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직원의 인생을 흔드는 사람

2024-12-02 박중근 대표 jk.park@kempkorea.net

박중근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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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사람이 모인 조직에 속해 있으며, 어쩌면 대부분이 내재된 분노를 안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소한 촉매만 있어도 곧 터질 것 같은, 일촉즉발의 감정 상태에 놓여 있는 것 같다. 격동의 민주화 과정을 통해 사회는 진일보했지만, 조직 내 성숙한 민주화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듯하다.


국내 600만 개 이상의 회사를 모두 조사해 본 것은 아니지만, 지난 6년간 교육과 컨설팅을 통해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이를 추론해 볼 수 있다. 대표적인 회사 평가 사이트에 다년간 접속해 분석해 보면, 상사와 회사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본인의 문제를 숨기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 파악은 어렵지만, 각자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한국의 상사들은 자주 ‘요즘 것들은 왜 이럴까? 왜 참을성이 없고 자기 욕구만 강하게 표현할까?’라는 볼멘소리를 내뱉는다. 애써 참다가도 어느 순간 폭발하면, 해서는 안 되는 말이나 행동을 하게 된다. 이는 리더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시행했다. 직원이 약자라는 전제에서 출발한 이 법이 상사들에게는 더 큰 분노를 유발하는 듯하다. 보호받아야 할 사람은 상사라는 외침이 이어진다. 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난 2023년 말 기준으로 직장 내 괴롭힘 고발 건수는 만 건을 넘었고,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 법이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겠지만,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


필자는 지난 6년간 리더들을 대상으로 갈등을 줄이기 위한 강의와 개별 코칭을 진행해 왔다. 이 법이 특정 집단에만 유리한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고발의 유형은 매우 다양하다. 회의 중 모욕감을 느꼈다거나 인격적인 공격을 받았다는 식의 심리적 갈등이 상당하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리더의 행동이 직원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과거 결재판이나 심지어 재떨이를 던지는 것과 같은 물리적 폭력의 시대는 거의 정리되었고, 이제는 심리적 괴롭힘의 시대가 도래했다. 가스라이팅이라는 표현이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으며, 상식적이지 않은 상사의 갑질도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직장인들의 소통 창구인 블라인드, 잡플래닛, 리멤버 등을 보면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일방적 주장이 많아 한쪽 편을 들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픔이 많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직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상사를 떠난다’는 말을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열심히 일하려던 직장을 상사 때문에 떠나는 경우를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물론, 과거보다 상식적으로 일하는 리더가 더 많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상사들도 많은 교육을 받고 말과 행동에 신중해지려 노력한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좋은 롤모델을 접하지 못한 리더들이 많고,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 또한 마냥 쉽지만은 않다. 어떻게 말을 해야 상대가 상처받지 않고 동기 부여가 될지, 더 나아가 조직의 성장을 촉진하고 행복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정교한 교육을 받은 적이 거의 없다.


현재 조직의 리더들은 과거 카리스마적 리더십의 대표격인 GE의 전 CEO 잭 웰치와 애플의 전 CEO 스티브 잡스를 우상으로 여기곤 한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인물이었나? 뉴욕타임스의 한 칼럼니스트는 잭 웰치를 ‘21세기의 상사 관리자로 불러서는 안 된다’고 평가했다. 그를 편협하고 단기적 목표에만 집중하며 직원들을 무시한 남성 권위주의자로 지적했다. 이런 평가에 당황스러운 리더들도 많겠지만, 관계가 성과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이 더욱 부각되는 지금의 세대는 그들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한편, 스티브 잡스 역시 위대한 혁신가로 칭송받지만, 실제로 함께 일한 사람들은 그를 일하기 좋은 상사로 보지 않았다. 그들은 공감 능력보다는 목표를 위해 맹렬하게 질주한 리더였다.


여기서 그들을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리더의 행동과 말이 얼마나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조직을 떠나기로 결심하게 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특히 MZ세대는 ‘지동설’ 세대다. 많은 것들이 자신에게 맞춰져 돌아가는 환경에서 성장했다. 부모는 자녀를 위해 기꺼이 헌신했고, 소셜미디어는 그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하지만 조직에서 만난 상사는 예외적인 존재다. 이제 이들은 태양처럼 뜨거운 상사를 만났고, 그 존재는 여간 불편하지 않다. 이들은 자신의 삶이 이제 ‘지동설’에서 ‘천동설’로 바뀌는 현실 속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수많은 갈등이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직장이란 태양계에서 서로 적정 거리를 유지하고 알맞은 궤도를 도는 방법을 찾는다면, 하루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직장 생활이 좀 더 행복하고 생산적이지 않을까? 인생을 더 멋진 방향으로 바꾸고, 전폭적인 신뢰를 얻는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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