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시장이 허물어져 간다는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나오고 있다. 당장 매상이 떨어진 이유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일의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IMF 이후 소비자 니즈는 럭셔리와 합리적인 소비로 급격히 변화했고, 국내 패션유통도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급변하고 있다.
그 이전까지 동대문만의 마켓이었던 저가 패션시장을 이지캐주얼, e-쇼핑, 홈쇼핑, 아울렛, 할인점 등 새로운 유통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이미 많은 부분을 빼앗겼다.
또 중국에서 불어오는 서풍과 한국 내부의 문제로 인해 동대문시장의 고유기능 중 하나인 봉제가 무너지고 있고, 중국산 상품이 범람하면서 동대문은 단지 내수 유통기지로 전락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출은 어떠한가? 2000년 무역협회 동대문외국인구매안내소에서 발표한 환전실적은 1999년 기준 20억불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발표한 2001년의 환전실적은 10억불에 불과하다. 수출이 반으로 줄었다.
무엇하나 '내일은 달라질 것이란 기대'를 갖기엔 희망적인 부분이 너무도 없다.
그렇다면 오늘의 위기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하는가?
상가의 대응과 상인의 대응 그리고 동대문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충분히 이용해야 할 것이다. 우선 상가는 단순 부동산 혹은 부동산임대 업에서 탈피 유통업으로 전환, 입점상인들의 판로를 개척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상인은 e-쇼핑을 비롯하여 홈쇼핑, 할인점, 아울렛 등의 새로운 유통이 단순 경쟁자라는 입장에서 탈피, 충분히 기회가 주어진 새로운 유통망이란 생각으로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마인드와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 정부 및 관련기관은 동대문의 최대 장점인 패션산업집접지 기능이 국가적으로 커다란 자산이란 것을 충분히 인식하여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 세계패션시장을 향한 한국패션산업의 수출 전진기지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장기화 될 때 동대문의 앞날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나락으로 빠질 것이다.
동대문 100년 역사가 말해주듯 동대문은 오늘의 위기를 충분히 잘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 다음달부터 청계천 복원공사가 시작되어 2005년 말 마무리되면 오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동대문 찾을 것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청계천변 동대문, 전 세계 패션인들이 한번은 꼭 와보고 싶은 패션명소로 동대문이 새롭게 태어날 것을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