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지나가면, 다시 回復될까요?

2020-04-15 정인기 편집국장 ingi@fi.co.kr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패션을 포함한 소비재 산업 전반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유난히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민감한 산업인 탓에 최근 만나는 경영자마다 Post Corona를 어떻게 대응할지에 신경이 곤두서 있습니다. 


 # Zero Set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이전의 사업모델이나, 더욱이 과거 성공방정식을 계속 고집해서는 난관에 직면할 것이다. 어찌보면, 그동안 상당수 사업 책임자급 임원들은 "코로나 때문에 참 다행이었다"고 생각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지난 겨울 실적이 유난히 부진했던 것에 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전가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無대책에 대한 면책'까지도 보너스로 받았죠.


그러나 우리는 이 기회에 사업 전반에 걸쳐 'Zero Set(영점 조정)'를 단행해야 합니다. 디렉터와 몇몇 디자이너 중심의 상품기획 방식, 갑-을 관계의 소싱, 규모를 기반으로 한 해외 대량생산, 백화점과 쇼핑몰 등 고비용 유통구조, 재고떨이 위주의 이커머스, 유명 모델과 연예인 우선의 광고마케팅…. 패션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을 추진해야 하겠습니다.


# Digital Transformation
요즘 우리 패션시장에는 '잘 나가는 30대 CEO'가 참 많습니다. 어렵게 찾아가서 경청을 하다보면 그동안 산업의 주축이었던 50~60대 경영자와 결이 많이 다릅니다.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는 같은 업종임에도 소비자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접근 방식, 직원들과 소통하는 방식, 주로 만나는 외부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정말 같은 업종을 하고 있나?"라고 의문을 가질만큼 결이 다릅니다.


이미 단순히 경쟁사보다 싸게 만들겠다는 제조업이나 싸게 팔겠다는 장사 마인드와 달리 이커머스를 통해 글로벌 소비자와 호흡하고 미래성장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자본과 제휴하고 B2B와 B2C는 물론 인플루언셀러와 연계한 D2C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와 AI, RFID, 디지털 프린터 등 첨단설비에도 과감히 투자하고 무엇보다 CEO부터 전사원이 디지털 우선의 사업을 수행합니다. 디지털 전환에 대한 근본적인 마인드셋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 Competitor
오프라인 시대엔 다행스럽게도 큰 홍역을 치르더라도 나의 경쟁자와 같이 겪었고, 홍역이 지나가면 명동에서 소공동으로, 다시 동대문과 가로수길로 한 바퀴 돌고나면 뭔가 보였습니다. 그리곤 조회 때 할말도 풍성했습니다. "역시 현장에 답이 있었다"고.


그러나 팩트는 지금 우리의 밥그릇을 빼앗아간 경쟁자는 백화점 옆 브랜드도, 동대문도, 가로수길도 아닌 존재 자체도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입니다. 지난 3월에도 30% 역신장에 그친 'ZARA' 같은 외투 기업, 무신사와 지그재그, 브랜디, 에이블리, 스타일쉐어, 스마트스토어, 카카오에서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20~30억원의 월매출을 올린 브랜드와 인플루언셀러에 이르기까지 우리 밥그룻을 빼앗아가고 있지만, 기존 기업은 구조조정과 매장 철수 외에는 대안이 없는 듯 합니다.


# Attitude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결과를 후회하며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어렵습니다. 비슷하게 벌어진 이 현상과 결과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즉 태도(attitude)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한 외국계 기업 경영자는 "지난 97년 외환위기 때는 오너부터 말단까지 모두가 난관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임원들은 책임회피에 급급하고, 직원들은 고민하지 않고 코로나에 숨었다. 오너는 속만 태우지만 그 역시 대안이 없다. 어찌보면 코로나 탓을 대고 기존의 패러다임을 제로셋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행하지는 경영자의 태도에 달렸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재앙일까요? 변화를 위한 기회일까요? 그에 대한 대답은 우리의 태도가 말해줄 것 같습니다.


정인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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