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를 알면 디지털 세상이 보인다

2020-01-20 서재필 기자 sjp@fi.co.kr

가치 소비 중요시하고 오프라인 경험 선호

# 01
지난해 9월 15초짜리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월간 다운로드 수가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의 다운로드 수를 초월했다. ‘틱톡’의 누적 다운로드 수(2019년 12월 기준)는 15억회 이상이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13% 성장했다.
# 02
유튜브 천하가 열렸다. 10~20대 젊은이들은 TV 대신 유튜브에 올라온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을 통해 시간을 보내거나 각종 정보를 습득한다. 심지어 50~60대 시니어 세대들도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유튜브 콘텐츠를 소비하기에 이르렀다.



통계청의 2019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MZ세대 인구(15~39세)는 국내 인구의 33.7%(약 1750만명)에 달한다. 여전히 베이비붐 세대(1950~1964년)와 X세대(1965~1979년)가 전체 인구 중 50% 이상을 차지하며 소비 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MZ세대는 패션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이끌며 미래 20년을 책임질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디지털에 익숙하다면 Z세대는 디지털이 당연하다. 네모난 작은 화면을 통한 비대면 소통이 일상인 이들은 텍스트보다 이미지, 이미지보다는 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한다. 때문에 틱톡과 유튜브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즐겨 사용하는 동영상 플랫폼으로 급부상할 수 있었다. 이들의 미디어 소비 역시 유튜브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들은 정보 검색도 네이버가 아닌 유튜브를 활용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트렌드MZ 2019’를 통해 MZ세대가 사회 주류 소비층으로 진화하는데 단 1년이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그리고 그 발표는 팩트가 됐다. 또한 내년부터는 밀레니얼 세대의 구매력이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모든 세대의 구매력을 앞서고 그 지위를 최소 15년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역시 MZ세대가 2020년 소비시장을 이끄는 주역이 되고 이들의 가치지향적이고 실용주의적인 패턴이 소비 전반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진 대학내일20대커뮤니케이션 부문장은 “밀레니얼 세대는 이미 산업,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 Z세대 대다수도 올해부터 성인이 되면서 MZ세대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과의 공존 방식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이후 다가올 20년을 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MZ세대들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패션인사이트>는 MZ세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기관들이 발표한 분석 리포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MZ세대 소비 패턴 5가지를 정리해 봤다.


사진 출처: 연애플레이리스트 시즌4

#01) ‘나를 위한(FOR ME)’ 소비에 매력을 느낀다
지난해 12월 9일 롯데백화점이 단독 유치한 ‘JW앤더슨 X 컨버스’의 런스타하이크 스니커즈가 판매 개시 8시간만에 1000족이 완판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판매 이후에도 이 스니커즈는 리테일가 10만원대에서 3배 가까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 사례를 바탕으로 MZ세대 소비 키워드를 ‘나만 좋으면 돼(FOR ME)’로 정의 내렸다. ‘FOR ME’는 건강(For health), 싱글족(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를 의미한다. 개인별로 가치를 두는 제품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 트렌드를 일컫는 말이다.

일부 충성심 높은 소비자들에게 반값 구매의 기회를 제공하는 ‘래플’ 방식과 전체 컬렉션을 주 단위로 조금씩 노출하는 ‘드롭’ 발매 전략 역시 희소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들의 소비 패턴을 겨냥한 마케팅 방식이다. 지난해 8월 ‘타미힐피거’가 무신사를 통해 전 세계 1985켤레 한정 발매한 켄드릭 스니커즈 한정판에 1만4000여명이 구매를 희망했다. ‘뉴발란스X디스이즈네버댓 977’도 단 한 켤레 판매에 1만8000명이 응모하면서 폭발적인 관심이 쏠렸다.

이와 더불어 남들이 보기에는 휘발적이고 무의미해 보일 수 있으나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이 소비의 기준이 되는 현상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특히 친환경, 지속가능 패션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 대표적인 일례가 바로 ‘파타고니아’다. Z세대 소비자들은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만들고 매출 1%를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기부하는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철학에 매력을 느낀다. 그 결과 연평균 30~40%대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발표한 MZ세대 소비 키워드 ‘나만 좋으면 돼(FOR ME)’

#02) LED 화면에 지친 MZ, 오프라인으로 나선다
MZ세대들은 직사각형의 스마트폰 화면에서만 바라보던 세상을 직접 체험하고 싶은 욕망이 크다. 특히 자신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것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이들이 직접 만지고, 느끼고, 경험하기 위해 오프라인으로 나서면서 MZ세대를 ‘실감세대’라고 부르는 신조어도 생겼다.

지난해 10월 서울 홍대 AK& 17층 꼭대기에 오픈한 무신사 테라스는 오프라인 체험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 MZ세대들을 위한 소통의 장이다. 오픈과 함께 마수걸이 행사를 장식한 ‘디스이즈네버댓’과 ‘아디다스’의 프리오픈 행사에는 3일간 무려 5000여명의 MZ 소비자들이 다녀갔다.

이와 마찬가지로 MZ세대들이 선호하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고 있다. 지난해 ‘디스이즈네버댓’과 ‘LMC’ ‘마크곤잘레스’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홍대에 오픈했으며 ‘아크메드라비’는 청담동 쇼룸을 감성 짙은 인테리어로 리뉴얼 했다. 올해는 ‘로맨틱크라운’ ‘쿠어’가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앤더슨벨’은 1층만 사용하던 도산공원 쇼룸을 3개 층을 모두 사용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전면 개편하고 있다.


지난해 무신사 테라스 오픈 당시 AK&에 모인 MZ세대 인파

#03) SNS로 정보 얻고 인플루언서 믿고 산다
MZ세대는 디지털 기기 사용에 특화됐다. 때문에 SNS를 통한 비대면 소통에도 익숙하다. 이들이 쇼핑 정보를 얻는 채널 또한 SNS다. 그리고 SNS 상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인플루언서들이 제공하는 패션 정보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스타일쉐어는 10대 이용률이 가장 높은 SNS 기반 커머스로, 10대 70%가 이 앱을 사용한다. 이 곳에서는 ‘ㅈㅂㅈㅇ(정보좀요)’라는 키워드 하나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일평균 1만개 이상의 쇼핑 콘텐츠가 공유되고 있으며 전체 페이지 뷰는 300만건에 달한다. 자발적으로 생산되는 콘텐츠인만큼 구매전환율도 일반 쇼핑몰보다 4배 높은 19%로 나타났다. 이는 MZ세대는 단순 소비에서 벗어나 콘텐츠를 이용한 댓글로 놀이판을 만들어가는 성향과도 연결된다. 

플리팝(대표 김동화)에서 전개하는 오프라인 플리마켓 ‘러블리마켓’은 매번 2만여명 이상의 Z세대 소비자들이 몰려든다. ‘러블리마켓’은 10대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직접 운영해 온 최재원 디렉터와 김동화 대표가 직접 Z세대들과 SNS를 통해 소통하면서 인플루언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유튜버 및 인플루언서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신뢰하는 것처럼 최 디렉터가 추천하는 상품들은 언제나 완판을 기록한다. 여기에 대형 행사에 인기 연예인들이 축하공연을 오는 것처럼 10대들의 인기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해 매회마다 문전성시를 이룬다.

최재원 디렉터는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입고 관심있는 것 등 이들의 문화에 공감해야 한다고 생각해 매일 페이스북 메시지, 카카오톡 등으로 3~4시간씩 이야기를 나눈다. 마켓이 열리지 않는 때에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 DDP에서 열린 ‘제44회 러블리마켓’ 포스터

#04) 소유보다 공유로 소비 밸런스를 맞추다
MZ세대는 ‘필요한 만큼만 선택적으로 소유하고 나머지는 잠시 저장해둔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최적의 만족을 위해 밸런스를 꼼꼼히 따지는 것이다. MZ세대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기관들은 이러한 문화를 클라우드에 저장해둔 것을 언제든 꺼내 쓴다는 의미로 ‘클라우드 소비’라고 이름 붙였다.

넷플릭스와 음원앱 지니처럼 일정 비용만 지불하고 다운로드(소유)없이 스트리밍(공유)만으로 콘텐츠를 소비한다. 패션에서는 패션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옷을 빌려 입을 수 있는 P2P 공유 플랫폼 ‘클로젯셰어’가 떠오르고 있다. ‘클로젯셰어’는 10만명의 사용자들이 2만 5000여개 옷들을 서로 공유한다. 사용자의 대다수는 20대 여성이다.

지난달에는 앱리뉴얼을 통해 고객간 소통을 강조하는 커뮤니티 특성과 옷을 빌려주는 이들에게 소소하게나마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능까지 강화하면서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렌탈을 원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목적에 맞는 옷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으로 만족도를 높였다.


‘휠라’ 스스밸(School&Street Balance)

#05) 지독한 ‘워라밸러스’, 라이프스타일 소비 증가
MZ세대에게 일은 인생의 일부일 뿐이며 퇴근 또는 방과 후의 삶을 즐긴다. 이처럼 ‘워라밸’을 강조하는 MZ세대는 학업 또는 일터와 일상에서 입는 스타일이 다르다.

이와 함께 애슬레저 마켓이 빠르게 성장했다. SNS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유명인들의 액티브한 라이프스타일웨어가 핫한 콘텐츠로 주목을 받았고 이는 밀레니얼 세대, Z세대 등 미래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스포츠웨어 기능성 강화, 도심 속 운동 문화의 발달, 패션 트렌드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해 애슬레저 시장이 호황을 이루고 있다. 국내에서는 ‘안다르’ ‘젝시믹스’ ‘뮬라웨어’가 중심이 되고 있다. 특히 ‘안다르’는 2018년 166억원 투자에 이어 지난해 말 80억원을 추가 확보해 국내 애슬레저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외형 매출은 800억원으로 집계된다. 올해부터는 스트리트 감성을 더한 신규 라인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10대들은 ‘워라밸’ 대신 ‘스스밸(School & Street Balance)’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여가 있는 삶을 추구한다. ‘휠라’는 학업과 놀이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스쿨룩과 스트리트룩을 제안하며 10대들의 스스밸을 응원하기도 했다. 


MZ세대는 ‘필요한 만큼만 선택적으로 소유하고 나머지는 잠시 저장해둔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사진출처 : 대학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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