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에디터 ‘찐’이 말하는 패션 이커머스 미래

2020-09-15 황연희 기자 yuni@fi.co.kr

사진만 보여주는 상세 페이지는 가라, 진정한 콘텐츠로 승부

# "경쟁 브랜드 제품이랑 인터넷쇼핑몰에서 가격도 같고 디자인도 비슷한데 판매량이 현격히 차이가 난다. 도대체 우리 제품은 안사고 타사 제품을 사는 이유를 모르겠다"


# "그 동안 20대 마케터 신입 직원이 포스팅하던 브랜드 SNS 계정을 지난달부터 50대인 내(대표이사)가 직접 올리고 있다. 브랜드 화보, 세일 정보 등만 단순히 올렸던 것에서 SNS 채널별 콘텐츠도 달리하고 말투도 달리했더니 고객들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쌍방향 소통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나이 문제가 아닌 것 같다"


#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1인치는 슬림해 보인다는 스타킹을 구매했다. 나는 똑같은데…현타만 온다. 효과가 엄청난 것처럼 페이스북에 광고한 제품에 신뢰감을 잃었다"    



무신사는 공식 유튜브 채널 무신사TV 개국 1년여 만에 총 6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커머스 시장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성장하고 있다. 하반기 오프라인의 감소세는 브레이크를 잃어버리고 이를 대신해 이커머스가 리테일 마켓을 점령해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커머스 플랫폼 시대에서 우리는 어떻게 제품을 소개하고 있고 고객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점검해볼 타이밍이다.


이커머스 플랫폼에 업로드되는 제품은 여전히 마네킹 착장 컷, 룩북 사진, 상세컷 등 지난 10년 동안 해왔던 방식 그대로다. 브랜드의 홍보 마케팅 채널은 TV, 신문, 잡지 등 정통 매스미디어가 아닌 디지털 채널로 전환된 지 오래다. 디지털 채널의 강점은 실시간 쌍방향 소통인데 여전히 제조사 입장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콘텐츠만 보여주는 일방통행만 고집하고 있는 곳도 여럿이다.


복수의 이커머스 전문가들이 '이제 브랜드 에디터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입을 모은다. 브랜드 에디터는 브랜드 SNS 채널의 기획을 담당하는 콘텐츠 에디터의 역할은 물론 이커머스 플랫폼의 제품, 브랜딩 기획까지 아우르는 광의의 개념을 칭한다. 기존에 브랜드 마케터들이 광고, 홍보 및 SNS 채널을 운영하며 브랜드 마케팅을 했다면 브랜드 에디터들은 리테일 개념까지 확장해 오프라인 매장의 샵마스터들이 매장을 꾸미고 접객을 하면서 그들의 니즈를 반영했듯 이커머스 마켓에서 콘텐츠 운영 및 고객과 소통하는 것까지 담당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디어 콘텐츠를 확대하는 커머스 플랫폼들이 성장세에 있는 것처럼 다채로운 미디어 채널을 활용해 브랜딩을 할 수 있는 에디터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일반적인 판매 상품 중심의 커머스 플랫폼보다 웹진, TV, 온라인 PT 등의 콘텐츠를 곁들여 고객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는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무신사TV, 29CM 등이 대표적이다. 또 브랜드 SNS 계정 역시 단순한 브랜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빙그레' '에뛰드' 등처럼 이색적인 콘텐츠를 믹스한 브랜드들이 MZ 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비단 홍보 목적만이 아니다. '무신사' '프루아'는 잘못 올린 인스타그램 콘텐츠로 사과문을 올려야했고, '임블리'는 사과문에 대한 진정성이 담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뭇매를 맞아야 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한 디지털 콘텐츠를 위해서라도 브랜드 에디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권민 에스티유니타스 부대표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그림이지만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글이다. 언어(글)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비본질이 본질을 넘어서게 만들고 나아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게 만든다. 이제는 브랜드 철학을 스토리를 통해 제대로 만들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브랜드 에디터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99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 신사임당(주언규)은 언론사 PD일을 관두고 2018년 유튜버가 됐다. 그는 런던오빠, 알뜬부, 창업 다마고찌 등 주식, 부동산, 자기계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올리며 2년도 안되어 99만 구독자를 확보했다. 그는 특별하진 않지만 자신만의 콘텐츠에 투자한 것이 유튜브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이같은 흐름 때문에 잘 나가는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브랜드 에디터 인력풀을 강화하고 있고 패션 브랜드에서도 자사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차별되게 생성하고자 브랜드 에디팅이 가능한 전문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 앞으로 패션 디자이너, 영업, 기획 MD, 마케터가 아닌 브랜드 에디터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할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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