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Biz 핵심은 ‘관계성’과 ‘지속성’
2018-06-01 ingi@fi.co.kr
정인기 패션인사이트 편집국장

편집숍, 자신있는 수주사입으로 차별화&수익성 갖춰야
홀세일 브랜드 양성해 글로벌서 성장시킬 플랫폼 절실

국내 패션업은 통상 디자인 기획에서부터 소싱, 유통망 개설과 판매사원 고용, 광고판촉, 재고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패션기업이 도맡아 왔다. 과거 인건비와 판관비가 낮은 성장기에는 경영자의 강한 추진력까지 더해져 고속 성장이 가능했지만, 요즘같은 고비용 저성장기에는 수익성 악화는 물론 기업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주 원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신규 사업을 펼칠 때 이같은 제조업 방식은 높은 리스크를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일단 수 십개 유통망을 목표로 사업을 설계하고, 거기에 맞춰 최소 6개월 전에 물량을 생산 투입하고, 유통망 오픈도 밀어 붙인다.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션 유명 모델 기용은 물론이고 심지어 A급 대리점에 대해선 인테리어비 지원과 수익성 낮은 백화점 옵션 매장까지 떠앉는 무리수를 둔다.  이러한 무리수는 팔아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제조업 방식 한계…리테일 사업모델 관심
국내 패션시장에 편집숍이 등장한 것은 지난 2010년 전후였다. 신세계가 분더숍을 시작했고, 삼성에서는 이탈리아 편집숍 ‘10꼬르소꼬모’를 압구정동에 선보였다. 또 에이랜드, 플로우 등이 명동과 가로수길에 등장했고, LF도 ‘어라운드코너’를 통해 이 시장에 참여했다.

하지만 국내 리테일 비즈니스는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유명 해외 브랜드 외에는 사입에 소극적인 관계로 ‘무늬만 편집숍’으로 공급자 중심의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게 브랜드를 공급하는 홀세일 비즈니스도 활성화 되는데 한계가 있었다.

김묘환 CMG 대표는 “최근 시장의 변화는 트렌드로 포장돼온 브랜드 아이덴티티보다는 감성적 연결을 기반으로 한 쌍방향 시스템이란 시대적 요구에서 비롯됐다. 소통하지 않는 상품과 기업은 의미가 없어진다. 단지 가격경쟁력이 중시되던 시대는 무형 이미지의 가치가 동반된 차별화된 경쟁력을 요구하는 시대로 이전되고 있다”며 시장과 소비자와 소통과 이를 통한 차별화된 콘텐츠 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리테일 비즈니스는 2~3년 뒤를 염두에 둔 부동산 투자 전략이 병행되야 BP를 낮출 수 있고, 이를 매력적인 콘텐츠 사입으로 연결할 수 있지만 대부분 국내 리테일러들은 핫 스팟에 임대 점포를 개설하거나 심지어 높은 수수료 베이스의 백화점에 입점하는 악수를 두고 있다. 또 콘텐츠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백화점이 수주사입을 통한 미래 먹거리 모델 설계도 필요하지만, 아직은 소극적”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행히 최근 ‘비이커’와 ‘바인드’ 등 몇몇 리테일러들이 국내 브랜드도 과감히 사입하고, ‘원더플레이스’도 사입 범위를 확대하고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홀세일 비즈니스의 미래는 결국 글로벌
최근 국내 홀세일 브랜드들이 가장 주목하는 리테일러는 홍콩 ‘i.t’. 홍콩 기반의 이 회사는 홍콩 내 주요 점포에 ‘참스’ ‘앤더슨밸’ ‘커버낫’ ‘샐러드볼’ ‘느와’ ‘스톤헨지’ ‘아이아이’ 등 30여 개 브랜드가 입점돼 활발히 영업중이다. 이들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세일즈랩 에비나(대표 안정우)를 통해 연간 4~5회 수주회를 거쳐 i.t가 사입한다. i.t는 이미 중국 대륙에도 400여 개 대형 점포를 운영중이며, ‘스타일난다’ ‘랩’ ‘로켓런치’ 등 20여 개 한국 브랜드를 수주사입으로 전개중이다. 한국 브랜드는 프리오더에 역량을 집중하고, i.t는 재고 부담을 안고 최대한 잘 팔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에비나는 홍콩 외에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7개국 리테일러들과 수주회를 진행중이며 최근에는 이탈리아 등 유럽시장 내 리테일러와도 거래를 확대중이다.

삼성과 YG엔터테인먼트의 합작품인 ‘노나곤’은 출시 초기부터 이탈리아 ‘10꼬르소꼬모’, 홍콩 ‘I.T’, 일본 한큐백화점, 한국 ‘비이커’ 등 글로벌 핫 스팟에 입점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으며, 삼성의 기획력과 YG의 마케팅력을 더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삼성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준지’도 주목된다. 디자이너 정욱준을 발굴해 성장시키고, 이를 30여 개 100개 이상의 해외 매장에서 유통하기까지 삼성이 가진 브랜드 매니지먼트 사업모델이 성공적으로 접목됐기에 가능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홀세일 비즈니스는 결국 글로벌 마켓으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영향력 높은 해외 세일즈랩과 리테일러를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킹’, 체계적으로 브랜딩을 실현하는 ‘마케팅 파워’, 품질과 가격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글로벌 소싱’ 등 3가지 핵심 역량이 더해져야 한다. 국내 메이저 패션기업들이 과거처럼 내부에서 브랜드를 만들기보다는 가능성 높은 브랜드를 발굴해 그들이 부족한 것을 보완해 동반 성장하는 브랜드 매니지먼트 비즈니스에 투자해야 한다. 오늘날 ‘한류’가 만들어진 것도 SM과 YG 같은 기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글로벌 소싱도 홀세일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숙제로 부상했다.

박재홍 제너럴브랜즈 대표는 “최근 화장품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콜마, 코스맥스와 같은 글로벌 소싱 컴퍼니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더프트앤도프트’도 한국콜마와 거래함으로써 품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함은 물론 시장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더프트앤도프트’는 현재 한국 올리브영 1200여 개점과 미국 CVS 1200여 개점, 대만 왓슨 450개점서 영업중이고, 최근에는 일본, 이탈리아, 폴란드에도 진출하는 등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거래는 100% 홀세일로 진행중이다.

B2C와 팝업스토어, 브랜딩 도움되겠지만 홀세일 Biz와 상반될 수도
최근 무신사, W컨셉 등 온라인 편집숍이 활황세이다. 이의 영향으로 여기에 입점된 디자이너 브랜드와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 또한 기대 이상의 매출을 일으키며 스타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판매수수료 4%를 내세운 ‘네이버 디자이너윈도우’까지 등장하면서 온라인 B2C 마켓이 뜨겁다.

그러나 이미 국내 온라인 마켓이 치열한 가격경쟁을 피할 수 없는 시장이기에 B2B를 지향하는 홀세일 브랜드에겐 자기모순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홀세일은 디스트리뷰터나 세일즈랩, 리테일러가 수익을 남길 수 있어야 볼륨 브랜드로 확장이 가능하다. B2C에 무게 중심을 두면 ‘가격’이 이슈로 발생하고, 직영 소매업에 집중하게 된다. 또 프리 오더를 수주해야 하는 글로벌 B2B와는 기획 타이밍도 다르다. 백화점 팝업스토어와 오프라인 편집숍의 위탁제에서 이미 경험했듯, 브랜드가 시즌 재고를 확보하고 판매에 관여해서는 홀세일 비즈니스모델 구축은 물론 자칫 재고와 고비용 구조에 기업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온라인 편집숍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거나 단기적인 매출 실적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홀세일 사업과는 상반될 수 있으니 사업모델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 구축과 밸런스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대기업, ‘패션한류’ 팔걷어 붙였다
‘진짜’ 리테일러로 진화 중인 대기업 편집숍
변화된 시장에 올라 탈 새로운 채널과 플랫폼
<홍석우의 보이후드> 글로벌 시대, 한국 홀세일 브랜드의 경쟁력과 과제
리테일 시대 핵심 콘텐츠? ‘성공하는 홀세일 브랜드’
강민주 삼성물산 패션부문 ‘비이커’ CD
노정호 소후드 대표
안정우 에비나 대표 & 고영지 실장
파워 홀세일 브랜드, 시장의 판도를 바꾸다
슈즈 마켓 변화 주도하는 ‘파워 홀세일 브랜드’
차별화 콘텐츠로 승부하는 ‘슈즈 편집숍’
‘노나곤’ 해외 리테일러가 먼저 인정
글로벌 130여 편집숍이 ‘준지’의 바이어
B2C로 쌓은 아이덴티티, 글로벌 비즈 성공 열쇠로
'난닝구', 中 직구몰 선두, 공급경쟁력 제고로 홀세일 성장 기대
배럴즈, 히트 콘텐츠 제조기로 우뚝
‘첨스’ 일본 찍고 국내 시장에서 상승세
오리지널 워크웨어 ‘칼하트’가 왔다
국내 대표 아메카지? ‘유니폼브릿지’
‘씨루틴’ 모자, 중국 홀세일 마켓서 通했다
블레스앤코, 매장별 커스터마이징으로 효과 뿜뿜
‘길단’ 무지 티셔츠로 국내 소비자 사로잡아
‘닥터마틴’에 불황은 없다
리테일로 브랜딩, 홀세일로 지속성장 인프라 구축
‘아바몰리’, 최고 소재와 최신 트렌드, 홀세일 Biz 기대주
‘스테레오바이널즈’, 리테일러 선정 ‘킬러 콘텐츠’로
키즈까지 사로잡은 ‘블루마운틴’ 열풍…‘블마랑키즈’로
‘랭앤루’,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B2B2C 순항
‘샐러드볼’, 해외 홀세일 2배 키운다
중국 홀세일 시장 개척하는 CYB
로얄, ‘마이크로 매니지먼트’가 성공의 힘
이재수 동광인터내셔날 대표
최선미 지티에스글로벌 대표
신찬호 레이어 대표
최정희 스튜어트 상무
동대문 인프라, 글로벌 브랜드로 꽃 피운다
이옥선 투데이브랜드 대표
김현정 토핏 디렉터
곽영주 리쥬네브 대표
이혜연 르이엘 대표
최충훈 두칸 대표
곽창훈 앨리스마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