자법인 캉골인터내셔날을 설립한다


◇ 글로벌을 향한 동력 장치 장착
에스제이그룹과 배럴 등은 상장을 통해 수혈된 자금을 글로벌 마켓으로 진출하는데 투자할 계획이다.


에스제이그룹(대표 이주영)은 '캉골' '캉골키즈' '헬렌카민스키' 3개의 해외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지속 경영권을 보장받지 못한 해외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에스제이그룹은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317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에스제이그룹은 해외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지만 오히려 글로벌 상표권을 인수해 글로벌 마켓에 진출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혀 투자자들의 관심도를 이끌어 냈다.


에스제이그룹은 4월 중 영국의 캉골 본사와 합자법인인 캉골인터내셔날을 설립한다. 캉골인터내셔날은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권 및 미주, 유럽의 글로벌 영업을 위한 합자법인이다. 에스제이그룹이 '캉골' 모자를 제외한 의류, 가방 등의 디자인 및 개발을 맡고 캉골 본사의 글로벌 소싱력을 합쳐 '캉골'을 패션 토털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그 중심에 한국의 에스제이그룹이 주도권을 잡게되는 것.


이외에 중국과는 I.T그룹과 홀세일 파트너십을 맺고 오더량을 늘려가고 있고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권과는 콜래보레이션 방식으로 브랜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추동시즌에는 '캉골' 신발 라인을 론칭할 계획이며 새로운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편집숍 오픈도 준비하고 있다.


'배럴'의 스윔 트레이닝 웨어인 '인스파이어드 트레이닝'


워터스포츠 브랜드 '배럴'은 국내 마켓에 이어 중국을 발판 삼아 글로벌 마켓으로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배럴(대표 서종환, 이상훈)은 지난해 심천 마오예백화점에 '배럴' 차이나 1호점을 시작으로 광저우 티엔화, 그리고 홍콩에 하버시티 팝업스토어, 방콕 센트럴월드, 시암 파라곤에 매장을 오픈했다. 또 중국에서는 티몰, 샤오홍슈, 위챗, 징동 등의 이커머스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래쉬가드 브랜드로 이름을 알린 '배럴'은 우먼, 맨, 유스, 키즈 워터스포츠 라인과 실내 수영복, 홀리데이, 배럴핏, 코스메틱까지 카테고리를 넓히며 워터스포츠 토털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기업 공개가 외부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안정적인 방법임은 틀림이 없지만 모든 기업이 상장 후에도 우상향 성장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기업을 공개한 후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고 또 투명하게 기업을 공개해야 하는 만큼 리스크 관리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유아복 업체 아가방앤컴퍼니는 토종 유아복 기업으로 지난 2002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으나 2014년 중국 기업에 매각되는 아픔을 겪었고 아비스타(현 메타랩스) 역시 유가증권 상장기업이었으나 디샹그룹, 더블유투자조합 등 대주주가 바뀌면서 패션기업으로 지속성을 상실했다.


이주영 에스제이그룹 대표는 "자본 시장에서 의류 종목의 매력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상품이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로 가치를 높이고 경영자에 대한 신뢰, 그리고 영업이익률, 재고자산회전율 등 수익성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충분히 기업 밸류에이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황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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