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1 오서희 대표 montemilano@naver.com
오서희의 K패션, 세계를 입히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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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 규모의 섬유패션 전시회인 '프리뷰 인 서울2025(Preview In Seoul 2025)'가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
2025년 프리뷰 인 서울 2025(PIS2025)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8월 20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프리뷰 인 서울은 거대한 섬유 전시회라기보다 하나의 따뜻한 이야기 같았다. 전 세계 500여 개 기업이 모여 중국과 일본, 방글라데시, 대만 등 각국의 장인정신과 기술을 풀어놓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원단의 진열이 아니라 시대와 사람, 그리고 기억이 겹겹이 쌓여 만든 이야기의 조각들이었다.
올해는 참가 수가 작년보다 조금 줄었지만, 오히려 전시장의 공기는 한결 차분하고 깊었다. 숫자가 아닌 진정성으로 채워진 자리였기 때문이다. 개막식 무대는 실과 선을 형상화한 춤으로 시작되었는데, 수많은 가닥의 실이 모여 원단이 되고, 그 원단이 다시 옷으로 태어나듯, 각 나라의 사람들이 서로의 문화와 가치를 이어 하나의 큰 직물을 짜내는 듯한 감동을 전했다. 그 순간 섬유는 더 이상 공장에서 찍어내는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따뜻한 매개체로 다가왔다.
섬유, 단순한 소재를 넘어 따뜻한 매개체로
특히 일본에서 온 빈티지 다이마루 부스는 많은 이들을 잠시 걸음을 멈추게 했다. 오래된 저속 편직기와 츠리아미 기계가 뿜어내는 둔탁한 리듬은 마치 시간의 숨결 같았다. 빠르고 효율적인 생산을 자랑하는 최신 설비와는 달리, 다이마루 기계는 한 올 한 올에 숨을 불어넣듯 천천히 움직였다.
손뜨개와 같은 부드러움, 세월이 만들어낸 따스한 원단의 감촉은 보는 이들에게 “옷이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삶을 감싸는 기억”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그것은 단순히 일본의 기술을 전시하는 장이 아니라, 시간이 쌓아온 진정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방글라데시와 중국, 대만의 부스는 대규모 생산과 기능성 소재를 내세웠지만, 그 속에도 따뜻한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값싼 노동력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그들의 공장이 이제는 지속가능한 원단, 친환경적인 가공 기술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부스는 AI 기반 디지털 룩북과 피칭 스테이지를 통해 섬유산업의 또 다른 미래를 보여주었다. 단 몇 번의 클릭만으로 완성되는 룩북과 숏폼 영상은 전시의 감동을 온라인으로 확장했고, 바이어와 기업 사이에 단순한 거래 이상의 스토리를 남겼다.
기술이 차갑게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사람을 향한 따뜻한 배려가 살아있었기에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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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참관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지식 교류를 넘어 약속의 장으로
전시장 곳곳에서는 글로벌 포럼과 세미나가 열리며 지속가능한 성장, 아시아의 협력, K-텍스타일의 세계적 흐름에 대한 담론이 오갔다. 그것은 단순한 지식 교류가 아니라, 같은 길을 걷는 동료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미래를 약속하는 장면처럼 보였다.
프리뷰 인 서울은 이제 단순히 섬유를 사고파는 시장이 아니었다. 이곳에서 만난 원단 하나, 기계 하나, 그리고 사람 하나가 모두 스스로의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빠른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남아있는 느린 기계의 박동, 땀방울로 직조된 원사의 무게, 그리고 AI가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까지,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우리에게 한 가지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섬유는 결국 삶을 감싸는 따뜻한 기억이고, 그 기억은 국경을 넘어 모두를 이어주는 언어라는 것이다.
프리뷰 인 서울은 성과의 숫자나 규모로 남는 행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실과 선이 얽혀 만들어진 하나의 직물처럼,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혁신, 기술과 감성이 한데 어우러져 우리 모두의 마음을 덮어주던 순간이었다. 전시장을 떠나며 가슴에 남은 것은 화려한 부스의 이미지가 아니라, 사람과 시간이 직조해 낸 진정성의 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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