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이라는 상품을 파는 공간에 머물렀던 패션 매장들이 색다른 경험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때로는 예술로 때로는 엔터테인먼트로 또 때로는 그 모든 것을 체험하게 하는 삶과 문화의 공간으로 변신하여 우리를 손짓하고 있다. 이런 패션 매장들은 기존의 옷이라는 상품에 문화적 감성을 불어넣음으로써 소비자를 끌어 모으고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해 나간다. <편집자주>
과거와 달리 현재의 패션 매장은 더 이상 상품 진열만 하지 않는다. 패션 매장은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최적의 장소이며 상품의 가치를 최대화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최근 패션 매장들은 매장 외관에서부터 입구, 내부에 이르기까지 갤러리, 놀이동산, 미술관 등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렇게 색다르고 흥미로운 즐거움을 제공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브랜드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패션 매장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 째, 매장에 예술이라는 옷을 입혔다는 것. 둘 째, 재미와 엔터테인먼트를 체험하게 해준다는 것. 세 째, 삶과 문화를 함께 판다는 것이다.
이런 요소를 가진 매장은 크기가 크던 작던 브랜드 정신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소비자들은 갤러리에서 미술품을 구경하고 놀이공원에 가듯 의류 매장을 방문한다. 옷을 사러 가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체험하러 가는 매장이 되는 것. 옷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매장이 되는 것이 하이컨셉, 하이터치 시대의 패션 매장이 가져야 할 모습이다.
패션, 예술과 만나다
물질적 풍요가 넘치는 시대, 그러나 정작 사람들의 마음은 또 다른 풍요를 갈구하고 있다. 소비의 형태가 더욱 고도의 감성을 요구하면서 패션 시장 역시 고객들의 세련되고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패션이 예술과 친밀해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만족감을 주기에 예술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오픈한 프랑스 「란셀」 매장은 런칭 1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패트릭 노르굿(Patrik Norgut)이라는 디자이너에 의해 만들어진 이 매장은 공간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인 건축물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라는 샹제리제에 오픈했기 때문에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지면서도 「란셀」 의 정신인 혁신, 우수성, 창의성을 추구하는 구조가 건물 곳곳에 잘 드러나 있다.
또한 「란셀」 이 1929년 오픈한 오페라 스토어 역시 2004년 리뉴얼을 통해 「란셀」 의 아름답고 창의적인 역사를 대변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변신했다. 불이 밝혀진 유리 진열장, 2개의 엘리베이터와 공연장 등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디자인이었던 건물은 지금도 여전히 아름답고 역사성 있는 건물로 인식되고 있다.
「란셀」 의 이 두 매장은 인간의 감성을 움직이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들으며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란셀」 은 현재 전세계 646개 매장을 전개 중이다.
「에르메스」 도산점 역시 예술적인 건축의 집합체다. 「에르메스」 가 세계에서 4번째로 오픈한 플래그쉽 스토어인 도산점은 건물 전체가 직사각형의 황금 큐브를 연상시킨다. 지하 1층과 지상 6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에는 카페와 에르메스 박물관, 전시를 할 수 있는 아틀리에가 매장과 함께 들어서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웨스트는 세계적인 건축가 벤 반 버클이 리노베이션을 맡아 화제를 일으켰었다.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외관에 나타내려 했다”는 그의 말처럼, 계속 변화하며 독특한 빛을 내는 건물을 만들어냈다. 낮에는 햇빛에 반사된 유리디스크들이 각기 다른 각도에서 빛을 발하며 밤에는 유리디스크 뒷면에 설치된 특수조명이 시시각각 다른 빛의 향연을 펼친다. 이 점포는 2004년 리뉴얼 당시부터 지금까지 트렌디한 강남 일대에서 가장 눈에 띄고 환상적인 건축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게 예술과 결합한 매장 건물들은 소비자를 매장에 들어서지 않게 하고도 소비자들로 하여금 브랜드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하며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브랜드는 예술이라는 고급스럽고 품위 있는 이미지를 덤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건축 외에도 미술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패션 매장들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백화점이다.
지난 2월 28일, 새롭게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본관은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미술
오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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