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연수 퓨사 대표
“오래 전부터 유럽의 패션 전문가들은 ‘패션은 아트가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아트와 감성은 때려 치고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옷을 만들어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하지만 그들은 ‘부르짖기만 했지 실제 매장에 나가보면 또 다시 아트를 한 것을 깨닫고 후회하곤 했다.’”
영국 브랜드 「릴리전」과 텐마크 브랜드 「데이」를 전개하는 박연수 퓨사 대표는 파슨스를 졸업하고 제일모직 뉴욕지사·랄프로렌 MD 등의 화려한 경력의 패션 전문가다. 미국와 유럽의 패션 정보에 관심이 많고 매주 현지의 분석 정보를 스크랩해 면밀히 살펴보는 습관을 통해 해외의 패션 트렌드와 상품 정보에 밝은 편이다.
박 대표는 “이미 유럽의 패션 전문가들이 깨달았듯이 미래는 패스트 패션보다는 슬로우 패션이, 감성보다는 이성이 앞서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더 이상 패션은 아트가 돼서는 안 된다. 그러면 점차 고객들로부터 소외 당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옷, 베이직하면서 실용적인 옷, 고객이 즐겨찾는 옷이 진정한 패션”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LVMH그룹 소속 럭셔리 브랜드인 「겐조」는 예술적인 상품에서 벗어나 고객과 소통하는 실용적인 상품 강화를 위해 사업 계획을 1년 반 동안 중지했다. 「겐조」는 또한 소수의 매니아를 위한 브랜드가 아닌 엄마와 딸이 함께 입을 수 있는 브랜드로 변화하기 위한 혁신을 단행하고 있다. 「랄프로렌 폴로」도 마찬가지 실용적인 패션을 추구하기 위해 1년 동안 미래에 대한 사업 계획을 중단했다.
박 대표는 “세계를 휩쓴 명품 브랜드가 패션을 예술 세계로 이끌었다. 이에 과거 명품 브랜드들이 감성과 감도를 앞세워 성장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고객들은 예술 작품을 원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껏 탈고의 아픔을 두려워하던 명품 브랜드들이 하나 둘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변하지 않으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란 걸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퓨사에서 전개하는 수입 컨템포러리 장르인 「릴리전」과 「데이」는 바잉뿐만 아니라 라이선스 계약으로 직접 디자인과 생산을 병행하고 있다. 현재 두 브랜드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베이직하고 실용적인 상품으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박 대표는 “소수가 입는 옷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옷, 다수의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옷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과감한 혁신보다는 정통성 위에 트렌드가 가미된 또 다른 혁신을 통해 감성이 아닌 이성적인 구매를 이끌어 내는 옷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메인 데이」는 탑(TOP)에 베이직을 가미했고 「세컨드 데이」는 바텀(BOTTOM)에 베이직을 가미했다. 이에 따라 캐릭터가 있으면서도 손이 잘 가는 옷, 쉽고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옷으로 인기를 얻으며 고객들의 재 구매가 높아지고 있다.
「릴리전」의 인기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백화점의 멀티숍과 쇼핑몰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연수 대표는 “「릴리전」과 「데이」, 그리고 「세컨드 데이」 모두 예상한 트렌드와 정확히 맞아 떨어지고 있다. 좀더 구체적 진행을 해봐야 하지만 전개하는 브랜드가 모두가 안착한다면 추가 브랜드도 론칭할 계획”이라며 “향후 역량에 맞게 브랜드를 계속해서 론칭해 회사를 캐릭터 캐주얼 전문기업으로
특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성호 기자
ksh@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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