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2014/2015 F/W 밀라노 여성복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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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o

패션계는 한 시즌을 앞서간다. 9월 내내 패션의 4대 도시에서는 벌써 내년 봄, 여름의 패션계를 지배할 새로운 옷들을 선보이느라 전쟁을 방불케 했다. 이러한 패션계의 흐름에 맞춰 지내다 보면 정작 지금의 계절에 맞는 패션은 쉽게 잊고 지내기 마련이다.
그 또한 이미 6개월 전에 한바탕 전쟁을 치르며 지나갔기 때문이다.
기온이 바뀌고 가을이 왔음을 몸으로 느끼고 나서야 올 가을에는 무엇을 또 입을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누군가의 말처럼 패션은 때때로 지루할 정도로 끊임없는 반복이다. 매 시즌 새롭고 신선한 컬렉션에 감탄하면서도, 한 발자국 떨어져 지켜보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도 하다. 단지 그 시즌에 유행하는 색이나 디테일, 무늬, 소재의 변화가 있을 뿐 커다란 틀은 몇 년에 한 번 변화가 있을까 말까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러한 브랜드의 컬렉션을 식상해 하기도 하고, 컬렉션을 잘 챙겨보지 않게 되기도 한다. 특히 페이즐리 패턴으로 유명한 ‘에트로’ 같은 브랜드의 경우에 이러한 고민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다. 대표적인 무늬를 끊임없이 변주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아 본 ‘에트로’ 컬렉션은 가을이면 누구나 입고 싶어지는 색과 매력적인 무늬로 반전의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2014 F/W 컬렉션은 패턴과 색을 아주 능수능란하게 사용해 더없이 완벽한 조합을 보여주었다. 특히 페이즐리 무늬의 채도를 낮춰 다른 패턴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색을 조절했다. ‘실크 로드’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문화권의 전통복식을 연상케 하는 옷들이 가득했다. 가을이면 본능적으로 끌리는 갈색, 올리브 그린, 자주, 검정과 회색을 바탕으로 주황, 노랑, 연보라 등의 고명도, 고채도의 색들을 양념처럼 버무렸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플리츠 소재와 목에 한 번 감은 아주 긴 목도리가 인상적이었다.
이번 가을에 응용해 볼만한 코디네이션이었다. 설립자의 딸 베로니카 에트로가 이끌고 있는 ‘에트로’의 디자이너 교체는 당분간 없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