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닝테크텍스타일, 가치있는 소비를 향하다

2025-02-28 김희정 기자 heejung@fi.co.kr

“패션계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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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닝테크 텍스타일 개념도



도파민 과잉 시대, 늘 새롭고 신선하고 빠른 것을 요구하는 시대, 많이 보고 듣고 쓰면 둔해지게 마련. 그 어느 때보다도 새롭길 원하는 요즘이다.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라는 말에 이어 '내가 산(buy) 것이 곧 내'가 되는 시절이다. 늘 새로운 것을 요구하니 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고 그 속도에 맞추지 못하는 것들은 선택받지 못하거나 한번 쓰고 버려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는 속도에 비례해 버려지고 잊혀지는 것도 넘쳐난다.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은 누구나 있고 지구를 위한다는 제품 역시 많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친환경보단 예쁜 것에 눈이 가고 구매 결정을 내린다.


게다가 모두가 친환경이라 한다. 하지만 모르겠다. 내가 산 물건이, 내가 행하는 소비가 도대체 얼마만큼 지구환경에 기여하는지를.


데캄 미닝테크텍스타일은 이러한 생각으로부터 출발했다. 생색내기 친환경 말고 '진짜' 친환경이 필요했다.


이야기가 있는 업사이클링


지난해 8월 PIS에 참여한 이민정 데캄 대표가 전시 기간동안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고맙다”이다.


친환경 소재 제품을 만들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알아봐야 할지 막막했다는 디자이너들이 활짝 웃으며 감사하다는 말을 전할 때마다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음에 되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데캄은 2여 년의 구상 끝에 지난 2023년 11월 설립 이후, 올 8월에 정식 출사표를 낸 스타트업이다.


그러나 미닝테크텍스타일은 이 대표가 오가닉 소재 업체에서 나와 '메이크디'라는 가방 브랜드를 만든 12년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디자이너로서의 원단에 대한 고민과 친환경에 대한 사유, 미심쩍고 원에 차지 않는 시스템을 바꾸고 싶은 욕심과 패션업은 둘러싼 그녀의 모든 경험을 이어낸 것이 오늘의 미닝테크텍스타일이다.


디자이너는 예쁘게, 생산업체는 품질에만 집중해 제대로 된 제품을 제대로 된 가격으로 만들고 싶었다. ‘친환경 제품은 비싼데 안 예뻐’ ‘업사이클 재활용 제품인데 가격이 싸야지’ 하는 선입견도 바꾸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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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소방호스로 만든 스니커즈



쓰임을 다하거나 버려진 원단을 가치있게!


이것이 바로 미닝테크텍스타일(MTT, Meaning Tech Textile)의 핵심모토다. 8년 전 뉴욕 캡슐쇼에서 자신의 데님팬츠에 깃든 스토리를 자랑스레 늘어놓은 사람의 이야기에 적잖은 충격과 깊은 감동을 받은 이 대표는 이후 자연스레 친환경 세계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막연한 친환경이 아닌 구체적인 친환경을 배우기 위해 택한 대학원 과정에서 폐소방호수 원단 관계자를 만났고 지금의 데캄이 만들어진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지금의 친환경은 너무 형식적이거나 명분뿐이거나 캠페인적 요소에만 머물고 있는 현실을 시스템화하여 생산자도 소비자도 만족하는 친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상세페이지에 아무리 친환경에 대해 진심을 다해 기록해도 표현의 한계가 있고, 관련 인증을 획득하고 명시해도 어필되지 않는다.


버려진 원단을 단순히 제품에 녹여내기만 한다고 친환경 혹은 업사이클링이 아니다.


탄소 발생 줄임을 가시화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찾아나갔고 그 결과 원단의 이력에 주목했다.


단순히 원기능을 다해 버려진 원단을 재사용하는 것으로는 소비자를 설득할 수 없다. 제조이력 추적으로 얼마나 오래된 원단인지 그래서 탄소 발생 줄임에는 얼마나 기여하는지 그리고 켜켜히 쌓인 시간동안 어떤 스토리는 가졌는지.


그리하여 친환경 패션의 새로운 장르 ‘미닝테크텍스타일’이 세상에 나왔다. 디자이너가 필요로 하는 원단과 이곳저곳에서 버려지는 혹은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방치된 원단을 이어주는 시스템.


이 대표는 “MTT(Meaning Tech Textile)는 원단의 이력과 재활용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패션테크를 활용하여 폐의류의 과거 이력을 QR 코드로 추적한다”라며 “이 시스템은 업사이클링 문화를 확산시키고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다르게 보기


미닝테크텍스타일은 결국 다르게 보기이다. 쓰임을 다하거나 쓰여지지 않고 버려진 원단에 담긴 이야기를 수집하고 아카이빙해 새롭게 탄생시키고자 한다. 현재 데캄의 핵심 비전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사업은 ‘히어로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는 폐소방호스와 소방복을 활용하여 가치소재(미닝)을 발굴하고 친환경 업사이클 원단을 개발하는 것으로 크게 3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첫째, 폐원단의 재가공이다. 폐소방호스와 소방복을 수거하여 새로운 업사이클 원단으로 재가공하고 다양한 브랜드와 디자이너에게 제공한다. 둘째, 가치 있는 소재 발굴. 이력을 QR코드로 추적하여 소재에 담긴 스토리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소방관의 가치와 용기를 존경하는 문화를 확산시킨다. 끝으로 탄소 발생량 관리를 목표로 제품 제작 과정에서의 탄소 발생량을 측정하고 관리하여 지속 가능 패션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패션업계와 함께 하고자 이민정 대표는 데캄의 미닝테크시스템을 디자이너와 브랜드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업사이클 패션 플랫폼 ‘스티치 오브 스토리즈’를 만들어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친환경은 그저 폐자재의 의무적인 업사이클링에 있다면 데캄이 바라는 친환경은 상상력을 무한히 펼칠 수 있는 장이 되어 카피 걱정없이 제품을 만드는 디자이너, 가격 신경 안 쓰고 제품을 만드는 공장, 자신은 취향을 담뿍 담아낸 소비활동에 있다.


파타고니아같은 브랜드 100개를 만들어내겠다는 이민정 대표의 목표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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