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골프웨어 시대 연 슈페리어, 길을 잃다

2026-08-19 김우현 기자 whk59@naver.com

작년 패션 사업부문 매출 456억 불과…성장 멈춘지 오래 사실상 제자리걸음

삼성역 2곳·청담동·압구정·중곡동 빌딩까지 업계선 ‘부동산 재벌’로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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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인 패션 보다 부동산 재벌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 슈페리어 소유의 삼성역 인근 노른자위 본사 사옥 전경



1979년 설립되어 국내 최초 토종 골프웨어 시대를 연 1세대 패션기업 슈페리어(대표 김대환)가 50년 역사가 무색하게 심각한 패션 부문 성장 정체와 정체성 혼란에 직면했다. 이렇게 갈 길을 몰라 우왕좌왕하다 부동산이라는 안락한 울타리를 넘어 본업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패션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와 감성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시장을 재편하는 동안, 전통의 강자였던 슈페리어가 본업인 패션 비즈니스에서 길을 잃고 비대해진 부동산 및 금융 자산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슈페리어는 매출액 507억 7,573만 원, 영업이익 40억 6,276만 원, 당기순이익 33억 8,285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영업손실(60억 5,271만 원) 및 당기순손실(52억 5,822만 원) 대비 표면적으로는 흑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무제표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패션 본업에서의 경고음은 더욱 확연해진다.


먼저 패션 부문 외형 성장이 완전히 정체의 늪에 빠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총 매출액(507억 원) 중 의류 판매를 통한 상품·제품 매출 합계는 약 456억 원에 그쳐 전년(456억 8,400만 원)과 비교해 사실상 제자리걸음 수준을 면치 못했다.


더욱이 자체 기획·생산 제품 매출은 2024년 210억 9,161만 원에서 지난해 166억 5,075만 원으로 21% 이상 급감했다. 브랜드 고유의 제품력으로 시장을 설득하지 못하고 수입 상품 매출(289억 9,134만 원) 비율만 높아진 셈이다.


따라서 흑자 전환의 ‘착시 효과’는 단순 착각에 불과하다. 판매비와 관리비 항목을 보면 지난해 퇴직급여 충당부채 조정 등으로 인한 일시적 비용 환입(-89억 8,347만 원)이 판관비 차감 요소로 작용했다. 이 같은 대규모 회계적 비용 환입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패션 영업 활동에서는 여전히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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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시절 다수의 브랜드를 정리하고 현재 전개 중인 3개 브랜드 이미지컷(맨 왼쪽부터) 슈페리어,페라로 밀라노, 마틴골프)



여기에 본업의 침체를 메우고 있는 것은 골프웨어가 아닌 ‘부동산 임대’와 ‘금융 자산 처분’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위기감을 키운다. 지난해 슈페리어의 임대 매출은 51억 3,363만 원으로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테헤란로(삼성역 인근) 노른자위 땅 슈페리어 사옥 2곳을 비롯 청담동 쉐이크쉑 빌딩, 압구정동 한방 빌딩, 중곡동 창업 빌딩 등 알짜 자산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임대 수입이 패션 사업의 손실을 방어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는 셈이다. 영업외수익 측면에서도 지분법주식 처분이익(20억 4,336만 원)과 단기매매증권 처분이익(14억 8,943만 원) 등 금융·지분 처분이익이 당기순이익을 겨우 견인하는 수준이다.


슈페리어는 그간 충성도 높은 5060세대 메인 고객층을 보유한 ‘SGF67’과 ‘임페리얼’ 브랜드를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 강화를 추진하는 한편, 영골퍼 타깃의 ‘마틴골프’ 론칭, 골프웨어 렌털 플랫폼(더페어글로벌) 투자 등으로 비즈니스 다변화를 시도해왔다. 그러나 현재는 슈페리어, 마틴골프, 페라로밀라노 등 3개 브랜드만 남기고 겨우 패션사업 명맥을 이어가는 형국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슈페리어가 강남 노른자위 부동산 자산 덕분에 재무적 생존력은 유지하고 있지만, 본업인 골프웨어 브랜드로서의 경쟁력과 존재감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며 “1세대 토종 골프웨어 브랜드라는 실속 없는 타이틀에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과감히 박차고 나와 브랜드 리뉴얼과 체질 개선 작업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기업가 정신의 알맹이가 빠진 채 부동산 임대기업으로 전락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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