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와 기업 밸류는 어떻게 정하나?

2024-11-15 이원석 산산기어 CFO 

이원석의 패션과 투자 가이드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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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빠르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외부자금을 조달하는 행위지만, 더 간단히 말하면 적절한 기업 밸류에 일정량의 지분을 판매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제품과 서비스는 가격이 존재하지만,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기업 밸류는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기업의 가치 평가 방법은 다양하지만, ‘‘절대적 가치평가’와 ‘상대적 가치평가’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절대적 가치평가는 기업의 밸류를 시장이나 경쟁사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지않고 기업의 내부 요소에 기반해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상대적 가치평가는 산업 내 다른 기업이나 시장 평균과 비교하여 상대적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인데, 기업은 항상 시장 내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평가를 할 때도 시장 환경과 경쟁사의 밸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에 근간을 두고 있다.


절대적 가치평가


대표적인 절대적 가치평가 방법으로는 DCF(Discounted Cash Flow) 분석이 있는데, 기업이 앞으로 벌어들일 현금흐름을 예측하고 여기에 적절한 할인율을 적용해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금흐름이나 할인율을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잘못된 가정이 적용될 경우 평가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에 현실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다른 방법으로는 자산 기반 평가법이 있다. 기업이 보유한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을 평가해 청산가치를 계산하는 것으로, 은행 등이 대출 한도를 산정하기 위해 많이 활용한다. 은행이 대출금을 상환받기 어렵다 판단되는 경우,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기계 등을 처분하여 손실을 매워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가치의 최소값을 산정할 수는 있겠으나, 성장성, 무형자산 등 미래 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절대적 가치평가 방식은 기업의 내재적 가치를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데 의의가 있으나, 사실상 정확한 추정이 불가능하고 시장의 변화, 경제 상황 등 트렌드를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와 관련해서는 거의 활용되지 않는다.


상대적 가치평가


절대적 가치평가법의 한계로 등장한 것이 상대적 가치평가 방식인데, 기본 로직은 산업 내 존재하는 유사 기업의 밸류(일반적으로 상장사)를 특정 실적(일반적으로 당기순이익, 영업이익 등)으로 나누어 멀티플을 구한 후, 이를 우리 회사의 실적에 곱하는 것이다. 다양한 멀티플이 존재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것들은 EV/EBIT(Enterprise Value to EBIT, 기업 밸류를 영업이익으로 나눈 수치)와 PER(Price to Earning Ratio, 기업 밸류를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수치)이 있다.


우선 EV/EBIT를 살펴보자. EBIT라는 것은 Earning Before Interest and Tax의 줄임말로, 지난 회차에서 설명한 ‘회계상 영업이익’이 바로 EBIT이다. 따라서 EV/EBIT은 기업가치를 영업이익으로 나눈 멀티플이라는 의미가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EBITDA라는 개념도 존재하는데, EBIT에서 DA(Depreciation & Amortization, 각각 유/무형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를 의미)를 차감하지 않은 영업이익을 의미한다. Multiple의 개념 이해를 돕기 위해 하는 말이지만, Multiple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업은 감가상각비가 발생하고 초기 기업은 감가상각비가 없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기준 기업의 EBITDA가 아닌 EBIT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자사 가치평가에 유리하다 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PER을 살펴보자. Price to Earning Ratio에서 Earning이란 당기순이익을 의미하는데, ‘이번 기간에 기업의 모든 영업/비영업 활동을 통해 만들어 낸 최종 이익’을 뜻한다. 즉,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에서 영업과 무관한 수익/비용(예: 패션기업이 비트코인 투자를 통해 창출한 이익, 은행 대출금에 대한 이자비용 등)과 세금관련 수익/비용을 더하고 뺀 수치이다. 거꾸로 설명하면, 당기순이익(Earning)에서 금융수익/비용(Interest)와 세금관련 수익/비용(Tax)을 더하고 빼지 않은 것이 Earning Before Interest and Tax, 영업이익이 된다.


구체적 수치를 적용해 EV/EBIT, PER을 활용하여 기업 밸류를 산정해보자. 당사는 매출 100억원, 회계상 영업이익 30억원, 당기순이익 20억원을 기록하였다고 가정하고, 기준이 되는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3조원, 영업이익 3천억원, 당기순이익 1500억원이라고 한다면, EV/EBIT Multiple은 10, PER Multiple은 20이 된다. 이를 적용한다면 당사의 기업가치는 EV/EBIT 기준 300억원, PER 기준 400억원으로 산출된다.


멀티플과 밸류에이션


결론적으로, 비상장 기업 투자유치에 있어서는 상대적 가치평가법이 더 적합하며, 그 중에서도 EV/EBIT, PER 등이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위와 같은 밸류 산정 과정은 기업의 밸류를 정확히 구하는 것이 아닌 적절한 밸류의 범위를 구하는 것이 목표이기에, 3개 이상의 기업을 활용해 멀티플을 도출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렇게 구한 Range를 기준으로, 비즈니스의 성장성과 안정성, 투자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시너지와 이익률 개선, 경영권 확보 여부에 따른 프리미엄 등 다양한 요인들이 함께 고려되며 밸류가 더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다.


칼럼 초기에 언급했듯이 패션 산업의 경우 일정 수준만 되면 현금 흐름이 좋아 투자 유치에 대한니즈가 낮을 수 있다 해도, 유행이 빠르게 바뀌어 비즈니스에 대한 안정성이 낮다 평가받아 타 산업 대비 멀티플이 낮게 적용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적절한 밸류에이션과 투자 유치를 할 수 있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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