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5 김강화 대표 intervog@naver.com
김강화의 패션산업 AI·빅데이터 활용 전략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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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AI MD’로는 미래의 수요를 예측할 수 없다. |
◇ 패션 MD란?
머천다이징(MD)은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품의 구입부터 가격 책정·판매 방법·매장 진열 방식·판촉 방법까지 기획하고 실행’하는 기업 활동의 하나로 패션기업 및 소매 유통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품 기획’으로 칭하며 때론 ‘상품 정책’ ‘상품화 계획’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머천다이저(MD)의 업무 내용은 ‘상인’을 의미하는 ‘Merchant’가 주로 하는 활동으로 시장 조사, 상품 라인업, 기획안의 작성, 생산부터 유통의 준비, 판매 전후의 소비자 반응 조사까지 광범위 하다. 무엇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시장과 많이 팔리는 상품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트렌드에 맞는 상품 개발 및 상품 기획으로 히트 상품을 만들어 냄으로써 해당 브랜드와 기업에 영업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기업 또는 브랜드의 ‘수준’이나 ‘이미지’를 지키는 아주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머천다이저(MD)의 업무를 살펴보자.
① 시장 조사
사내 관련 부서와 제휴해 차기 시즌에 유행할 트렌드를 파악한다. 시장 조사는 국내외 스트리트 상권을 비롯 컬렉션과 소재 전시회, 관련 점포 등 다방면에 걸쳐 진행된다.
② 샘플 제작
시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차기시즌 상품의 테마와 컨셉을 정리해 패션 디자이너, 패턴사와 협력하면서 제품 이미지를 구체화 한다.
③ 상품 기획
상품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위해 디자인 가제본이나 샘플을 바탕으로 세부 사항을 확인해 디자인을 결정한다. 여기서 정리된 패턴과 소재 특성, 적용 원단이나 봉제 방법까지 자세한 작업(생산) 지시서를 작성한다. 또 시즌별 판매 계획을 보면서 상품 생산량을 검토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짠다. 동시에 전시회 준비도 해야 한다.
④ 생산 계획
상품화가 결정되면 생산 관리, 바이어 등을 비롯 자재 매입을 진행한다. 품질과 원가를 바탕으로 원재료 선정에서 공장 수배까지 모두를 MD가 해야 한다.
⑤ 판매 계획
MD는 사내뿐만 아니라 사외에서의 영업 활동이나 판매 촉진 활동도 병행해야 한다. 상품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PR(홍보)과 판매 전략을 세우고 효과적인 광고 방법을 제안하는 것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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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MD의 기능 분류 |
◇ AI가 MD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
AI는 인공 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줄임말로 컴퓨터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학습, 추리, 적응 등의 기능을 갖춘 컴퓨터 시스템을 의미한다. 현재 AI의 중심 기술은 기계 학습이다. 기계 학습이 가능한 AI는 번역이나 자동 운전, 의료 화상 진단, 바둑 등에서 인간의 지적 활동을 대체해 가고 있다.
그렇다면 패션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업무인 MD를 AI가 대신 할 수 있을까? ‘AI MD’가 과연 가능하냐는 것이다. 컴퓨터를 패션 업무가 가능하도록 학습시킬 수가 있을까? 이것이 가능해진다면 패션업계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
MD 즉 상품 기획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어떤 상품이 어느 정도 팔릴 것인가’하는 예측의 문제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본래 신의 영역이라 하지 않던가. 아주 유능한 인간 MD라 하더라도 대체로 ‘2주까지’의 예측만 어느 정도 가능할 뿐이다. 2주 이후의 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일명 ‘깜깜이’가 된다. 그러니 ‘다음 시즌’에 무엇이 어느 정도 팔릴 것인가에 대해서는 인간 MD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직업상 어쩔 수 없으니 이런저런 자료를 토대로 예측 아닌 예측을 내놓을 뿐이다.
그렇다면 하루가 다르게 똑똑해지고 있는 AI의 도움을 받는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AI MD’란 문자 그대로 인공 지능(AI)을 활용한 머천다이저(MD)를 말한다. AI MD의 주 역할은 잘못된 트렌드 예측으로 인해 발생하는 잉여 재고의 폐기 및 처분만을 목적으로 한 지나친 할인 판매를 억제하는 데 있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정상 판매율을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DX(디지털 변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요 요소인 ‘디지털 전환(Digital Shift)’은 최소한의 노력(자금)으로 최대의 효과(매출)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것을 가능케 할 열쇠가 ‘AI MD’이며, AI MD는 수요 예측, 잉여 재고 감소, 매출 향상, 업무 향상, 경비 삭감 등을 이뤄낼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수요 예측’이라는 과제 해결을 위해 혁신 AI를 활용한 벤처 기업이 속속 진출해 곧 인간보다 정확하게 팔리는 상품을 예측할 수 있게 될 거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뚜렷한 실적을 내놓는 기업은 아직까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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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과 AI의 능력 상관 관계표 |
◇ 미래수요 예측,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AI MD의 획기적인 기능으로는 ①고객의 영상 혹은 사진에서 고객의 성별·연령·표정 등을 분석해 패션 아이템을 추천하고 ②인간의 눈 수준만큼 세밀하게 소재, 무늬, 컬러 등을 분석하거나 ③국내외 패션쇼 등을 통해 트렌드를 분석하거나 ④점포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동향을 분석하는 기능 등이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기능이 가능하다고 해서 미래의 수요까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기능은 IT적 요소이다. 현재 개발된 것은 디지티제이션(Digitization)의 단계일 뿐이다. 일부의 기업은 이것을 강조해 수요 예측까지 되는 것으로 과장하고 있다.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디지털화는 디지티제이션(Digitization)과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으로 나뉜다. 비슷한 말 같지만 의미는 전혀 다르다. 디지티제이션은 ‘수비의 디지털화’로 단지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화하고 그것을 제품에 적용시킨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디지털 카메라나 액정 텔레비전 등이다. 그 외에도 디지털을 활용해 일하는 것도 디지티제이션에 포함된다. 데이터의 보존이라는 면에서 보면 아날로그는 신뢰성이 높지만 아무래도 비효율적이다. 지금까지 아날로그로 하던 작업을 디지털화함으로써 업무의 효율화를 노리거나, 비용 절감을 꾀하거나, 리모트 워크를 추진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 안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디지털화의 첫 걸음인 셈이다.
수요 예측은 디지티제이션이 아닌 디지털라이제이션을 가능하도록 하는 결정적인 단계이다. ‘수비의 디지털화’인 디지티제이션과 대조적으로 디지털라이제이션은 ‘공격의 디지털’이다. 복수의 디지털 기술을 조합해 활용함으로써 업무와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기존의 서비스와 달리 새로운 고객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 디지털라이제이션이다.
가령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분야에서 공유의 개념은 없었다. 하지만 공유 서비스가 등장함으로써 자동차 공유의 개념이 새로이 탄생했다. 옛날로 거슬러 가면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대여점에서 빌려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동영상 전달 서비스의 등장으로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드라마와 영화 시청이 가능해진 것 또한 새로운 개념의 등장이다.
즉, 디지털라이제이션은 그 업계에서 당연하게 생각돼온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하고 업계 지도를 바꿀 만큼의 강력한 파급력을 갖게 한다. 현재 개발된 AI MD라는 IT 기능으로 디지털라이제이션이 가능하려면 그에 합당한 빅데이터와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학습과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패션 산업은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으며 제대로 집계된 데이터도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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