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1 김희정 기자 heejung@fi.co.kr
브라운·카멜·올리브부터 스웨이드·누벅까지
컬러·소재·실루엣에 실용성 더한 국내 가방 브랜드 주목
계절이 바뀌었다고 스타일을 통째로 바꿀 필요는 없다. 가방 하나, 슈즈 한 켤레, 혹은 작은 액세서리만 바꿔도 기존 옷차림에 새로운 계절감을 더할 수 있다. 특히 가을에는 니트와 재킷, 코트 등 의류의 무게감이 커지는 만큼 어떤 가방을 매치하느냐에 따라 전체 스타일의 분위기가 달라지기 쉽다.
올가을 가방 시장은 특정 브랜드나 아이템 하나가 유행을 주도하기보다 컬러와 소재, 실루엣, 실용성 등 다양한 요소에서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국내 중소 가방 브랜드의 신상품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뚜렷하다. 브라운과 카멜, 올리브 등 깊이 있는 컬러는 가을 특유의 분위기를 담아내고, 스웨이드와 누벅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재는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실루엣은 과도한 장식보다 절제된 구조미에 무게를 두는 한편, 사용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실용적인 디자인도 확대되고 있다. 올가을 가방 브랜드들은 각자의 디자인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소재와 컬러, 형태를 새롭게 조합하며 가을의 감성을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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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아도' 시티 브리즈 실린더백 |
패션 아이템의 계절감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는 컬러다. 블랙과 화이트처럼 사계절 활용도가 높은 기본색과 함께 브라운, 카멜, 올리브 등 가을을 연상시키는 색감이 더해지면 한층 깊어진 계절감을 표현할 수 있어 가을 잡화에 기본적으로 활용된다.
특히 브라운 계열은 다양한 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도 블랙보다 부드러운 인상을 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베이지와 카멜은 가벼운 가을 스타일에 따뜻한 분위기를 더하고, 올리브는 캐주얼한 옷차림에 색다른 포인트를 제공한다.
수아도(SUHADO)는 이러한 컬러 흐름을 잘 보여준다. ‘시티 브리즈 실린더백’을 카멜, 다크 브라운, 올리브 등으로 선보이며 가죽 소재 특유의 깊이 있는 색감을 강조했다. 단순히 계절 유행색을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디자인과 색을 결합해 브랜드 특유의 조형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
러브참(LOVE CHARM)도 브라운 계열을 중심으로 가을 무드를 제안한다. ‘마엘 숄더백’을 초코 브라운과 클라우드 크림 등으로 구성해 가을 스타일에 어울리는 컬러 선택지를 넓혔으며 ‘카밀 호보백’은 카멜 컬러로 선보여 계절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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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참’ 마엘 숄더백 |
가방에서 컬러만큼 중요한 것이 소재다. 같은 브라운이라도 매끈한 가죽과 보송한 스웨이드, 자연스러운 누벅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컬러뿐 아니라 소재의 질감이 제품의 인상과 스타일을 좌우하는 이유다.
특히 스웨이드와 누벅은 가죽 특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강조할 수 있어 가을·겨울 시즌 가방에서 꾸준히 활용된다. 표면의 미세한 결이 빛에 따라 다르게 드러나 단색 제품에도 깊이와 입체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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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에트’ 포유백 |
휘에트(HYYET)는 누벅 가죽을 활용한 토트백을 선보이며 자연스러운 소재감을 강조했다. 레더백과 패브릭백 등 소재를 달리한 제품군을 전개하며 다양한 스타일을 제안한다.
플라디코(PLAADICO)는 소재의 질감을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활용했다. 노마디즘 라인의 지갑과 카드월렛에 크랙실버, 미드나잇 블루블랙 등 다양한 텍스처를 적용해 쁘띠템에서도 소재 자체가 디자인 포인트로 드러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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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디코’ 엣지모드 |
컬러와 소재가 제품의 분위기를 결정한다면 실루엣은 형태 자체로 존재감을 만든다. 올가을에는 화려한 장식이나 과도한 로고 플레이보다 가방의 구조와 비례에 집중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절제된 선과 균형 잡힌 비례, 입체적인 구조를 통해 별도의 장식 없이도 제품의 인상을 만드는 방식으로 클래식한 가방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도 손잡이, 주름, 곡선 등의 작은 변화로 큰 차이를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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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한 형태와 간결한 디자인의 ‘셀솝’ 렌백 |
이러한 흐름을 대표하는 셀솝(SELSOP)은 ‘본질에 집중한 세련된 균형의 미학’을 표방하며 클래식한 형태와 간결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W컨셉, 29CM, 무신사 등 다양한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제품을 전개하며 디자이너 가방 브랜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포아(APOA)는 컬렉션을 통해 절제된 구조미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준다. 26SS 컬렉션 ‘Quiet Movements’에 이어 26AW 컬렉션 ‘Effortless Presence’에서 정적인 듯하면서도 움직임이 느껴지는 구조적인 가방을 선보이며 브랜드의 디자인 방향을 이어가고 있다.
올가을 잡화에서는 장식을 더하기보다 형태 자체를 다듬어 제품의 존재감을 높이는 방식이 두드러진다. 손잡이의 각도, 옆선의 곡률처럼 작은 디테일이 큰 차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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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포아’ 26AW 컬렉션 |
가방의 역할이 스타일링을 위한 장식품에서 일상에 꼭 필요한 아이템으로 확대되면서 실용성 역시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특정한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제품보다 출근과 일상, 여행과 레저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가볍게 들 수 있으면서도 수납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필요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착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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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포투’ 루나 숄더백 |
투포투(ToforTo)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패스트패션에서 벗어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인다. 단순히 유행을 좇는 대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과 품질을 통해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디프(DIFF)는 ‘다르다(different)’에서 출발한 라이프스타일 백 브랜드로 ‘조금 다르게, 조금 더 가볍게’를 모토로 한다. 가벼운 소재와 실용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며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잡화 시장에서는 실용적인 기능을 갖추면서도 브랜드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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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르다(different)’에서 출발한 라이프스타일 백 브랜드, 디프 |
올가을 가방 시장에서 눈여겨볼 점은 특정 트렌드 하나가 시장 전체를 이끌기보다 브랜드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계절을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컬러에서는 브라운과 카멜, 올리브가 계절감을 만들고, 소재에서는 스웨이드와 누벅 등 질감이 살아 있는 소재가 주목받는다. 실루엣에서는 장식보다 구조와 균형에 집중하고, 실용성에서는 일상과 다양한 활동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하나의 제품 안에서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브라운 컬러에 누벅 소재를 적용하고 구조적인 실루엣과 실용적인 수납 기능을 더하는 식이다. 반대로 브랜드의 디자인 방향에 따라 네 가지 요소 중 하나를 핵심으로 내세우며 차별화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트렌드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브랜드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국내 중소 가방 브랜드들의 움직임은 이 같은 변화를 잘 보여준다. 수아도와 러브참은 컬러를 통해 가을의 분위기를 만들고, 휘에트와 플라디코는 소재의 질감으로 차별화한다. 셀솝과 아포아는 절제된 형태와 구조미를 앞세우며, 투포투와 디프는 일상에서의 활용성과 확장성에 집중한다.
올가을 가방 시장은 하나의 강력한 유행보다 브랜드별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컬러와 소재로 계절감을 강조하거나 구조적인 형태로 디자인 정체성을 드러내고, 여기에 수납과 경량성 등 실용성을 더하는 등 각 브랜드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가방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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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에트' 암포라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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