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해체하고 뒤집고 확대하라

2026-10-01 김희정 기자 heejung@fi.co.kr

존 갈리아노의 쿠튀르 기법으로 재구성한 젠더리스 컬렉션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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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X 존 갈리아노 ‘리폼(Re{form})’ 컬렉션 캠페인 이미지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ZARA)가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와 손잡고 자라의 아카이브를 새롭게 해석한다. 과거의 옷을 그대로 되살리는 대신 자르고, 해체하고, 확대하고, 뒤집어 새로운 형태로 만드는 방식이다.


자라와 존 갈리아노의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 ‘리폼(Re{form})’의 첫 번째 컬렉션 ‘Vol. 1 09/2026’은 자라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존 갈리아노의 디자인 언어를 접목한 젠더리스 컬렉션이다. 자라의 기본 의류와 액세서리를 원형으로 삼아 쿠튀르 기법과 새로운 소재를 적용해 전혀 다른 실루엣으로 재구성했다.


이번 컬렉션의 출발점은 ‘리포밍(Re{form}ing)’이다. 기존 의류를 물리적·디지털 방식으로 해체하고 축소·확대하거나 서로 다른 요소를 이어 붙이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옷으로 완성한다. 존 갈리아노 특유의 즉흥적인 해체와 재조합 방식에 자라의 아카이브가 더해진 셈이다.


컬렉션에는 존 갈리아노의 초기 작품 세계를 연상시키는 ‘레 앵크루아야블(Les Incroyables)’과 ‘레 메르베유즈(Les Merveilleuses)’의 실루엣과 태도도 담겼다. 프랑스 혁명 이후의 반항적인 댄디와 디바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에 가드닝 룩의 부르주아적 감성과 필름 누아르의 영화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대표적인 기법 가운데 하나는 ‘더 플릭스(The Flix)’다. 여러 겹의 의류를 겹쳐 하나의 코트처럼 보이게 만드는 방식으로, 자라 아카이브의 코트를 거의 보이지 않는 망사 드레스로 재구성한 뒤 인조 퍼 칼라와 커프스, 밑단 패널을 더했다. 안쪽 레이어를 바꾸면 서로 다른 형태의 코트처럼 연출할 수 있다.


‘더 시프트(The Shi/ft)’는 한 가지 의류를 전혀 다른 아이템으로 변형하는 기법이다. 자라 아카이브 셔츠의 패턴을 기존보다 세 배 확대하고 포일 프린트를 적용해 가죽 코트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레이스 시프트 드레스는 프릴 장식으로, 점퍼는 앞뒤를 뒤집어 스톨처럼 두르는 방식으로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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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링에도 변형을 가했다. ‘딥 포켓(Deep Pockets)’은 재킷의 포켓 위치를 뒤나 앞, 위쪽으로 옮겨 실루엣과 움직임에 변화를 주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아우터웨어를 프록코트로 재구성한 ‘인컷야블(In-Cut-Yable)’, 아카이브 스커트와 슬립, 안감을 이어 붙여 랩 스커트로 만든 ‘랩처(Wrapture)’, 코트를 확대·변형한 뒤 축소해 새로운 핏을 구현한 ‘핀치 투 줌(Pinch-to-Zoom)’ 등이 활용됐다.


소재 역시 아이템의 성격에 맞춰 폭넓게 사용했다. 레 메르베유즈에서 영감을 받은 드레스에는 쉬폰 보일, 조젯, 포앵 데스프리, 샤르뫼즈, 튤, 네트 등을 적용했으며, 레 앵크루아야블의 오버코트와 프록코트, 수트, 팬츠에는 울 소재를 사용했다. 셔츠에는 포플린을, 트렌치코트에는 울과 코튼, 비닐 등을 적용했으며 가죽 소재의 블루종과 펜슬 스커트도 선보인다.


컬러는 블랙, 네이비, 다크 그린, 브라운, 버건디, 베이지, 화이트 등 클래식한 신사복 컬러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여기에 강렬한 레드를 비롯해 올리브 그린, 카키, 민트, 페일 블루, 오커, 오렌지 등을 더했다. 오키드 핑크, 퍼플, 터쿼이즈, 애시드 그린 등 필름 누아르에서 영감을 받은 색상도 컬렉션에 변주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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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세서리에서는 리버서블 백 ‘트라이 시크(Tri-Chic)’가 눈에 띈다. 쓰레기봉투의 형태에서 출발해 핸드백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프랑스어로 분리수거를 뜻하는 ‘트리 셀렉티프(tri selectif)’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스트랩과 메탈 체인을 활용해 핸드백과 숄더백, 백팩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연출할 수 있다.


슈즈 역시 자라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새롭게 변형했다. 가죽 윙클피커는 길게 늘인 실루엣에 브로그 디테일을 더했고, 해군 스타일의 가죽 부츠에는 길게 늘인 형태와 주름을 적용했다. 가죽 티 스트랩 플랫폼 힐은 조형적인 앞코로 부두아르 무드를 표현했으며, 이브닝 슈즈를 재해석한 인터레이스 키튼 힐 슬링백도 선보인다.


모자에는 모자 디자이너 스티븐 존스(Stephen Jones)가 참여했다. 존 갈리아노와 스티븐 존스는 자라 아카이브의 모자를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를 제안했다. 캡은 레이스와 부리 모양의 챙을 더해 레 메르베유즈의 보닛으로 변형했고, 울 피셔맨 햇과 밀짚모자는 구겨진 형태로 연출했다. 왁스 코튼 버킷 햇과 니트 비니도 컬렉션의 주요 액세서리로 구성했다.


자라와 존 갈리아노의 ‘리폼(Re{form}) Vol. 1’ 컬렉션은 10월 1일 오후 5시부터 자라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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