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화’와 ‘합리적인 저가 소비지향’이라는 시대적 요구가 국내 최고 여성복 기업 가운데 하나인 데코를 무너뜨리고 이랜드의 손을 들어줬다.
데코(회장 이원평)는 1978년에 설립돼 「데코」 「텔레그라프」 「아나카프리」 등 정상급 여성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으며 1993년 2부 시장에 상장한 국내 대표적인 패션기업.
캐주얼·저가 소비행태 놓치고 고가 여성시장에 집착
데코는 90년대 초반부터 일찌감치 중국시장에 진출했으며 유통업, 침장업 등 관련사업은 물론 전자사업 등 이업종에까지 손을 뻗치는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 사업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무리한 사업의욕이 결국 경영부실로 이어졌다. 「데코」 이외에는 돈 되는 브랜드가 없었던 가운데 회사의 역량이나 시장흐름에 빗나가는 신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기 때문이다.
데코는 최근에도 「지지비」 「디아」 등을 출시했지만 단명에 그쳤으며 「오가게」 등 인터넷 쇼핑몰에도 투자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특히 여성복 전문업체의 자존심에 집착해 고객층이 협소한 개성 강한 브랜드를 잇따라 출시한 것도 부실경영의 주원인이었다.
업계 전문가는 “캐주얼화와 합리적인 저가 소비지향이 시장을 주도하는 매스 벨류마켓시대가 열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데코와 같은 여성복 업체들이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겉만 화려한 시장을 쫓았다.
반면 97년 외환위기 때 된서리를 맞았던 이랜드는 내실을 굳건히 다지고 철저하게 효율 위주의 영업을 펼쳤다. 이 덕분에 이랜드그룹은 매년 매출 25%, 순이익 80%대의 꾸준한 성장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더욱이 지난해 연말부터 카드소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데코는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
데코는 지난 상반기에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서 전년 대비 매출이 30% 역신장하는 등 극심한 판매부진을 보이고 있다.
한 여성복 업체 임원은 “경쟁 업체들의 평균 하락율이 10%선인 것에 비해 「데코」를 비롯한 「텔레그라프」 「아나카프리」 등 데코의 브랜드는 30% 이상 떨어졌다. 판매예측에 근거한 물량기획 및 재고관리가 원활치 못했다. 또 원가인상과 잦은 행사로 입금율이 낮았으며 판관비 또한 지나치게 높았다. 결국 데코는 상품이나 브랜드별 영업전략의 문제라기보다는 전반적인 경영상 문제로 고전했다”고 지적했다.
데코는 뒤늦게 경영진들을 교체하고 비효율 브랜드를 접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분위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특히 상반기에 직원의 공금횡령 사건과 CRM 관련 투자실책 등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면서 부실한 경영상태가 외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데코는 지난해부터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일본의 종합상사 등 외국계 기업에 투자유치를 추진했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부도설과 제3자 인수설 등에 시달려 왔다.
이랜드가 데코의 경영권을 인수함에 따라, 지난 20여년간 한국 여성들이 가장 즐겨 입은 대표 여성복 브랜드 「데코」는 이제 한국의 대표 캐주얼 기업 이랜드에 의해 그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데코의 불꽃이 다시 피어날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은 이제 이랜드의 경영능력에 의해 판가름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