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쇼핑앱 4社, 그들의 Next Plan은?

2020-04-15 서재필 기자 sjp@fi.co.kr

지그재그, 브랜디, 에이블리, 스타일쉐어 투자 이후 잰걸음
롯데·쿠팡 등 메이저 반격으로 치열한 생존게임 예고


투자시장에서 패션 이커머스가 매력적인 우선 투자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6개월간 투자 현황에서도 패션 카테고리 전자상거래 부문에 대한 투자가 뚜렷하다. 무신사(대표 조만호)는 지난해 11월 기업가치를 2조원으로 평가받고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19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브랜디(대표 서정민)는 지난해 64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3월 21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고, 앞서 1월에는 스타일쉐어(대표 윤자영)가 2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한 소비재 투자 전문가는 "투자를 결정하는 최우선의 기준은 '미래가치'다. 얼마나 혁신적인 전략으로 시장을 뒤흔들고 의미있는 숫자들을 통해 성장세를 증명하고 있는지를 먼저 살핀다. 최근 몇 해 동안 투자를 받아온 패션 이커머스들은 이러한 조건을 충분히 만족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융자본은 최근 소비자 트래픽이 집중되는 플랫폼에 투자하고 있다. 패션 이커머스들에게 쏠리는 누적 다운로드 수, 거래액 등 그 수치들은 잠재성장력을 충분히 증명하면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금융자본의 투입과 함께 이제 막 본게임에 진입한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최근 쿠팡이 패션 전문 플랫폼 C.에비뉴를 오픈했다. C.에비뉴는 강화된 검색 기능으로 브랜드와 상품 카테고리별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찾아볼 수 있다. 쿠팡의 강점인 풀필먼트를 적극 활용해 빠른 배송과 무료배송 및 반품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이 플랫폼에는 헤리티지 브랜드부터 스포츠, 디자이너 브랜드 등 최근 트렌드에 부합하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입점될 예정이다. 이는 패션 카테고리까지 점령하겠다는 쿠팡의 야욕이 드러나는 대목으로도 해석된다.


패션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롯데는 최근 온라인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한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이동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의 일환으로 7개 계열사 쇼핑몰을 한번에 이용할 수 있는 쇼핑앱 '롯데온'을 개발했다. 롯데의 라이벌인 신세계 역시 SSG닷컴을 내세워 온라인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 공룡들의 움직임에 신흥 쇼핑앱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전문가들 역시 패션 쇼핑앱들이 최근 유통 공룡들 사이에서도 색다른 콘텐츠 기획력과 기술력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규모의 경제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꾸준히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새롭게 선보일 쇼핑앱들의 Next Plan은 무엇일까?


◇ 지그재그, 빅데이터 기반 큐레이팅의 강자
10~20대 여성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패션 쇼핑앱 '지그재그'는 소비자들의 구매 데이터와 개인의 검색 및 구매 이력을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이용자에게 맞는 아이템을 추천하는 큐레이팅 서비스로 매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그재그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2000만건으로 다른 쇼핑앱들과 이용자 수 면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때문에 지그재그에 쌓인 빅데이터 역시 활용가치가 높다. 다양한 쇼핑몰들을 한 데 모아 하나의 커머스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에겐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


더 나아가 입점한 쇼핑몰들로 하여금 실제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빅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이 지그재그의 핵심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광고 시스템으로 지난해 벌어들인 매출액만 300억원이다.


지그재그는 누적 다운로드 수는 2000만건으로 다른 쇼핑앱과 비교해 이용자 수 면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 NEXT STEP은?
지그재그는 2016년 알토스벤처스로부터 30억원, 그 다음해 또 다시 알토스벤처스의 후속 투자와 스톤브릿지벤처스로부터 7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그재그는 누적 100억원의 투자금을 통합결제서비스 'Z결제' 개발에 집중했다. 지난해 테스트로 시행한 Z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입점 셀러 대다수가 매월 평균 40%의 매출 상승세를 기록했다.

◇ 브랜디, 탄탄한 동대문 풀필먼트 구축
브랜디는 셀럽마켓과 인기 쇼핑몰, 브랜드까지 모두 포함한 모바일 백화점을 지향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은 셀럽마켓이자 헬피 서비스다. 브랜디는 이 헬피 서비스를 통해 MZ세대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은 셀럽마켓 시장을 키우고 스타 셀러들을 확보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동대문 기반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 곳에는 7339.81㎡(약 2257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가 자리잡고 있으며, 셀러들이 직접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을 대여할 수 있는 쇼룸 및 사진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가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현재 헬피 사용자 수는 700명, 매일 2만5000건의 상품을 출고하는 물류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수행 중이다. 또한 지난해 거래액 2800억원, 월 평균 거래액 250억원 돌파 등 눈에 띄는 성장세도 만들어냈다.


서정민 브랜디 대표는 "셀러들의 운영상 어려움에 공감해 헬피 서비스를 시행했고, 지난해부터 '알콜' '혀나블리' '로그인' 등 월매출 5~6억원을 벌어들이는 스타 셀러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확장된 풀필먼트 센터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 당일 배송서비스 오늘 출발도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디는 지난 3월 21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 NEXT STEP은?
브랜디는 현재까지 누적 34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자금을 통해 브랜디는 동대문 풀필먼트 센터의 볼륨을 키워나가고 있다. 동대문은 아시아 내에서 기획부터 생산, 판매까지 SCM이 가장 잘 구축된 지역이다. 때문에 동대문에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했다는 것은 시리즈D 후속 투자를 견인할 수 있었던 브랜디의 가장 큰 무기다.


풀필먼트 센터로 탄력받은 헬피의 한 단계 진화도 구상 중이다. 브랜디는 동대문의 상품 기획력과 헬피 셀러들의 세일즈 능력, 브랜디의 콘텐츠 기획력을 결합한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올해 하반기부터 구체적인 윤곽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MZ세대 남성 전용 쇼핑앱 하이버의 볼륨 확장에도 힘을 준다. 하이버는 기존 무신사를 주 무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트리트 캐주얼이 아닌 새로운 브랜드들을 발굴하면서 남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럭셔리&하이엔드까지 판매하면서 다양성과 퀄리티를 모두 잡았다. 이 덕에 론칭 2년 동안 500억원의 누적 거래액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1500억원까지 폭발시킬 계획이다.

◇ 에이블리, "요즘엔 내가 제일 잘나가!"
10~20대 여성 소비자들에게 최근 가장 핫한 쇼핑앱이 무엇이냐 물어본다면 절반 이상은 에이블리를 꼽을 것이다. 인플루언서 셀러 모음 쇼핑앱 에이블리는 론칭 2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건을 돌파했다. 이는 패션쇼핑앱 카테고리 최단 기록이다. 또한 다른 쇼핑앱들을 뒤로하고 월간 사용자 수 1위를 달리고 있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셀러들 입장에서도 말 그대로 '혜자'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4월 셀럽마켓 판매의 장인 에이블리 셀러스의 판매수수료 0%로 선언했다. 셀러들의 비용을 줄이면 그 효과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갈 것이라는 철학이 입점 셀러들의 증가로도 이어졌다. 이러한 성과들에 엘비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 금융자본이 관심을 보였고 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시리즈B 투자까지 준비 중이다.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에이블리는 동대문에서 물건을 사입해 판매하는 개인 셀러, 즉 D2C 커머스 시장에 철저히 집중한다. 현재 커머스가 B2C에서 D2C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개인 셀러들에게 최적화된 판매 환경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에이블리는 론칭 2년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건을 돌파하며 최근 핫한 쇼핑앱으로 떠오르고 있다


* NEXT STEP은?
에이블리는 앱 고도화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상위 20% 셀러들이 플랫폼 매출의 80% 이상을 이끄는 불문율을 깨기 위해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판매자를 적절하게 연결하는 최적화된 '개인화' 기술을 가장 먼저 구축하고자 한다.


올 하반기 시리즈B 투자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론칭 초기 그렸던 청사진도 실행이 가능해진다. 에이블리는 동대문 거래처와 셀러를 연결시키는 것을 넘어 제조사와 셀러를 직접 연결시키는 '체인플랫폼'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쉽게 말해 에이블리 셀러가 관리자 시스템을 통해 원하는 상품의 디자인을 선택하면 소재, 비용, 물량 등 적합한 제조 공장을 매칭해주는 것이다. 이 그림이 자리를 잡는다면 역직구 형태의 해외 판매 플랫폼 구축도 가능해진다.


◇ 스타일쉐어, "넥스트 유니콘 나야 나!"
유저들이 직접 생산하는 다량의 패션&뷰티 콘텐츠와 그 속에서 이뤄지는 유저간 활발한 소통, 매시즌 1020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캠페인과 PB '어스'의 상품기획력까지.  금융자본이 바라보는 스타일쉐어의 강점들이다. 이러한 점들로 스타일쉐어는 기업가치 20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타일쉐어는 올해 초 2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2014년 시리즈A로 25억원을 투자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8년 200억원 투자 유치를 통해 29CM을 인수했다. 이처럼 해를 거듭하면 할수록 굵직한 금액대의 투자를 받고 그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들을 보여주고 있다.


스타일쉐어는 옷을 좋아하는 10대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미 페이스북, 유튜브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한다. 올해부터는 커뮤니티 특성을 살려 유저와 커머스가 소통할 수 있는 라이브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물이 지난 2월 출시한 스타일쉐어 라이브 커머스 '스쉐라이브'다. 스쉐라이브는 브랜드와 크리에이터가 협업해 고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비디오 커머스 채널로, 생방송 시청 중 마음에 드는 상품을 즉각 구매할 수 있다.


스타일쉐어의 기업가치는 2000억원으로 평가되며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 NEXT STEP은?
올해 스타일쉐어의 목표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라이브 커머스 '스쉐라이브'의 안착, 또 다른 하나는 스타일쉐어의 카테고리 및 이용자 확장이다.


지난해 스타일쉐어 플랫폼 내에서 검색된 라이프스타일 관련 키워드 검색량은 1200만건에 달했다. 사용자가 직접 생산한 라이프스타일 관련 콘텐츠 역시 18만건이다. 패션과 뷰티가 스타일쉐어의 주요 카테고리지만 이용자들에게는 이미 자신들의 일상을 뽐내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SNS 역할을 하고 있던 것이다. 여기에 가구, 홈굿즈, 도시락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브랜드들을 입점시켜 커머스 측면에서 더 큰 성장성을 기대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 측면에서는 단순 상품 판매나 브랜드 광고가 아닌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으로 이뤄진 콘텐츠 중심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를 가져가고 있다. 인기 있는 브랜드의 아이템에 잘 나가는 크리에이터가 색다른 콘텐츠로 판매를 접근하니 좋은 성과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해11월 'FCMM' '엘레쎄' '키르시'는 단 30분만에 특가 방송을 진행해 물량을 모두 소진하고 평균 3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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