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투자주, 스트리트 캐주얼을 잡아라!

2020-04-15 서재필 기자 sjp@fi.co.kr

금융자본,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에 관심 쏠려
작지만 아이덴티티 강한 브랜드 인수해 경쟁력 확장



"스트리트 캐주얼은 매년 뚜렷하게 성장하고 있는데 우리가 알짜배기 투자 대상 아닌가요?" 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대표의 말이다.


스트리트 캐주얼 시장의 성장과 결을 같이한 무신사부터 최근 대세 스트리트 브랜드들에게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는 대명화학, 슈퍼홀릭 등 VC까지 이 시장에서 스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를 찾아 다니고 있다. 최근 퍼스트 티어(First Tier)로 분류되는 스트리트 브랜드들 사이에서도 자신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들을 인수함으로써 포트폴리오를 넓혀가는 모습도 보인다.


'커버낫'은 지난해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며 스트리트 캐주얼 씬에서 퍼스트 티어로 분류된다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온라인 시장의 확대와 함께 폭발적으로 초기 성장을 이뤘다면, 금융자본의 관심은 지속성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는 '월드클래스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기회다.


이미 국내에서 몇 만장 완판은 우스운 스트리트 캐주얼들에게 제품 개발 및 생산, 마케팅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금융자본이 더해진다면 글로벌에서의 활약도 더 이상 꿈이 아니라고 스트리트 브랜드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 스트리트 캐주얼 인기, 왜?
국내 스트리트 패션은 2000년도 일본 대중문화가 활발하게 유입되면서 시작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의 정설이다. 더불어 MZ세대 사이에서 힙합 문화가 빠르게 퍼진 것과 결을 같이한다. 인기 래퍼들이 스트리트 캐주얼을 즐겨 입기 시작했고 힙합을 동경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쿨(COOL)하다'는 느낌을 주면서 폭발적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또한 이들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이색 협업 및 응모 후 구매 자격이 주어져야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래플(Raffle), 한 시즌의 아이템을 일정 기간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드롭 발매 등 '슈프림'으로부터 시작된 전략들은 이제 대다수 브랜드들의 판매 공식이 됐다.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 'LMC' '비바스튜디오' '오아이오아이' '아크메드라비' 등은 이미 스트리트 씬에서 퍼스트 티어로 분류된다. 200억원대를 훌쩍 넘는 매출도 이들의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매시즌 발매마다 몇 만장씩 완판시키는 것은 이제 국룰이 됐다.


김남규 무신사 MD팀장은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기 좋아하는 10~20대를 중심으로 패션 트렌드가 새롭게 변화했다. 때문에 보편적이지 않고 눈에 띄는 다양한 시도를 하는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 무신사-대명화학, 스트리트 성장가능성에 베팅
무신사와 대명화학은 스트리트 브랜드들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과감하게 베팅하고 있다. 대명화학은 관계사인 케이브랜즈, 어센틱브랜즈코리아, 모던웍스 등을 통해 전도유망한 스트리트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LMC' '오아이오아이' '키르시' '그루브라임' '피스워커' '가먼트레이블' '86로드' '페이탈리즘' '메종미네드' 등은 대명화학과 네트워킹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디자이너 브랜드 '참스'까지 합류하면서 탄탄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게 됐다. 올해부터는 케이브랜즈 소속의 '그루브라임'을 앞세워 매출 50억원 내외의 브랜드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오승규 '그루브라임' 대표는 "감성과 디자인이 출중하지만 주문량만큼 생산에 비용을 투입하지 못해 볼륨을 키우지 못하는 브랜드들이 많다. 이들에게 생산 단가를 낮춰주고 배수를 높일 수 있는 인프라를 지원하고 킬러아이템 기획에 대한 방향성을 잡아준다면 100억원대까지 무난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는 스토어 랭킹에서 순위권에 있는 성장 가능성 높은 브랜드들과 네트워킹 구축에 나섰다


무신사(대표 조만호)는 최근 무신사 파트너스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고 지난해 유치한 1900여억원 투자금을 브랜드 네트워킹에 투자하고 있다. 무신사 파트너스는 팀그레이프의 전 대표였던 서승완 총괄이사가 이끌고 있다.


현재 무신사 파트너스와 네트워킹을 구축한 브랜드는 '커버낫' '마크곤잘레스' '로맨틱크라운' '드로우핏' '인사일런스' '크리틱' 등으로 무신사 스토어 상위권에 랭크된 브랜드들이다. 최근 무신사는 '쿠어'와 '아크메드라비'를 파트너스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작지만 강한 브랜드 모아 포트폴리오 강화
퍼스트 티어 브랜드로 분류되는 스트리트 캐주얼 사이에서 작지만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미리 알아보고 자사 브랜드로 합류시키기는 경우도 있다.


'디스이즈네버댓'은 최근 론칭 3년차의 '예스아이씨'를 인수했다. 이와 관련해 '디스이즈네버댓' 관계자는 "열정도 충분하고 팬들도 점차 쌓여가고 있지만 제대로 된 방향성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뿐만 아니라 '디스이즈네버댓'과는 다르게 '예스아이씨'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을 활용한 마케팅에 강점이 있어 우리도 배울 점이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라이풀'과 'LMC'를 전개하는 레이어는 2016년 론칭한 '퍼즈'를 자사 레이블로 합류시켰다. '퍼즈'는 론칭 당시 '디키즈'와의 협업으로 이름을 알렸던 스트리트 브랜드다. 레이어측은 '퍼즈'의 강점인 로고플레이와 트랙팬츠 라인이 'LMC'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김대현 레이어 MD팀장은 "'퍼즈'를 레이어로 합류로 시키면서 트랙팬츠 라인에서도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라며 "레이어 내 브랜드들의 매출 볼륨을 확대하는 것이 아닌 각 브랜드의 성격에 맞게 발전시키고 브랜드간 협업을 통해 매 시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이즈네버댓'은 최근 론칭 3년차 스트리트 브랜드 '예스아이씨'를 인수했다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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