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Italy’를 활용한 슬기로운 패션 비즈니스

2025-04-04 오서희 대표 montemilano@naver.com

오서희의 K패션, 세계를 입히다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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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무역관이 주최한 나폴리 전시회



필자는 이탈리아 무역공사의 초청으로 나폴리와 인근 유통 단지를 방문하며, 이탈리아 패션 산업의 뿌리 깊은 역사와 생산 시스템, 그리고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 방식을 직접 보고 듣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왔다.


생산 현장을 돌아보며 흥미로웠던 점은 이탈리아 생산 업체들이 일정 수량의 주문만 충족된다면 주문자 상표 방식(OEM, ODM)으로 제품을 제작해준다는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탈리아에서 제작되면서도 주문자의 브랜드 라벨을 부착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즉, ‘Made in Italy’라는 글로벌 프리미엄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브랜드의 국적은 한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레오나드(Leonard)’에서 바잉 업무를 담당했던 필자의 경험과도 직결된다. 당시 프랑스 브랜드임에도 상당수의 제품이 이탈리아에서 생산되고 있었는데, 이는 브랜드의 품질과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오늘날 한국의 패션 기업들도 이탈리아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을 활용하면, 비슷한 가격대에서도 뛰어난 디자인 완성도와 소재, 봉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Made in Italy’ 라벨을 통한 브랜드 가치 상승 효과는 더욱 강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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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패션 산업의 글로벌 위상


최근 이탈리아 패션 제품의 수출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이탈리아의 의류 및 액세서리 수출 총액은 약 162억 달러로, 전년 대비 7.39% 증가했다. 이는 이탈리아 패션 산업의 경쟁력과 세계 시장에서의 확고한 위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패션 무역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023년 기준, 이탈리아는 한국에 약 7억 1,500만 달러 상당의 제품을 수출했으며, 이는 2018년 대비 연평균 3.7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편 한국은 이탈리아에 약 50억 달러 규모의 제품을 수출하여, 양국 간 무역 관계가 상호 호혜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의 고품질 섬유 소재는 이탈리아 시장에서 점차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2001년 설립된 한국 브랜드 ‘몬테 밀라노’의 초기 전략도 이와 매우 유사했다. 브랜드 론칭 전, 필자는 프랑스 브랜드 ‘레오나드’의 바이어로 활동하며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패션 공급망을 깊이 있게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국 브랜드를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는 혁신적 모델을 구축했다.


그 결과 몬테 밀라노는 이탈리아 현지 ODM과의 협력을 통해 'Made in Italy' 제품을 선보이며 국내 프리미엄 편집샵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한국적 감성과 이탈리아의 장인정신이 결합된 이 모델은 당시 국내 패션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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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회의 장, 국내 이탈리아 패션 전시회


오는 7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이탈리아 패션 전시회는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현실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양한 이탈리아 패션 ODM 및 OEM 기업들이 참가하여 한국 바이어 및 브랜드들과 직접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계약을 위해 반드시 이탈리아 현지를 방문하여 샘플과 최소주문수량(MOQ)을 확인해야 했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국에서 직접 제품을 확인하고 계약을 논의할 수 있어 접근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특히 중소 규모의 브랜드나 스타트업에게는 이탈리아 생산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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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패션 생산 주요도시 표시



K패션의 새로운 전략적 방향성


한국은 현재 'K패션'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그 존재감을 확장하고 있지만, 고급 패션 시장에서는 여전히 'Made in Korea'가 가진 글로벌 인지도에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한국에 두면서도 제품의 생산은 이탈리아에서 진행함으로써 브랜드의 스토리텔링과 품질 신뢰도, 나아가 수출 가능성까지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 강화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생산 아웃소싱 전략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과 철학을 글로벌 시장에 맞게 재정립하는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 될 것이다. 한국 디자이너의 독창적 감성과 이탈리아의 정교한 장인정신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패션 브랜드 창업을 준비하는 신진 디자이너들에게도 특별한 기회다. 디자인은 한국의 창의성으로 생산은 이탈리아의 장인정신으로 완성함으로써 론칭 단계부터 럭셔리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차별화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ODM 업체들은 한국의 독특한 감성과 컨셉을 존중하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품질과 마감 수준을 구현할 수 있는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탈리아 무역공사 한국지사가 주최하는 7월 전시회는 단순한 제품 소개를 넘어, 한국 브랜드들이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한국 브랜드'라는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한국 패션 산업은 이제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의 전략적 협력은 그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이러한 협력 관계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며, 지금이야말로 'Made in Italy'라는 글로벌 신뢰도를 한국 브랜드의 성장 날개로 삼을 때임을 강조하고 싶다. K패션의 창의성과 이탈리아의 장인정신이 만나는 지점에서,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새로운 흐름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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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희(Sylvia Oh)는 미국 오클라호마시티대학교와 홍익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프랑스 브랜드 레오나드(LEONARD PARIS) 바잉팀장을 거쳐 2001년 몬테밀라노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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