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핑 지수가 ‘픽’한, ‘셀프 포트레이트(SELF-PORTRAIT)’

2024-07-05 조윤예 기자 choyunye@gmail.com

‘기퓌르 레이스 드레스’의 대명사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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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아이템으로 유명세를 충분히 얻었다면, 다음 행보는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 ‘기퓌르 레이스 드레스' 하나로 우리 나라 뿐 아니라 세계 여성들의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은 셀프포트레이트의 파운더이자 크리에이티브디렉터 한 총은 11년째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고 거침없이 세계관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말레이시아 출신이지만 여러 국가를 거치면서 자란 국제적인 배경을 가진 디자이너 한 총. 페낭에 살던 어린 시절, 근처에 있던 원단시장에서 고급스럽고 비싼 소재 중 하나였던 레이스가 항상 눈에 띄었다. 굉장한 복잡성을 가진 것과 동시에 디자이너로서 다양하게 디테일에 변화를 줄 수 있고 여성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입을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비싼 소재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레이스의 매력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랐다.


“브랜드를 처음 런칭하게 된 당시, 많은 브랜드들이 나와 경쟁이 치열했던 상황이었고,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의 로고 없이도 셀프포트레이트의 옷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그게 바로 브랜드의 시그니쳐 아이템이 된 기퓌르 레이스 드레스였죠.”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누구나  기퓌르 레이스 드레스를 보면 셀프포트레이트를 떠올리도록 만들었다. 소셜미디어 역시 영리하게 이용했다. 별도의 오프라인 매장 없이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순조롭게 국제적인 세일즈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가 나고 어린시절을 지낸 말레이시아는 다채로운 문화가 섞이는 지역이다. 말레이시아의 전통 의상을 입는 의식부터 섬세한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말레이시아 문화는 그의 피 속에 깊이 녹아 있으며 창의성의 원천이 되어준다.


더불어 런던에서의 생활은 매일 다양한 형태의 창의성에 노출되어 영감의 보고가 된다.  


“런던에서는 캐주얼한 데님을 입고 저녁 식사를 하러 나오는 사람들과 함께 펍에서 격식을 갖춘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이 동시에 공존하며 그들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러한 대비(juxtaposition)는 디자이너로서 활기가 되고 자극적이며, 그에게 세계 어떤 곳에서든 다양한 글로벌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힘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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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친화성은 절대적인 요소


그가 브랜드를 지금처럼 더 성장시키기 위해 실행했던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다면 2018년 런던의 플래그십 매장 오픈, 그리고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의 주인공 피비 디네버의 패션 캠페인 촬영을 처음 함께 진행했던 일을 꼽는다.


누가 봐도 셀프포트레이트와 이미지가 ‘찰떡'인 조합. 거기에 더해 나이를 불문하고 영원한 패션 아이콘 중 하나인 케이트 모스와의 조우도 빠트릴 수 없다.


그는 이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했지만 지금까지 브랜드를 글로벌하게 키워올 수 있었던 전략은 역시 소셜 미디어를 매개로 한 소비자들과의 솔직한 소통이었다고 밝힌다.  


자신의 브랜드가 소셜미디어의 ‘얼리어댑터'로 자리잡도록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전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비자들의 솔직한 피드백이 그에게는 소중한 재료가 된다.


또 하나 특별하게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팀원들과 그들의 관심사, 여가 활동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문화적 변화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여기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컬렉션과 브랜드 활동을 기획한다.


이는 단순히 트렌드를 좇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패션 환경과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적응하면서도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라고 본다.


그는 “팀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얻은 문화적 시각을 컬렉션에 반영하여 시대 정신을 담아내고, 동시에 브랜드의 독특한 DNA를 유지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패션 브랜드에게 모바일 친화성은 절대적인 요소다. 때문에 셀프포트레이트는 고객들이 브랜드와 처음 접촉하는 경로는 대부분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디자인을 진행한다. 만약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지 못했다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또한, 시장 변화와 고객 니즈에 신속하게 반응하기 위해서는 실험과 위험 부담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고객 반응을 살피고, 실시간 상황에 맞춰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 빠르고 민첩한 반응이 성공의 열쇠. 어떤 시도에 대해 성공적인 반응을 얻었다면 빠르게 활용해 시장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총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모바일 친화적인 디자인과 소통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또 트렌드 변화에 신속하게 반응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시도하는 혁신적인 패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후 셀프포트레이트는 레이스 드레스로 얻은 유명세에 그치지 않고, 니트나 데님, 아동복까지 영역을 확장해간다.  


고객의 모든 라이프스타일을 포괄하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나 자신의 관점이 아니라 고객들의 입장에서 우리 브랜드의 디자인을 객관적으로 보는데 힘씁니다. 항상 디자인할 때 그들이 우리 옷을 입었을 때 얼마나 더 자신감을 얻고 더 나은 모습으로 보일 수 있을 지 생각하는데, 그게 세일즈로 전환이 잘 되는 방법 같다고 생각해요.”  


그는 이런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으로 해방감을 얻고 창의적으로도 보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경험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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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포트레이트를 입었을 때 가장 나은 버전(Best Version)의 자신이 되기를"


최근 디자이너 브랜드부터 아베크롬비앤피치 같은 브랜드까지 브라이덜 라인의 런칭이 대세를 이루는 상황. 셀프포트레이트의 경우는 별도의 라인을 만들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미 하객룩이나 기타 기념일을 위한 의상으로 자리를 잘 잡았던 상황이지만, 2016년부터 브라이덜 캡슐 컬렉션을 정기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딱 한 번만 입을 수 있는 웨딩드레스를 만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단 한 번 입는 드레스에 비용을 쏟아붓도록 만들고 싶지 않았죠. 그런 의도는 정확하게 적중했고, 소비자들이 각자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날의 순간을 셀프포트레인트와 함께 공유하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보람찬 경험입니다. 저희가 그들의 특별한 날에 작지만 의미 있는 기여를 했다는 사실은 저에게 큰 자부심을 느끼게 해요.”


지속적으로 패션위크를 통해 컬렉션을 선보이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조금 더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는 캠페인 촬영을 통해 브랜드를 노출하는 것이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상업적인 영역과 예술적 표현의 경계를 끊임없이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다.


셀프포트레이트의 앞으로의 방향성은 더 깊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파고드는 것. 이 브랜드의 레이스 드레스를 사랑하는 여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데님이나 라운지웨어, 스윔에어까지 만들어내는 것이다.  


최근에는 주얼리 라인 런칭을 앞두고 있다. 이 컬렉션은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리본 모티프와 크리스탈 디아망테 장식을 특징으로 하며, 데일리부터 이브닝 룩까지 다양한 스타일링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총은 주얼리 라인에 대한 특별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주얼리 컬렉션은 셀프포트레이트 고객들의 완벽한 '룩'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과 같기 때문입니다. 이제 셀프포트레이트는 의류뿐만 아니라 주얼리까지 포괄적인 라인업을 통해 고객들의 개성을 표현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는 완벽한 패션 파트너가 되고 싶습니다"


더불어 글로벌한 자신만의 패션 브랜드를 키워내고 싶은 후배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꿈을 이루는 길은 결코 쉽지 않고, 특히 넉넉하지 않은 예산으로 작업해야 할 때 더욱 그렇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소셜 미디어는 신규 브랜드에게 게임 체인저가 됐다. 더 이상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


“브랜드 메시지와 디자인 코드를 확실하게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셜 미디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탄탄한 온라인 존재감을 구축하고, 타겟 고객과 진정한 소통을 이루는 것이죠. 또 열정과 파트너십, 그리고 창의성이라는 세 가지 무기만 있으면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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