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패션 코디네이터 ‘챗봇’이 온다

2019-02-15 서재필 기자 sjp@fi.co.kr

롯데 ‘로사’, 스타일쉐어 ‘모냥’ 등 상용화


대화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찾아주는 챗봇이 대중화되고 있다. 올해는 각 산업에서 챗봇 도입이 활성화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챗봇 도입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베이는 페이스북 메신저 기술에 기반한 '샵봇(SHOPBOT)'으로 챗봇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 프로필과 주로 찾는 상품에 대한 질문들을 분석해 다음 쇼핑에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했다.


'유니클로'는 구글의 다이알로그플로우를 기반으로 한 AI 챗봇 '유니클로IQ'를 패션ㆍ유통 시장에 선보였다. 지난해 구글 어시스턴트와 제휴를 통해 음성으로 주문 확인, 배송 및 반품 교환 등의 상황을 체크할 수 있는 기능을 더했다. 


국내 패션시장에서도 챗봇 서비스가 하나 둘씩 고개를 들고 있다. 여전히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기술력과 데이터가 쌓여 그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화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찾아주는 챗봇이 대중화되고 있다.

◇ 국내 패션시장 챗봇 선두주자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챗봇 시장 규모는 12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매년 35%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금융, 법률, 교육, 민원, 고객상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3조원 규모로 챗봇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챗봇 기술 도입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의도가 내재되어 있다. 소비자들에게 쇼핑의 재미를 더하고 소비자 맞춤 코디 제안으로 개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다. 온라인 시장의 확대로 오프라인 쇼핑의 기회가 줄어든 것도 챗봇이 등장한 배경 중 하나다.


한 패션기업 관계자는 "정말 패션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과거 오프라인에서 친구들과 쇼핑한 후 구매한 아이템에 대해 각자 의견을 나누는 것에서 재미를 느꼈다. 이 재미를 그리워하는 다수의 소비자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들을 챗봇과 대화를 통해 쇼핑에 재미를 느끼고, 자신이 구매한 제품에 대해 더 큰 만족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2018년 롯데가 출시한 '로사'가 가장 상용화된 챗봇으로 평가된다. 기존 패션유통기업들이 시행해왔던 구매 및 검색 이력을 최신순으로 나열해주는 시스템과는 달리 고객과 '로사'가 직접 대화를 나누며 데이터를 쌓고 분석한다. 직원 3000여명을 동원해 현장에서 고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들과 상품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고, 현장에서 약 300회 가량의 테스트를 거쳤다.


롯데는 계열사 온라인몰 8곳을 통합해 하나의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설립, 3조원 가량의 투자 계획을 세우며 이커머스 시장의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포부 또한 선포했다. '로사'는 롯데가 이커머스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시행한 첫 행보다.


실제 롯데백화점 측은 지난해 6월 명동에서 열린 '2018 디지털마케팅&고객경험 전략 컨퍼런스'에서 챗봇 기능을 강화해 소비자들과의 비대면 접점을 늘릴 계획을 알렸다.


전세중 롯데백화점 AI팀 책임은 "너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면 시스템이 헷갈리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때문에 질적으로 고객들이 찾는 상품을 파악하는 것에 집중했다. 다양한 AI 기술들이 접목된다면 더욱 챗봇의 시장성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2018년 출시한 ‘로사’는 패션유통업계에서 가장 상용화된 챗봇으로 평가된다.

◇ 챗봇 도입 가속화에 소비자 웃음꽃


현재 패션기업 사이에서는 고객과의 비대면 접점을 늘리기 위해 챗봇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은 물론 자사몰, 종합몰 패션 스타트업까지 챗봇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웹과 앱에서 지속적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서비스 품질 제고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말했다.


스타일쉐어(대표 윤자영)는 지난해 패션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패션을부탁해(대표 조병석)'와 함께 챗봇 '모냥'을 론칭했다.


'모냥'은 고양이 캐릭터와 유저간 대화를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찾아준다. 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스타일 이미지를 채팅창에 업로드하면 스타일쉐어가 보유하고 있는 30여만개의 상품 정보를 분석해 3초만에 그 상품에 대한 정보와 판매처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패션을부탁해는 페이스북 챗봇 기능을 통해 이미 이용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타일쉐어의 소비자층과 패션 SNS 기능 등에서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노란 스타일쉐어 PM은 "서로 추구하는 방향성은 일치하지만 우리는 정보를 더욱 쉽게 찾을 수 있는 서비스 기반이 필요했고, 패션을부탁해는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알고리즘 강화를 위해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를 축적할 필요가 있었다. 서로 이러한 점들을 보완하고 1년여간의 테스트를 거쳐 정식 서비스를 론칭했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11번가는 올해 상반기 새로운 챗봇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를 위해 그간 분산 운영되던 챗봇 서비스를 전부 종료하고 통합된 챗봇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현재는 상용화를 위한 시장성 테스트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11번가 챗봇은 기존 챗봇들이 소화하지 못했던 부분을 전문 상담원이 직접 고객과 소통해 보완하는 방식으로 선보인다. 실제 11번가 측은 "챗봇과 이미지 검색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無노력(Zero Effort)' 쇼핑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목표를 알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챗봇의 발전으로 소비자들은 대화를 통해 지루하지 않은 쇼핑 환경을 경험하고,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큐레이션으로 간편하고 만족스러운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아직 단순 상담에 머무는 수준이지만 점점 더 높은 수준의 챗봇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소비자들과 진짜 소통할 수 있는 챗봇도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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