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단일 브랜드 ‘매출 1조’ 시대를 열다

2022-01-25 김우현 기자 whk@fi.co.kr

2021년 국내 6500억·중국 5500억 합쳐 총 매출 1조2000억원
디지털 생태계·글로벌라이제이션 투 트랙으로 폭풍성장 견인




MLB가 2022 호랑이 해를 맞아 호랑이 캐릭터를 새긴 스페셜 에디션을 내놓았다



2021년 'MLB'의 폭풍질주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다.


F&F(회장 김창수)에서 전개하는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MLB'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6500억원, 중국 시장에서 5500억원 등 총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단일 브랜드로 '매출 1조' 시대를 열었다(도표 참조). 이는 국내 패션업계의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기록된다.


우선 국내 매출의 경우 그 동안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던 유니클로가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힘이 빠지면서 지난해 5900억원의 매출에 그치고, 스포츠 볼륨 브랜드인 뉴발란스가 5000억원대 중반에 머문 점을 감안할때 'MLB'의 6500억원은 놀랄만한 성적표다. 2021년 4분기 실적 공시가 아직 발표되지 않아 도표에서는 빠졌지만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811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미루어볼때 'MLB'의 지난해 매출이 1조 2000억원은 무난히 넘어서리라는 전망이다.


MLB가 이번 시즌 'LOVE MYSELF' 컨셉의 하트 컬렉션을 내놓았다

◇ 중국인 사로잡은 'MLB' 모노그램 & 'MLB' 모자
단일 브랜드로 매출 1조 시대를 연 'MLB'의 저력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MLB'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브랜드 IP(지식재산권)를 라이선스로 사온 후 거기에 한국만의 색깔을 입혀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패션을 선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도무지 패션과는 관계가 없을듯한 IP 브랜드를 들여와 '패션'이라는 코드로 재해석한 전략이 오늘의 'MLB'를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그렇지만 지난해 'MLB' 성장이 유독 두드러졌던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의 눈부신 활약에 기인한다.


2019년 중국에 진출해 온라인 채널 티몰과 2개의 오프라인 매장으로 출발한 'MLB'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 대리점 매장을 500개까지 늘리며 세력을 급속히 키웠다. 그 결과 진출 3년만인 지난해 매출이 55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일궈냈다. 언뜻 이해하기 힘든 천문학적인 수치다.


올해는 오프라인 대리점 매장을 더욱 확대하고 온라인 매출을 최대한 끌어올려 중국에서만 1조원대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같은 야심찬 청사진 뒤에는 중국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은 'MLB' 모노그램과 'MLB' 모자가 떠받치고 있다. 명품 브랜드를 연상케 하는 커다란 모노그램(NY·LA) 옷을 입고 시크한 느낌의 모자를 걸치는 스타일에 중국인들은 열광한다. 지난 한 해에만 총 650만개의 모자를 팔아치운 'MLB'는 올해엔 700~800만개까지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만큼 모자는 'MLB'의 시그니처이자 스테디셀러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 디지털·글로벌 투 트랙 전략으로 폭풍성장 이끌어
또 하나 'MLB' 성공신화의 키워드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빼놓을 수 없다.


2017년 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자사 브랜드 '디스커버리' 롱패딩 대박 사건을 계기로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핵심 플랫폼이 디지털임을 직감한 'MLB'는 곧바로 디지털 생태계 조성에 착수했다. 운동선수들의 벤치파카에서 출발한 롱패딩이 하루종일 포털 실검 1위에 오른 후 순식간에 국민적 패션 아이템으로 변신하는 디지털의 힘을 지켜보면서 사내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전담 부서를 꾸린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CRM 체계인 세일즈포스 솔루션을 도입했고, 마이크로소프트 365시스템을 들여와 사내 업무환경 자체를 디지털로 전환했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트렌드와 소비패턴의 변화, 구매 프로세스까지 데이터화 했다. 현재 'MLB'는 신입 직원부터 대표에 이르기까지 모든 의사결정 과정이 공유되고 매출과 재고현황 등이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브랜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패션산업은 유기적인 온라인 생태계를 갖추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얘기하지만 'MLB'는 K-패션을 위한 디지털 시스템을 개발했고, 실제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019년 상하이 '요후드 전시회'의 MLB 부스에 입장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중국인들

2019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현지 최대 스트리트 브랜드 요후드 전시회에 참가한 MLB 부스

 


김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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