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다가오는데 패션업계는 한파…상장사 빅5 실적 줄줄이 급감

2025-05-21 서재필 기자 sjp@fi.co.kr

경기 침체·물가 상승 여파로 소비 줄인 탓…업황 부진 직격탄

시장 불황일수록 브랜드 경쟁력 중요…아이덴티티 강화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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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패션기업 상장사로 꼽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F&F 등 5곳 모두 올 1분기 매출이 감소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끝모를 경기 부진에 종잡을 수 없는 날씨 영향으로 패션기업들이 전례 없는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패션기업 상장사로 꼽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F&F 등 5곳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사상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는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시장 포화, 비상계엄 등의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예년과 다른 기온 변화, 잦은 비, 늦더위 등 예측 불가능한 날씨는 계절성 의류 판매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또 무신사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세가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면서 오프라인 중심 레거시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먼저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5% 줄어든 504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무려 37% 감소한 340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후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일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빈폴, 구호 등 간판급 브랜드들의 성장 둔화가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F&F는 전년동기 매출이 0.3% 줄어든 5056억원, 영업이익은 5.1% 감소한 1236억원을 기록했다. F&F의 경우 주력 브랜드 MLB의 브랜드 노후화를 우려한다. MLB는 과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나, 최근 트렌드 변화에 따라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섬은 380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3.4% 줄었고, 영업이익은 218억원으로 32.9% 감소했다. 한섬의 경우 온라인으로 소비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오프라인 백화점 채널 소비가 줄어든 것이 영향이 미쳤다. 특히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기존 타임, 마인, 시스템 브랜드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평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가장 심각하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7% 감소한 3042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58%나 쪼그라들어 업계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중국 법인 등 해외에서 부진한 성과를 낸 것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중국법인의 올 1분기 매출액은 2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2.4%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톰보이 매출도 16.8% 줄어든 484억원, 스위스 소재 법인(PP Products Prestiges S.A.)은 6.9% 줄어든 2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해 일부 수입 브랜드들의 계약 종료로 수입패션 부문 경쟁력이 약화된 점도 한 몫 했다.


LF의 경우 코람코자산신탁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매출액 4304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4% 늘어난 30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패션 부문만 놓고 보면 여전히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LF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1분기 패션부문 매출은 329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6% 감소했다. 여기에 상품 및 제품 매출원가 1727억원과 판관비 2455억원을 빼면 90억원 적자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하고 포트폴리오 다변화 … 실적 반등에 집중


대기업 5곳 모두 실적 반등을 위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해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해외진출,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로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자체 브랜드 빈폴, 갤럭시, 에잇세컨즈, 구호 등 지속적인 리뉴얼을 통해 고객층을 확대하고 온라인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시장의 경우 준지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전 세계적으로 강화한 후 해외 주요 편집숍 및 백화점 입점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 부문 부진을 뷰티에서 메꾼다.


한섬은 뷰티 브랜드 오에라 육성, 새로운 컨셉의 브랜드 론칭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연작, 비디비치 등 자체 뷰티 브랜드 육성 및 새로운 뷰티 브랜드 발굴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또 F&F는 디스커버리 브랜드의 중국 및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증권가에 따르면 F&F는 하반기 디스커버리 중국 매장을 10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이 소비 활성화를 위한 부양책을 꺼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에 대한 수혜를 기대하려는 전략이다.


LF는 미래 기업가치의 핵심인 브랜드 가치를 경영의 중심에 두고 브랜드 아이덴티티 확립을 위한 기존 브랜드의 정비 작업과 신규 브랜드 런칭 및 육성전략을 병행한다. 이와 함께 지난 2023년 인수한 디홀릭의 유통망 확장 등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힘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불황일수록 브랜드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기존 핵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하면서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디자인·품질·마케팅을 혁신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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