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게릴라, 「하우스오브디엘」

2006-07-18 예정현 michel@fashioninsight.com

디자이너 대신 스타일 DJ, ‘현장에서’ ‘직접’ 소비자 요구 반영

디자이너의 일방적인 패션철학의 관행을 과감히 탈피하고 소비자와 직접 현장에서, 시각적으로, 창의적으로, 쌍방향 통신하는 어패럴업체 ‘하우스오브디엘(House of Diehl)’은 기존의 패션 관행에 정면 대응하는 패션게릴라라는 점에서 어패럴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소비자는 디자이너가 제작한 의류를 단순히 ‘구매’하는 하부적인 존재라는 개념을 타파하고 디자이너와 소비자가 함께 움직이는 쌍방향 패션 컬렉션, 퍼포먼스형 파티, 문화적 철학을 결합시킨 새로운 예술 형태로 패션을 정의하는 ‘하우스오브디엘’의 철학은 패션=‘도회적인 유흥(urban entertainmnet)’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발을 알린다.

관행 탈피한 패션 민주주의
하우스오브디엘은 2001년 뉴욕에서 스타일리스트겸 아티스트 메리조디엘과 로맨밀리식이 주창한 반(反)패션 현상으로, 자의적인 감성에서 패션을 주도하는 디자이너(designer)라는 개념 대신 소비자의 즉각적인 요구에 반응하는 ‘스타일 DJ’라는 개념을 도입, 디자이너가 지휘하는 패션 체계를 깨뜨리는 ‘패션 민주주의’를 주창한다.
기존의 디자이너와 달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빈티지 의류를 믹싱(mixing), 커팅(Cutting), 패셔닝(Fashoining)하는 ‘하우스오브디엘’의 스타일 DJ들은 클럽 DJ들이 음악을 믹싱하듯 소비자의 감성과 DJ의 감성을 믹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독특한 제품으로 재창조해 ‘디자이너는 소비자의 감각적 심부름꾼’이라는 컨셉을 전달한다. 이 같은 컨셉은 디자이너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빈티지 의류를 재가공한다는 점에서, 또한 패션의 정형화된 틀을 깨뜨리는 ‘게릴라식 퍼포먼스’ 형태라는 점에서 제도권 패션 집단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정형화된 패턴도 없고, 스케치북도 없고, 새로운 패브릭이나 컬러/스타일 등 트렌드를 구축하는 요소에 구애받지 않고 ‘영감에 의해 작업’하는 스타일 DJ들의 작업에 대해 ‘창의적인 노력이 빠진 쇼맨쉽’에 불과하다는 비판 역시 패션에서 디자이너들의 의미가 축소되고 소비자들의 감성과 욕구가 최우선 된 이벤트 컨셉에 대한 반발이 표출된 것이다. 즉 트렌드 구축의 1차 지휘자로 패션을 이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디자이너들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
그러나 패션에 대한 자기 주장이 어느 때보다 강해진 소비자들은 ‘하우스오브디엘’의 패션 민주주의 정신에 신선한 매력을 느끼고 있어 ‘하우스오브디엘’의 패션 게릴라 정신은 메인스트림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창의성과 캣워크 구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4대 패션철학
언론과 마니아를 통해 바이러스처럼 확산되고 있는 ‘하우스오브디엘’의 패션 원리는 개인과 개성을 중시하는 4대 선언으로 구성된다.
1. 디자이너는 죽었다. 이제는 인스턴트꾸띄르 시대(The Designer is Dead: Long live Instant Couture)
2. 패션은 공식에 불과하다. 차이를 낳는 변수는 바로 각 개인 (Fashion is a Formula: You are the Only Variable)
3. 패션은 언어다. 표현하고 싶은 대로 입어라 (Fashion in a Language: Wear what you mean)
4. 패션 아이콘은 옛말. 트렌드세터는 고리타분한 과거에 불과하다. 다른 사람의 옷차림을 따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Icons are Bygones: The Artists- Star is a Passe. No one likes to watch).
듣기에도 개혁적이고 과감한 ‘하우스오브디엘’의 패션 선언은 각종 매체에 ‘패션 전복자’로 다뤄지면서 뉴욕, 런던 ,몬트리올, 유럽 등지에 디엘리즘을 확산시키고 있다. 개성을 중시한 ‘패션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하우스오브디엘’의 각 제품은 그 옷의 감성에 가장 잘 맞는 한정된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한정 생산되어 획일적인 트렌드의 탄생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한다.

디엘리즘(Diehlism)
패션을 대하는 자유분방함과 개혁성 때문에 신조어로 등장한 디엘리즘(Diehlism)이라는 표현은 패션구성원(디자이너/브랜드/소비자)들이 패션을 ‘창의성과 선택의 고민’ 과정으로 이해했던 관행을 깨고 패션을 ‘즐거움과 도전, 디자이너와 소비자의 2인무’라는 ‘재미(fun)’의 관점을 강조하면서 패션이 짊어지고 있던 ‘뭔가 있는 체하는 무게’를 날려 버리는 혁신적인 개념이다. 또한 제품 전체를 빈티지 의류로 제작함으로써 새로운 패브릭과 가공법에 매달려 자원을 낭비하고 불필요한 금전적 소비를 이끄는 관행에 쐐기를 박는다. 이 같은 빈티지 재활용 아이디어는 ‘돈 없는 사람도 패션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지극히 단순한 논리를 반영한 것으로 디엘리즘을 선봉하는 일부 마니아들은 ‘하우스오브디엘’의 인스턴트 꾸띄르를 통해 개인의 감성을 의류에 공격적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디엘리즘에 의하면 이 같은 현상은 “예술은 인간의 물질적/심리적 상태의 표현(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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