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만? No! 매일 입어요~

2026-07-24 김희정 기자 heejung@fi.co.kr

레인부츠에서 레인코트까지…레인웨어, 일상이 되다

사계절 데일리 아이템이 된 헤리티지 레인웨어 브랜드 히스토리


레인웨어가 장마철 한정 아이템을 넘어 사계절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를 막기 위한 기능성 제품으로 인식됐던 레인부츠와 레인코트는 최근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되며 시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여기에 장마가 길어지고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는 등 기후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레인웨어 수요는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레인부츠는 장마철 대표 아이템을 넘어 하나의 스타일링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무릎까지 올라오는 클래식한 롱부츠는 물론 첼시부츠, 메리제인, 발레리나 슈즈 형태까지 디자인이 다양해지면서 비 오는 날뿐 아니라 평소에도 부담 없이 신을 수 있는 데일리 슈즈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여기에 방수 기능을 갖춘 레인코트와 백팩, 버킷햇 등도 잇달아 출시되면서 레인웨어는 기능성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패션 카테고리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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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는 레인부츠 아이콘에서 사계절 라이프스타일 웨더웨어로 진화했다.



160년 역사의 영국 왕실 레인부츠, 헌터


1856년 영국에서 탄생한 헌터(Hunter)는 웰링턴 부츠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브랜드다. 아이코닉한 오리지널 톨 부츠는 28개의 천연 고무 조각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이어 붙여 제작하는 방식을 고수하며, 에든버러 공작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왕실 납품 허가(Royal Warrant)를 받는 등 영국 왕실의 신뢰를 받아왔다. 케이트 모스가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의 진흙 위에서 헌터 부츠를 신은 모습이 포착되며 레인부츠를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끌어올린 계기를 만든 브랜드이기도 하다.


현재 헌터의 소유권은 어센틱 브랜즈 그룹(Authentic Brands Group)이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 7월에는 영국 럭셔리 레이블 리프리젠트(Represent)와 웨스턴 아메리카나 감성의 협업 컬렉션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100% 천연고무 소재에 빈티지 카우보이 부츠 디테일을 더한 이번 협업은 ‘브리티시 헤리티지와 아메리카나의 결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레인부츠를 넘어 방수 아우터, 가방, 액세서리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 중인 헌터는 한국에서도 스타벅스 프리퀀시 콜라보 증정품이 품절 대란을 일으킬 만큼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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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브리티시 감성의 클래식 브랜드, 락피쉬웨더웨어



브리티시 감성을 재해석한 락피쉬웨더웨어


영국 콘월에서 시작된 락피쉬웨더웨어(Rockfish Weatherwear)는 컨트리사이드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오리지널 브리티시 감성과 클래식함을 더한 브랜드다. 한국에서는 국내 운영사가 2019년 기존 브랜드명 ‘락피쉬’에 ‘웨더웨어’를 더해 ‘락피쉬웨더웨어’로 바꾸며 사계절 웨더웨어 브랜드로 방향을 전환했고, 2021년에는 유통 채널을 무신사와 자사몰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며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그 결과 2022년 상반기 무신사 거래액이 전년 대비 8배 폭증했다. 2023년에는 연간 매출 419억 원, 영업이익 16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고, 레인부츠만 27만 8천 켤레를 판매하며 ‘비 오는 날은 락피쉬웨더웨어’라는 공식을 시장에 각인시켰다. 2024년 1월에는 영국 글로벌 본사(Zennar Ltd)를 인수해 49개국 상표권을 확보하며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 진출에 나섰다. 브랜드의 레인부츠는 FSC 인증 전문 제조사에서 천연고무 49.6%를 사용해 생산하며 100% 방수 검수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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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프렌치 아웃도어, 에이글



1853년생 프렌치 아웃도어의 원조, 에이글


에이글(Aigle)은 1853년 미국 사업가 하이럼 허친슨이 프랑스 몽타르지에서 설립한 브랜드로, 170년을 넘는 역사를 가진 프렌치 아웃도어의 원조 격이다. 허친슨은 동료 미국인 찰스 굿이어의 가황 특허 공정 라이선스를 취득해 고무부츠 생산에 적용했고, 이후 수작업 핸드메이드 방식을 유지하며 고급 제품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1960년대부터는 합성고무 소재 슬러시(Slush) 공법을 도입한 승마부츠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고, 2022년부터는 에튀드 스튜디오(Etudes Studio) 디자이너들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아 감도 높은 도시형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프렌치 캐주얼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재정립된 에이글은 기능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충족하는 레인부츠와 레인코트로 디자인으로 레인웨어 시장의 스테디셀러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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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



영국 컨트리 라이프의 아이콘, 바버


1894년 존 바버가 영국 사우스 실즈에서 오일 클로스 수입업체로 창업한 바버(Barbour)는 왁스 처리된 면 재킷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브랜드다. 1974년 에든버러 공작, 198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1987년 웨일스 공 찰스로부터 방수 및 보호복 공급에 대한 왕실 납품 허가를 잇달아 취득했다. 왁스 처리된 면 재킷의 동의어처럼 통용될 만큼 헤리티지가 강고하며, 일부에서는 제조사에 관계없이 왁스 면 재킷을 ‘바버 재킷’이라 칭할 정도다.


영국 전원 생활과 승마, 사냥 문화에서 비롯된 브랜드 정체성을 바탕으로 현재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며, 아르켓(ARKET), 프릭스 스토어(FREAK'S STORE), 리바이스 등 다양한 브랜드와 잇달아 협업 컬렉션을 선보이며 헤리티지 재킷의 현대적 재해석을 이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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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스



덴마크발 미니멀 레인웨어의 부상, 레인스


북유럽 감성을 앞세운 덴마크 브랜드 레인스(Rains)는 미니멀한 디자인의 레인코트와 방수 백팩으로 레인웨어의 일상화를 이끌고 있다.


공동 창업자 필리프 로트코(Philip Lotko)와 다니엘 브릭스 헤셀라거(Daniel Brix Hesselager)가 2012년 고향 오르후스(Aarhus)의 궂은 날씨에서 영감을 받아 설립했다. 폴리에스터와 폴리우레탄 합성 소재를 열로 접합하는 방식으로 얇고 가벼우면서도 방수 기능을 구현해 기존 레인코트의 투박함을 지웠다. 다양한 길이와 실루엣의 레인코트를 선보이며 라이프스타일 비주얼 매거진인 레인스 저널을 통해 패션 이상의 문화적 무드를 구축해 왔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하면서도 도시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소비자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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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통



스웨덴에서 탄생한 스칸디나비아 클래식, 트레통


1891년 설립된 스웨덴 브랜드 트레통(Tretorn)은 클래식 고무부츠와 방수 스니커즈를 앞세워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레인웨어 브랜드로 성장했다. 창립 5년 만에 갈로슈(덧신) 100만 켤레를 생산할 만큼 견고한 제조 기반을 갖추며 출발했다.


1900년에는 최초의 스니커즈를 제작하는 등 혁신적 행보를 이어 왔으며, 테니스볼·럭셔리 테니스 스니커즈까지 영역을 확장하다 다시 본래의 레인부츠로 회귀해 헤리티지를 견고히 하고 있다.


자연과 도시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라이프스타일 제안이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130년이 넘은 오늘날에도 유행을 타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과 높은 기능성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스칸디나비아의 혹독한 날씨에서 비롯된 내구성 중심 설계에 도시적 실루엣을 더한 윙스(Wings), 가파(GARPA) 등 대표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패션성을 강화한 컬렉션과 다양한 협업을 선보이며 젊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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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터하임



힙스터의 레인코트, 스투터하임


같은 북유럽 브랜드인 스투터하임(Stutterheim)은 러버라이즈드 코튼 원단을 적용한 프리미엄 레인코트로 잘 알려져 있다. 2010년 스웨덴 카피라이터 알렉산더 스투터하임이 할아버지의 낚시용 방수 재킷에서 영감을 받아 창업했으며, 각 제품에 제작한 재봉사의 서명과 일련번호를 부여해 유일성을 강조한다.


실용적 기능성과 도회적 스타일을 동시에 구현한 레인코트로, 칸예 웨스트, 제이지, 로드 등이 착용하며 일찍이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스칸디나비안 특유의 미니멀하고 절제된 디자인은 시골 농부부터 도시의 힙스터까지 폭넓게 아우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품마다 재킷에 대한 감성적 설명을 담은 태그를 부착하는 것이 브랜드 고유의 전통으로, 단순한 기능복이 아닌 감성 오브제로서의 포지셔닝을 지향한다. 오일스킨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접근 방식이 패션 레인코트 시장에서 차별화된 존재감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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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토시



200년 헤리티지, 맥킨토시


맥킨토시(Mackintosh)는 레인코트 역사 자체다. 1824년 스코틀랜드 화학자 찰스 맥킨토시(Charles Macintosh)가 면 직물 사이에 나프타 고무층을 끼워 방수 원단을 개발했고, 이를 활용해 최초의 방수 코트를 제작했다.


영국 육군과 경찰, 철도 종사자 등에게 널리 보급되며 실용성을 인정받은 맥킨토시는 이후 대중적으로 확산됐으며, 영국에서는 레인코트를 아예 ‘맥(mac)’이라 부를 만큼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최근에는 루이 비통, 발렌시아가, 에르메스, 꼼데가르쏭 등 하이엔드 패션 하우스와의 협업을 통해 동시대적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이들 제품은 3년의 견습 과정을 거친 장인이 전통 방식에 따라 수작업으로 제작하며, 액체 상태의 천연 고무를 코튼 원단에 롤러로 바른 뒤 대형 오븐에서 경화하는 방식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레인웨어는 더 이상 장마철에만 사용하는 계절 상품이 아니다. 기능성은 기본이고, 평소에도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과 스타일을 갖춘 제품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활용 범위가 크게 넓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레인웨어는 시즌 아이템을 넘어 하나의 패션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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