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포트 슈즈, 편안함의 기준을 넓히다

2026-09-21 김희정 기자 heejung@fi.co.kr

쿠셔닝부터 아치 서포트·맨발 보행까지 착화감의 기준 업그레이드

기능성 넘어 패션·라이프스타일로 영역 확대


신발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디자인과 브랜드, 가격 등이 주요 구매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착화감 등 편안함이 중요해지고 있다. 장시간 걷기와 여행, 워킹 등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이 일상화되고 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발의 피로를 줄이고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신발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컴포트 슈즈 시장도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푹신한 쿠션을 제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풋베드, 아치 서포트, 보행 안정성, 경량성, 소재의 편안함 등으로 기능이 세분화되고 있다. 여기에 디자인과 패션성을 강화하면서 과거 중장년층 중심으로 인식됐던 컴포트 슈즈가 젊은 소비자의 일상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편안함에 대한 브랜드별 접근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 가볍고 부드러운 착화감을 강조하는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발의 구조와 보행을 고려한 기능성을 앞세우는 브랜드도 있다. 이처럼 컴포트 슈즈 시장의 경쟁 기준이 단순 보행감에서 편안함의 구현 방식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Image
핏플랍은 생체역학 기술을 바탕으로 편안한 착화감을 구현하고, 샌들에서 스니커즈·발레리나 슈즈로 제품군을 확장하며 기능성과 패션성을 강화하고 있다.



일상에 스며든 편한 신발


컴포트 슈즈의 가장 큰 변화는 기능성 신발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신는 신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컴포트화는 발이 아프거나 오래 서 있어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서만 찾는 대안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캐주얼한 룩에도, 정장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도 ‘그냥 편해서’ 손이 가는 신발로 소비 패턴 자체가 바뀌고 있다.


이런 흐름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이 소재 중심의 접근이다. 르무통은 호주산 메리노 울과 자체 기술력을 적용한 소재 ‘H1-TEX’를 앞세워 부드러움과 신축성을 강조한다. 소재 자체의 부드러움과 신축성만으로 오래 걷거나 서 있어도 편안한 착화감을 구현하고, 여기에 캐주얼한 디자인을 접목해 컴포트 슈즈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쿠셔닝과 경량성을 앞세워 성장해온 스케쳐스도 일상 영역으로 제품 활용도를 넓혀왔다. 워킹화와 스니커즈를 중심으로 운동뿐 아니라 출퇴근, 여행 등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품군을 확대해왔고, 최근에는 다양한 디자인 라인업을 통해 기능성 신발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패션 브랜드로서의 영역도 함께 넓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편한 신발은 특정 카테고리의 흐름이 아니라, 캐주얼화와 여성화를 가리지 않고 신발 시장 전반에 걸친 소비 기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Image
르무통은 호주산 메리노 울과 자체 소재 ‘H1-TEX’를 적용해 부드럽고 신축성 높은 착화감을 구현하며, 캐주얼한 디자인으로 컴포트 슈즈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포멀 슈즈도 편해야 산다


캐주얼화 시장에서 편안함이 디자인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확장돼왔다면, 포멀 슈즈 시장에서는 격식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얼마나 편안함을 이식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락포트는 겉보기에는 전통적인 구두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내부 구조와 소재만으로 착화감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접근, 소비자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락포트는 구두와 로퍼 등 포멀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쿠셔닝과 착화 기술을 적용해 ‘편안한 비즈니스 슈즈시장’을 만들었다. 실제로 락포트는 자사의 ‘truTECH’ 기술을 구두뿐 아니라 로퍼, 스니커즈, 부츠, 샌들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 전통적인 구두 시장에서도 가볍고 편안한 착화감을 강조하는 제품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컴포트는 더 이상 스니커즈나 워킹화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구두·로퍼·플랫 등 패션 슈즈 전반으로 확장되는 새로운 상품 경쟁력이 되고 있다.


Image
락포트는 구두와 로퍼 등 포멀한 디자인에 쿠셔닝 기술을 더해 편안한 비즈니스 슈즈를 선보이고 있다.



푹신함을 넘어 발을 이해하다


컴포트 슈즈의 기술 경쟁도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쿠션이 두껍고 푹신할수록 편한 신발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발의 구조와 움직임 자체를 고려하는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핏플랍은 브랜드 출범 당시부터 생체역학과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중시해온 브랜드다. 자체 생체역학 연구센터의 테스트를 거쳐 풋베드와 쿠셔닝을 설계하며, 샌들 중심 상품군에서 스니커즈, 발레리나 슈즈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면서 기능성과 패션성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푹신한 신발을 넘어 발을 편안하게 지지하는 기술을 브랜드 경쟁력으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액트플러스는 발의 정렬과 지지에 초점을 맞춘다. 자체 개발한 ‘바디얼라인먼트 플러스’ 인솔 시스템으로 발의 중족골과 족저근막을 동시에 지지해 보행 시 하중을 분산하고 아치 붕괴를 방지하는 구조를 구현했다.


두 브랜드 모두 ‘편안함=쿠션’이라는 기존 공식에서 벗어나, 발의 아치를 안정적으로 지지하고 걸을 때 발의 움직임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컴포트의 정의를 넓히고 있다.


이는 소비자가 원하는 편안함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단순히 부드러운 신발보다 오래 걸어도 발이 덜 피로하고, 발을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신발을 찾는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시간 보행이 일상이 된 소비자일수록 착화 직후의 감촉뿐 아니라 장시간 착용했을 때의 편안함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Image
액트플러스는 자체 개발한 ‘바디얼라인먼트 플러스’ 인솔로 발의 정렬과 지지를 강화해 보행 시 하중을 분산하고 아치 붕괴를 방지한다.



편안함의 완성은 자연스러운 보행


비보베어풋은 컴포트 슈즈의 개념을 아예 다른 방향으로 확장한다. 앞서 살펴본 브랜드들이 쿠션이나 인솔 등을 통해 신발이 발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편안함을 구현한다면, 비보베어풋은 신발의 개입 자체를 최소화하는 접근을 취한다.


일반적인 컴포트 슈즈가 충분한 쿠션과 지지력을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면, 비보베어풋은 발 본연의 움직임과 자연스러운 보행에 초점을 맞춘다. 발가락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넓은 토박스와 얇고 유연한 밑창 등을 적용해 맨발에 가까운 감각을 구현한다. 브랜드 역시 ‘넓고(Wide), 얇고(Thin), 유연한(Flexible)’ 설계를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발을 편하게 보호해주는 신발에서 한 단계 나아가 발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신발이라는 새로운 컴포트의 개념을 제시한다. 컴포트 슈즈 시장에서는 편안함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서로 다른 기술과 철학이 동시에 경쟁하고 있는 셈이다. 쿠셔닝을 강화하는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아치와 보행 안정성을 강조하는 브랜드가 있고, 또 다른 브랜드는 오히려 신발의 개입을 최소화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추구한다.


Image
비보베어풋은 신발의 개입을 최소화해 자연스러운 착화감을 추구한다.



신발은 첫째도 둘째도, 편안함


이들 브랜드는 ‘컴포트’라는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서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편안함을 정의하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르무통과 스케쳐스가 소재와 대중적 디자인으로 편안한 신발의 일상화를 이끌었다면, 락포트는 포멀 슈즈 영역에 편안함을 더하며 컴포트의 범위를 넓혔다. 핏플랍과 액트플러스는 발의 구조와 보행을 고려해 기능성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비보베어풋은 신발의 개입을 줄여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과거 컴포트 슈즈는 발이 불편하거나 장시간 걷기 힘든 소비자를 위한 기능성 신발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출퇴근과 여행, 쇼핑과 산책, 운동과 일상 등 더 많이 움직이고 더 오래 활동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소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신발을 고르는 기준 역시 컬러와 디자인 같은 외형적 요소에서 ‘얼마나 오래, 편안하게 신을 수 있는가’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신발 시장에서 편안함은 더 이상 디자인에 더해지는 부가적인 기능이 아니다. 소비자가 신발을 선택하는 핵심 가치이자 브랜드가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컴포트 슈즈 시장에서는 디자인 경쟁과 함께 각 브랜드가 어떤 기술과 소재, 설계 방식으로 편안함을 구현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전망이다.


Image
스케쳐스는 쿠셔닝과 경량성을 기반으로 워킹화부터 스니커즈까지 라인업을 넓히고 일상 수요를 겨냥한 디자인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