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m Browne
Review 어느 분야가 안 그럴까 싶을까 만은, 패션계는 마침내 트렌드의 끝판왕, 전천후 아이템이 나온 것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손바닥 뒤집히듯 그 왕좌에서 물러나게 된다.
2000년대 초반 ‘디올옴므’의 스키니한 라인이 트렌드의 최전방을 이끌어 가는 듯 하더니, 지금은 발목이 드러나게 짤뚱한 바지, 약간은 통통해 보이도록 몸에 꼭 끼는 재킷이 가장 최신식의 남성복처럼 인식되고 있다. 대다수의 평범한 몸을 가진 남성들에게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영국식도, 이탈리안 스타일도 아닌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남성복 스타일을 만들어 전세계 멋 좀 낸다는 남성들을 사로잡은 것은 뉴욕의 톰 브라운이었다. 2003년 뉴욕에 첫 남성복 매장을 내고 10여 년 만에 이룬 쾌거다.
한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스타일이나 아이템이 생기는 것은 디자이너에게도, 소비자에게도 좋은 현상이다. 디자이너에게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 스타일을 끊임없이 변주할 수 있는 원본 소스가 생긴 셈이고, 소비자는 로고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도 은근하게 특정한 브랜드임을 나타낼 수 있다.
‘톰 브라운’의 수트가 좁다면 좁은 패션계에서만 각광받는 스타일이 아...more
Review 어느 분야가 안 그럴까 싶을까 만은, 패션계는 마침내 트렌드의 끝판왕, 전천후 아이템이 나온 것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손바닥 뒤집히듯 그 왕좌에서 물러나게 된다.
2000년대 초반 ‘디올옴므’의 스키니한 라인이 트렌드의 최전방을 이끌어 가는 듯 하더니, 지금은 발목이 드러나게 짤뚱한 바지, 약간은 통통해 보이도록 몸에 꼭 끼는 재킷이 가장 최신식의 남성복처럼 인식되고 있다. 대다수의 평범한 몸을 가진 남성들에게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영국식도, 이탈리안 스타일도 아닌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남성복 스타일을 만들어 전세계 멋 좀 낸다는 남성들을 사로잡은 것은 뉴욕의 톰 브라운이었다. 2003년 뉴욕에 첫 남성복 매장을 내고 10여 년 만에 이룬 쾌거다.
한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스타일이나 아이템이 생기는 것은 디자이너에게도, 소비자에게도 좋은 현상이다. 디자이너에게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 스타일을 끊임없이 변주할 수 있는 원본 소스가 생긴 셈이고, 소비자는 로고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도 은근하게 특정한 브랜드임을 나타낼 수 있다.
‘톰 브라운’의 수트가 좁다면 좁은 패션계에서만 각광받는 스타일이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선망의 스타일이 된 데는 ‘구찌’의 초록-빨강-초록의 테이프만큼 유명해진 감색-흰색-빨강의 ‘톰 브라운’ 라인 테이프의 역할이 컸다. 차마 재킷에는 피케셔츠처럼 가슴팍에 자수 로고를 넣을 수 없으니 차선으로 생각해낸 방법이겠지만, 탁월한 선택이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여성복은 ‘톰 브라운’의 오리지널리티인 회색, 과장되고 기괴한 실루엣, 삼색 라인 테이프 등을 유지하면서 좀 더 다양한 변주로 사람들을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2014 FW 컬렉션은 교회의 딱딱한 분위기에서 종교적 교리를 대중에게 표현해야 하는 권위적인 사제들의 상징적 몸짓처럼 일부러 팔과 어깨를 속박하는 패턴과 화려함을 극대화한 소재가 인상적이었다. f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