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인플루언서 픽(pick)하면 줄줄이 완판 행렬
2019-12-01박상희 기자 psh@fi.co.kr
인공지능·머신러닝 활용 구매 적중률 관리


디지털 로그 맞춤형 마케팅…ROI 4~4.5배 상승

# 11월 11일 '솽스이' 당일 0시. 중국 최고의 왕홍 '장다이'의 라이브방송이 타오바오에서 시작된다. 순식간에 시청자가 몰려들어 On-Air 화면에 표시되는 시청자수가 만, 10만, 50만, 100만을 넘어 300만까지 치솟아오른다. 동시에 장다이가 운영하는 '내가 좋아하는 옷장'의 매출 또한 함께 상승한다. 오픈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해 하루 매출을 달성한 것.


상품 중 3종은 순식간에 거래량이 5만건을, 27종은 1만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옷장'은 방송시작 26분만에 가장 먼저 매출 1억위안(165억원)을 돌파했고, 1시간 48분이 지나자 2억위안(330억원)을, '솽스이' 쇼핑페스티벌이 마감될 때까지 총 3억4000만위안(56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장다이는 올해 '솽스이' 일주일 전, 웨이보를 통해 자신이 전개하는 패션브랜드 'JUPE VENDUE'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매튜 윌리엄스(MMW)와의 콜래보레이션을 발표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 또 '솽스이'에 맞춰 'MMW X JUPE VENDUE' 라인으로 다운, 후드, 셔츠, 베스트 등의 상품을 공개해 쇼핑몰 접속을 유도했다.


장다이와 매튜 윌리엄스의 'MMW X JUPE VENDUE' 컬렉션(왼쪽)과 중국 왕홍 '국민언니' 웨이야의 '솽스이' 라이브방송 화면


◇ 中 왕홍 1명이 하루 1650억원 매출


판매방식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숍마스터에게 다른 가격대 비슷한 스타일의 상품을 추천 받거나, 숍마스터의 재량으로 5% 추가 할인 등을 제안하며 구매를 권유 받던 경험이 디지털 세상에서도 구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들어 소비자들의 선택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인플루언서가 판매사원을 대신해 직접 소비자와 만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SNS를 기반으로 한 1인 장터인 '세포마켓'에서 소비자들에게 직접 물건을 판매하거나 판매를 중개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다. '휴먼터치'가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던 디지털 세상에서 어떻게 구매자의 선택을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인플루언서가 해결해주고 있는 것. 패션 상품은 그 자체보다 착용한 사람의 스타일이나 분위기가 구매욕을 자극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하면 해당 상품을 가장 돋보일지를 가장 최우선에 두고 고민해 소비자들에게 최종적으로 보여주며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 '국민 언니'로 불리는 왕홍 '웨이야'는 브랜드에서 상품을 공급받아 소비자에게 추천하며 매출 상승을 돕고 있다. 이번 '솽스이'에 웨이야는 타오바오 라이브방송을 통해 '로레알' '설화수' '에스티로더' '다이슨' 등 다양한 업체의 상품을 소개해 하룻동안 10억위안(16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을 이끌어내는 인플루언서의 역량이 확인되면서 이들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업체도 잇따라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2016년 등장한 브랜디, 2018년 론칭한 에이블리 등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과거 비디오커머스로 이름을 알린 우먼스톡에서도 12월 초부터 본격적인 인플루언서 마켓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중 브랜디는 최근 일 거래액 10억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월 거래액도 250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론칭 3년차인 지난해 거래액 100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전년대비 1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며 누적 거래액이 이미 2000억원을 돌파했다.


에이블리는 브랜드 마켓을 함께 운영 중인 다른 플랫폼과 달리 인플루언서 마켓만을 운용 중이다. 그런데 최근 인플루언서들이 소비자들의 구매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지면서 론칭 2년차에 거래액 1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혜진 에이블리 팀장은 "에이블리에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보이고 있는 인플루언서 중 하나인 '크림치즈'는 최근 월매출이 10억원에 달한다"며 "대부분의 소비자가 인플루언서가 착장한 대로 풀코디를 구매하는데, 모바일과 동영상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에게 트렌디한 스타일과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상이 선보이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해당 인플루언서의 라이프스타일을 받아들이고 동화되는 것으로 느낄 수 있는 하나의 행위"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 플랫폼은 소비자들에게 편의를 높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매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인플루언서의 기존 세포마켓은 결제방식, 환불, A/S 등이 매우 취약했다. 하지만 브랜디는 헬피 서비스, 에이블리는 파트너스 서비스로 인플루언서의 픽을 통해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의 소싱, 검수, 배송, 교환, 환불 등을 대행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정혜진 팀장은 "에이블리가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스가 아닌 일반 인플루언서 마켓에서 구매한 소비자가 에이블리 고객센터로 연락해서 배송 지연 및 환불에 관한 C/S 문의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그재그'는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으로 입점사의 매출 증대를 돕고 있다


◇ '지그재그' 맞춤 큐레이션으로 '1위'


크로키닷컴이 만든 여성 의류 쇼핑 앱 '지그재그'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개인 큐레이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그재그에 접속하는 소비자는 앱을 켰을 때 모두 제각기 다른 첫 화면을 마주하게 된다. 과거에 솔리드 셔츠를 검색하고 구매하거나 즐겨찾기 해놓은 소비자에게는 비슷한 상품, 솔리드 셔츠와 코디했을 때 어울리는 바지나 스커트 혹은 스니커즈가 가장 먼저 노출된다. 또한 니트를 검색한 경우 또다른 상품이 가장 먼저 노출된다. 이를 통해 수없이 많은 쇼핑몰 상품 중에서 내가 관심 있는 상품을 먼저 확인하고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해서 취향에 맞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그재그는 이러한 편의성을 앞세워 지난해 거래액 5000억원을 넘겼고, 올해는 7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개인 큐레이션에 대한 높은 정확도는 특히 신생 쇼핑몰의 인지도와 매출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즐겨찾기가 쉽지 않은 쇼핑몰이 원하는 상품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유진 크로키닷컴 릴레이션스팀 팀장은 "소비자들이 사이트에서 하는 모든 행동을 분석한 후 제공하는 맞춤형 큐레이션은 입점 쇼핑몰의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며 "특히 이미 높은 인지도와 규모 이상의 팬을 가지고 있는 인기 쇼핑몰보다 인지도가 낮은 신생 쇼핑몰이 소비자에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시장 안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카페 24에서도 쇼핑몰 운영자들이 정교한 타겟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이프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프두'는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상품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관심사에 맞춰 이벤트 팝업을 띄운다. 카페24에 따르면 이 서비스를 적용한 쇼핑몰에서는 추천 상품 구매율이 17배 가까이 상승했고, 첫 방문자가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는 수가 36배 넘게 증가했다.

◇ S.I.빌리지 실시간 반응으로 매출 4배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관심사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업에 있는 리테일러들이 손꼽아 하는 말이다.


소비자가 상품을 오래 살펴보거나 가격, 사이즈 등을 직접 물어보는 오프라인에서는 소비자의 관심사를 파악해 응대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디지털에서 흔적을 통해 관심사 파악은 할 수 있지만 순간 응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AI가 활용되면서 방문페이지, 머무는 시간 등 소비자의 행동을 보고 실시간으로 관련된 정보나 이벤트를 알려줘서 페이지 이탈률을 낮추거나 구매 전환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S.I.빌리지'는 특정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에게 해당 브랜드 기획전 페이지를 제공해 일반 소비자 대비 4배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해당 브랜드의 상품 페이지를 여러 차례 둘러보고 장바구니에 담은 방문자를 타겟팅해 적절한 타이밍에 기획전이나 할인 정보를 팝업이나 알림을 통해 제공, 구매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진우 인사이더 대표는 "오프라인과 비교해 온라인 유통의 가장 큰 장점은 데이터로 기록이 남아 소비자의 생각을 예측하고 추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사용자의 패턴을 파악해 실시간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와 혜택을 제공하면 구매전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 챗봇 ‘샬롯’의 빠르고 정확한 고객 응대


◇ '챗봇' 활용하니 편의성 업(up)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소비자를 상대하는 기업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분야 중의 하나가 사람처럼 답변하는 기술을 가진 '챗봇'이다. 글로벌 IT 컨설팅기업 가트너가 글로벌기업 담당자들에게 인공지능 도입현황과 계획을 조사한 결과 챗봇이 26%를 차지했다. 특히 쇼핑분야에서는 판매지원과 관련해 유저의 편의성 증대라는 측면에서 많은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샬롯'은 "인기 넥타이"라고 입력하자 최근 일주일간 잘 팔린 순으로 10종의 넥타이를 보여줬다. 또 "이벤트 있어"라고 묻자 진행 중인 이벤트를 나열해줬다. 제품 추천부터 이벤트 추천까지 '챗봇'으로 대신할 수 있는 것이다. 이어서 "비번 잊었어"라는 질문에는 회원정보 관리하기 화면으로 연결되는 창이 띄워졌다. 고객센터로 전화를 하고 최소 1분에서 최장 5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ARS를 기다릴 필요 없이 즉각적으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편의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음성인식 기술이 발달하면서 문자로 입력하는 번거로움까지 줄었다. 챗봇을 실행하고 말만 하면 바로 회신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권지은 와이즈넛 마케팅홍보 팀장은 "현재 문자를 넘어 음성까지 인식하는 수준으로 기술이 진화했다"며 "줄임말이나 유행어에 반응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더 큰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어떤 만족을 줄 수 있을까'는 항상 산업 종사자들의 가장 큰 화두였다. 특히 쇼핑처럼 사람과 소통하는 기능이 필요한 분야가 디지털로 이동했을 때 디지털을 활용해 제공할 수 있는 편의에 대한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인공지능의 발달은 소비에 필요한 에너지와 시간을 절약해줘 '즐거운 소비'로 발전하고 있다. 





 패션인사이트
 박상희 기자
 psh@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