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패션과 생태적 지위

2022-01-25 김묘환 컬처마케팅그룹 대표  oldies.k@gmail.com

스마트 솔루션으로 프로세스 혁신해 APS 실현해야
선한 의지로 잘 만들고, Meme+ing으로 공유하는 상품으로


다채로운 브랜드 콘텐츠로 백화점에서도 성장하고 있는 아이디룩. 사진은 ‘A.P.C.’ 롯데 동탄점



'패션 산업의 미래'에 관한 원고를 쓰려고 이런저런 구상을 하던 중에 오랜만에 야나이 다다시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그룹 회장 관련 니혼게이자이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패스트 리테일링 그룹이 DX, EC, SCM 분야 경력직 연봉 기준을 최대 10억엔까지 끌어올린다'는 내용이었다. 이 금액은 야나이 회장 연봉 4억엔보다 2.5배를 초과한다. 일본 기업들의 경력직 채용 평균 연봉보다 200배 이상 초과하는 최고 수준의 제안인 것이다.


전 세계에서 디지털 인재를 모아 SPA의 제조·판매 중심의 수익 구조를 바꾸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러면서 야나이 회장은 '유니클로'로 대변되는 패스트리테일링 그룹 경쟁자는 '자라' 'H&M'이 아닌 GAFA라고 칭하는 Google, Apple, Facebook, Amazon이 될 것이라며 이들과 맞설 수 있는 인재를 찾는다는 기사였다. 역시 야나이 회장다운 선언을 연초부터 한방 날렸다.


각설하고 국내로 눈을 돌려 이런 깜짝 선언을 삼성, LG, SK의 젊은 회장님들도 하지 못하는 현실이니 하물며 패션기업들 인사에 기대하기는 그야말로 기대난망일 것이다. '유니클로' 상대는 '자라'가 아닌 GAFA라는 야나이 회장의 선언적 신년포부를 접하니 2006년 가을 국내에서 단숨에 많은 팬을 형성했던 마케팅 공화국 故정재윤 대표의 책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다>가 생각났다.


좋은 인재가 세상을 너무 일찍 등진 아쉬움이 남아 그가 남겼던 마지막 저서를 다시 한 번 꺼내 읽었다. 15년 전에 바라본 미래가치가 지금의 그것과 용어적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트렌드라고 표현하는 사회적 환경의 변화가 아무리 빠르고 이에 대응하는 기업이나 개인이 발빠르게 움직여도 결국 둘 사이의 동기화(Synchronization)를 통한 시장 목표(Goal)의 달성은 콘텐츠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속가능성의 본질은 '콘텐츠'
디지털 혁명이란 피부로 느껴지는 산업사회 변화는 비단 오프라인 유통의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현상이나 나아가 메이저 리테일 기업의 실세가 오래된 대기업 중심에서 신흥 플랫폼 기업으로 바뀌어 버린 현실만으로 해석하기엔 부족하다.


패션 산업에서 변화에 적극적인 기업인들로부터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대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플랫폼 기업으로 혹은 EC기업으로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큰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야나이 회장처럼 100억원 연봉의 직원을 공개 스카우트할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IT기업에 준하는 인력을 채우거나 신흥 디지털 기업들과 제휴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열정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패션 산업계의 이 모든 움직임에는 디지털 전환에서 쉽게 범할 수 있는 공통의 오류가 존재한다. 업계는 여전히 공급자 중심의 사고에서 시장환경이 변화한 대처법을 찾고 있다. 시장이, 근본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바로 디지털 전환이라는 결과론적 행위로 착각하고 공급자와 소비자라는 이분법적 구조로 나누어서 단순하게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으로 접근하고 있다 보니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조차 명확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 패션 산업의 본질은 무엇일까?
지난 연말 한국패션산업협회가 주관하는 2021 코리아 패션대상에서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이 얼마 안되는 패션기업 사기 진작 몫의 대통령 표창을 받는 현실이다 보니 국내 패션업계가 패션산업의 본질에 대한 공유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다. 주변인이 볼 때 국내 패션업계는 디지털 전환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보기보다는, 이해하기 쉽게 과거의 기준으로 본다면 패션 브랜드의 백화점화를 부추기거나 또는 꿈꾸고 있지는 않나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인 혹은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열정 청년이라도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나 대형 전자상거래 창업을 꿈꾸면서 실체없는 목표를 향해 가고 있을 것 같다.


지난 연말 한 패션업계 포럼에서 '패션산업과 ESG'라는 현안을 놓고 토론을 하면서 몇 가지 인상적인 이슈가 있었는데 첫번째는 국내 백화점 업계가 팬더믹 상황에서 놀라운 성장을 했다는 것과 두번째는 백화점 중심구조에서 성장해온 패션업계가 동반성장 하지 못하는 이유, 그리고 마지막은 그럼에도 지속가능한 패션산업은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까? 라는 다소 걱정스러운 고민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기회가 있었다.


먼저 백화점의 성장 이면에는 바람직하지 못한 통계가 숨어있다. 전년대비 30% 가까이 성장하고 1조 이상 매출을 올린 단위 점포가 10개까지 늘어난 국내 백화점의 실적 뒤에는 연 15조 규모로 커져버린 럭셔리 마켓이 있다. 세계 7위 규모라는 국내 럭셔리 마켓이 백화점 성장의 실체라고 보아도 틀린 분석은 아닐 것이다. 그럼 우리가 알고 있는 소위 명품 시장이 '백화점 업계의 이익을 위해서 얼마나 기여하고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지난 10월 롯데백화점이 창업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간접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롯데백화점의 희망퇴직을 들여다 보면 2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그 이유는 백화점 명품 소비자 절반이 2030 세대라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 2030세대 소비 트렌드
2030세대는 현재 한참 뜨거워지고 있는 국내의 대선판에도 이슈가 되어있지만 소비시장에서 2030은 늘 시장의 동인Momentum으로 작용해 왔기 때문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 세대가 명품시장의 절반을 담당하는 현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30 세대 소비 특징을 압축하면 돈쭐, Flex, 미닝아웃(meaning+coming out), 그리고 휘발한다는 의미의 한자인 '휘두를 휘(揮)'와 '희소가치(稀少價値)'가 합쳐져 새롭게 탄생한 신조어인 휘소가치로 귀결된다. 이들 용어가 가진 공통점은 표현에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과 그들만의 선과 악 기준이 명확하다는 점, 그리고 사회적 이슈에 자기 표현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것처럼 소비에도 자신의 성향을 적극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대들을 흡수하기 위해서 기성 패션업계는 어떤 노력을 해왔을까? 스스로들 돌아볼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패션업계가 오랜 둥지인 백화점 성장에도 편승하지 못하는 이유를 명품시장 성장만으로 해석하기는 부족하다. 더 큰 원인은 백화점 고객들이 요구하는 기대감을 만족시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최근 백화점에서 그나마 고무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주요 패션 기업으로 한섬과 아이디룩을 거론할 수 있다. 한섬은 현대백화점 그룹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차치하고, 아이디룩 실적을 보면 기성 패션기업이 안고 있는 고민에 대한 해법이 가능하리라 본다.


아이디룩이 지닌 백화점에 최적화된 체질은 한마디로 브랜드 포토폴리오에서 찾을 수 있다. 11개 브랜드로 이루어진 아이디룩 포토폴리오는 백화점 입장에서는 고민스럽게 MD에 대한 수고를 할 필요가 없는 더할 나위 없는 파트너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원하는 스테디 트렌드(장르라고 해야 하겠지만)인 페미닌, 트래디셔널, 유러피안 컨템포러리, 어포더블 럭셔리 등으로 유혹하는 패션기업의 본질적인 전통을 잘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여타 패션기업들은 어떻게 평할 수 있을까? IMF이후 계속되어온 패션 기업들의 루틴이자 징크스들인 메가 브랜드 환상, 가성비라는 말에 숨겨진 조악한 상품, 새로운 추세인 온라인과 경쟁하거나 편승하기 위한 출혈 경쟁 비용구조 등의 현실이 간접적으로 현실을 말해준다.


◇ 지속가능한 패션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패션산업에 대해서는 포럼 참석자 모든 이들의 고민이 한꺼번에 묻어난다. 당장 사회적인 이슈인 ESG나 탄소중립 이런 용어들은 패션업계에 압박으로 다가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30여년전 국내 섬유가공 산업이 환경규제 압박을 생산시설 해외 이전으로 해결하려 든 전례가 현재 어떤 상황으로 나타났는지 간접 경험을 통해 이해하는 노력이 패션업계에 필요하다.


ESG 문제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문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잠재적 쓰레기 산업으로 평가받는 패션산업의 문제는 지난 30여년간 소위 패스트 패션이란 이름으로 만들어낸 결과이기 때문에 업계는 패스트패션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AI인공지능, 빅데이터니 메타버스 등 디지털혁명의 산물이 패션산업에서는 유독 구독경제로 대변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사용되고 있다. 디자인 플랜에서부터 시장 연결까지 이르는 패션 프로세스에서 다른 부분들은 아직은 상상 중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패스트 패션의 영향으로 비용만을 따지는 원거리 저개발국가에서의 아웃소싱 구조가 팬더믹 상황에서 급격하게 무너졌다. 하지만 이는 팬더믹이 시간을 단축시켰을 뿐이지 빠르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중이었다.


SCM의 변화는 패션산업 전반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고 가장 가깝게 산업의 지속가능 향배를 가늠 짓는 기준이 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시장에 근접한 순서대로 Re-Shoring 그리고 Near-Shoring으로 전환이 아웃소싱의 새로운 주류를 형성할 것이라는 시도는 E-Commerce의 고도 성장과 함께 당장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대명화학의 양원지구 프로젝트가 단순한 부동산 개발에 그칠지 패션업계 생태계를 바꾸는 시금석이 될지에 대해서도 주목해 볼만 하다.


지속가능한 패션은 더 큰 생태적 무결성과 사회 정의에 부합하는 패션 제품 및 시스템에 대한 긍정적 변화를 추구하는 운동 및 과정을 의미한다. 팬더믹 이후의 지속 가능한 패션은 단순히 환경의 측면에서 패션 소재나 제품을 다루는 것 이상의 문제다. 나아가 전체 패션산업 프로세스를 다루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패션은 또한 사용자와 생산자,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 지구상의 현대 및 미래 거주자 등 많은 이해 관계자의 관점에서 패션산업을 고려하는 것을 다루고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패션은 단지 공급자와 유통 매개만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를 포함한 주변 모두의 책임으로 다가온다. 디지털 혁명은 패션산업 본질을 흔들어 놓고 있다.


◇ 디지털 혁명과 생태적 지위
디지털 사회의 특징을 설명하는 용어 중에 '주의력 경제'라는 말이 있다. 이 용어는 1970년대 경제학자들이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용어 정립은 인터넷이 불러온 디지털 사회의 다양한 현상과 특징을 설명해주는 주의력 경제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방대한 정보가 점점 더 빨리 증가하는 디지털 정보사회는 본질적으로 '주의력 경제'다. 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먼은 1971년 "정보가 무엇을 소비하는지는 분명하다. 바로 정보수용자의 주의력이다.


정보가 넘쳐나면 주의력은 부족하게 된다. 풍부한 정보의 양은 주의력 부족을 가져왔고, 이로인해 수용자의 주의력이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분배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정보가 늘어날수록 관심 부족 현상이 생겨난다"며 '주의력 경제'라고 이름 붙였다. 197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허버트 사이먼의 이 이론이 현재 디지털 사회의 경제 사회적 현상을 가장 잘 표현하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는 이용자의 주의력을 소비하는데, 정보가 늘어날수록 할당가능한 이용자 주의력은 줄어드는 구조다. 정보는 무어의 법칙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주의력과 할당 시간은 거의 변화하지 않는다. 디지털 사회에서 정보 이용자의 관심과 주의력이 가장 가치 높은 '희소자원'인 배경이다.


국내 상장사 CEO가 가장 닮고 싶은 경영자로 꼽은 넷플릭스의 최고경영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는 이용자의 시간을 놓고 경쟁하기 때문에 스냅챗, 유튜브, 그리고 잠 등이 경쟁자"라고 말했다. 필자가 오래전부터 패션은 소비자의 시간을 사는 비즈니스라는 말을 해왔는데 헤이스팅스도 같은 점을 느꼈던 것 같다. 이러한 디지털 사회의 현상 속에서 지속가능을 추구하는 패션산업이 나아갈 방향성은 현실에서부터 기업과 사회가 전통적으로 운영해 온 경제 및 사회 질서의 극적인 구조 조정을 통해서 정해질 것이다.


그 첫번째가 자신이 안주할 생태계를 재정립하는 일이 될 것이다. 과거 대량생산 시대의 생태계는 공급자 중심의 하이어라키Hierarchy로 아프리카 사바나처럼 최상위 포식자부터 초원 습지까지 광대한 구조였기 때문에 비록 최상위 포식자가 아니어도 무리를 지어 있거나(포지셔닝한다고 이야기했다) 혹은 잘 숨어있거나 운이 좋으면(그걸 우리는 니치마켓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생존할 기본 여건이 주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디지털 사회에서 팬더믹이 앞당긴 Next Normal, 이 전례 없는 새로운 현상은 경제 활동을 유지하는 데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미래의 위기를 회피하고 완화시키고 next normal을 선점하기 위해 스스로가 생태계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 시대와 만났다.


디지털 사회와 주의력 경제가 바로 이 새로운 생태계의 정립의 근간을 구성한다. 주의력 경제의 본질은 과도한 정보의 홍수로부터 비롯된다. 넘치는 정보는 토플러가 부의 미래에서 언급한 것처럼 무용한 지식Absoledge처럼 정보로 취급하기도 전에 반감되어버리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시대에서 광역 생태계가 가진 장점이 모두 소멸되어 버리고 최적화되고 동질성을 지닌 클러스터들로 이루어진 뚜렷한 특성을 지닌 명확한 생태계로 세분화되어 흩어질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업이나 개인은 여전히 사바나 생태계에서 무리지어 특징 없는 행위나 운 좋게 요행수를 바라는 과거의 생태계서 고통을 즐기고 있을 것이고.


내가 주체가 되는 생태계 클러스터를 찾는 일. 그리고 그 생태계에서 생태적 지위를 누리는 일이 지속가능의 넥스트 노말이 될 것은 분명하다.


◇ 내가 주체가 되는 생태적 지위
그렇다면 생태적 지위를 누리기 위한 방법론은 무엇일까? 패션산업은 본질적으로 소비자의 가슴을 두근두근거리게 만드는 상품이 있어야 한다. 오랜 동안 패스트패션 시대에 소비자들은 이를 느끼지 못하고 소비 그 자체가 목적인 갈증소비를 체험해 왔다. 그러다 보니 지금 이야기하는 잠재적 쓰레기 산업인 패션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대와 직면한 것이고. 구매한 상품의 70%가 옷장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과잉시대를 경험하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서 2030이 추구하는 소비의 목적도 기성세대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면 패션산업은 정말 잠재적 쓰레기산업으로 소명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소비는 분명하다. 패션이 지닌 특성인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목적도 분명하고, 자신들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같은 브랜드를 추구하고, 만들어진 과정이 선량한 과정을 통했는지를 살펴보고 무엇보다 공유하려하고, 물려주려하고, 재유통을 통해서 생명을 연장시키는데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는 사실이다.


이들을 상대하기 위한 상품의 방향은 명확하다. 잘 만들어져야 하고, 선한 의지를 담고 있어야 하고, 공급자 프로모션이 아니라 소통에 의해서 확산되는 미밍Meme+ing으로 공유하는 상품이 전제되어야 한다. 우리가 디지털 세상에서 말하는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 공급자의 위치를 패션산업계가 차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2020년 이후 3년째 유지되는 팬더믹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것으로 진화할 것이고 당분간 이 방향성은 패션산업 태생이후 내내 추구해 왔던 규모 경제의 종말로 나타날 것이다. 이제까지 패션업계의 목표처럼 보여졌던 '많고 큰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유니크한 상품들로 소비자와 같이 만드는 브랜드 또는 상품'이 호응을 받는 시대로 천천히 그렇지만 가파르게 이동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현실속에 긍정적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경희 이니플래닝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여성복 업계 대표적인 디자이너 출신 경영자이다. 포럼 회원이기도 한 이분이 지난해 2세와 함께 준비해서 선보인 'KHINIC'이란 브랜드를 주목하게 한다. 본인과 딸의 이니셜을 브랜드 네임으로 정할 정도로 성의를 보이고 있는 이 브랜드에 주목한 이유는 뚜렷하게 브리티시 더플이란 주제를 다루고 있고 스타일당 20piece에 SCM을 최단축 시킬 수 있도록 전량 국내에서 근접생산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콘텐츠가 요구되는 시대에 콘텐츠 중심으로 회귀하고 있는 브랜드를 실감나게 해주는 뉴스라 할 수 있다.


패션산업에 있어서 디지털 방식은 IT기업화 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을 얼마나 체계 속에 잘 녹여 내는가 하는 접근으로 차이가 나타날 것이다. 디지털이 양산하는 막대한 정보는 기존에 해온 방식과 다르게 디자인 관점부터 변하게 할 것이다.


공급자 의지대로 단순히 모양과 느낌이 좋은 의복만을 계속 만들 수는 없으며, 트렌드란 이름으로 차별화하지도 못하고, 독창적이지 못한 상품은 더이상 필요가 사라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패션기업들은 디지털 자원을 계속해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패션 시스템에 적합한 스마트 솔루션을 추구해야만 한다. 이 솔루션이 각자의 경쟁력이 담긴 콘텐츠가 될 것이고 그것이 소비자가 요구하는 것을 공급자가 적시에 정량을 만들어 내는 Accurate Production System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면서 새로운 생태적 지위를 차지하는 과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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