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 해외여행 붐 타고 매출 기대감 상승

2024-07-03 박진아 칼럼니스트 jina@jinapark.net

박진아의 글로벌 트렌드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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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vs 비명품 브랜드 여행가방 매출 시장 점유율 추이. 지난 10년 동안 여행 가방 매출도 명품화 추세를 보이며 고가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한다. (출처: Statista Market In-sights, 2024년 3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또다시 여행 가방을 챙겨야 할 때가 왔다.


여행은 가장 건강한 중독이라던가? 한 번 여행에 맛 들이면 또 떠나고 싶어진다. 여행은 우리를 뻔한 일상에서 해방시켜주고 활기를 북돋아주며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고 때론 심오한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21세기 오늘날 현대인들은 결격 사유만 없다면 국민 누구나 여권을 발급받을 권리와 국경을 가로질러 자유롭게 여행할 권리가 있는 해외여행 자유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처럼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30년 넘게 계속된 해외여행 붐을 등에 업고 꾸준한 매출 상승과 디자인 혁신을 거듭해 온 업계가 있다. 바로 여행 가방 제조업이다.


21세기 후기산업사회 소비 경제 체제에서 여행은, 일상에서 거주하는 시공간에서 벗어나 다른 장소, 환경, 문화, 토착민들이 있는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기분 전환을 한 후 일상으로 복귀하는 총체적 소비활동을 의미한다.


반면 과거 인류에게 종종 여행이란 여가와 재미의 활동이기보다는 종교적 성지순례에 동반되는 고행을 통한 깨달음, 탐험과 발견이 목적이던 고된 항해, 정치적 박해나 전쟁으로부터의 피신 또는 강요된 이주를 의미하곤 했다.


오늘날 여행이 관광, 견문, 문화 향유, 쇼핑 활동으로 구성된 쾌적하고 쾌락 지향적 소비 상품으로 진화함에 따라 특히 지난 2017 ~19년 사이 명품업계는 한때 가죽 액세서리의 일부로 간주해오던 여행가방 카테고리를 독자적 카테고리로 전면에 부각시키기 시작했고 그에 대한 효과로써 신진 브랜드들이 대거 시장 진입하기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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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용 가방 시장 점유율 6위 브랜드 델시(Delsey)가 올해 선보인 우주선 내부를 연상시키는 알루미늄 외장 미학의 캐리어 가방(출처: Delsey International=Instagram)



◇ 감성 중시하는 MZ세대, 여행가방 붐 이끌어


언제부턴가 여행객들은 어디로 얼마 동안 여행을 떠날 것인가 등 여행지와 여행 기간 계획 세우기, 여행 시 필요한 준비물 챙기기 못지않게, 짐을 담는 여행 가방의 모양과 디자인에도 크게 신경쓰기 시작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짐 가방 선택에 있어 패션화와 개성화는 여행 가방 제조업체들의 시장 세분화와 디자인 혁신으로 이어졌다.


여행 가방은 더 이상 여행 시 필요한 것들을 담고 보호하는 1차적 기능을 수행하는 단순 물품을 넘어서 여행자의 개성과 미적 취향을 표현하고 경제적 소비력을 대변해주는 기호 용품이 됐다. 여행의 목적과 분야, 그리고 취향의 세분화 및 세련화가 한층 본격화된 2013년부터 글로벌 여행 가방 업계도 점차 명품화 추세로 돌아섰다.



◇ 트렁크, 수트케이스, 러기지, 캐리어…여행 가방의 진화는 계속된다


1972년, U.S. 러기지 컴퍼니의 베르나르드 새도 부회장이 가죽 트렁크 가방에 줄을 이어 끌 수 있게 만든 가방을 만들어 디자인 특허를 냈지만 당시 공항, 호텔, 기차역에 상주하는 짐꾼들이 비즈니스 여행자와 부유한 레저 여행객들의 짐을 들어주는 관행 때문에 상업적으로 실패했다.


이후 오늘날 현대인들 사이에서 여행 가방의 전형이 된 바퀴 달린 캐리어(carrier)가 처음 등장한 때는 1980년대 말 무렵이다.


미국 노스웨스트 항공사 조종사로 일하던 로버트 플랫(Robert Plath)은 단단한 외막의 수트케이스 바닥에 트롤리 바퀴를 달아 끌고 다닐 수 있는 이른바  롤라보드(rollaboard) 수트케이스를 고안해 항공사 비행 조종사와 승무원들 대상으로 판매했다.


1990년대, 짐꾼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여행가방을 휴대하고 공항, 기차역, 호텔을 드나들어야 하는 대중 관광객들에게 롤라보드 여행가방은 필수 기본템이자 여행가방의 표준이 됐다.


2004년에 여행가방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쌤소나이트가 수트케이스 밑에 바퀴 4개를 달아 이리 저리 돌려가며 끌 수 있는 ‘스피너 스타일’ 캐리어를 최초로 소개한 후, 전 세계 여행가방 경쟁 업체들도 급변하는 항공사 수하물 규정, 여행자들의 니즈와 애로사항에 맞춰 디자인 혁신과 개선을 거듭해 오고 있다.


여행가방 업계의 전설적 브랜드 리모와(Rimowa)가 1937년 처음 시장에 내놓은 알루미늄 소재 수트케이스는 2017년에 LVM H에 인수되면서 명품 여행가방으로서 지위를 확고히 굳혔다. 본래 가볍고 견고한 기능적 수트케이스로 출발했으나 알루미늄 외장이 주는 기능적이고 미니멀한 룩(look)은 오늘날 여러 경쟁 여행가방 제조업체들이 모방하는 사실상 수트케이스계 도미넌트 디자인(dominant de-sign)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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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여행은 탑승자 탑승수속, 보안 검색, 세관 통보 등 수많은 규칙과 절차가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지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를 시적 언어로 승화시킨 어웨이가 최근 선보인 Away X Willie Norris 콜래보 캡슐 컬렉션 (출처: Away=Instagram)



◇ 여행가방 업계, 견고한 소재와 발랄한 색상으로 승부


아일랜드의 대문호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는 말했다. “인생은 핑계 없이 살고, 여행은 후한 없이 다녀라.”


아일랜드의 여행정보 사이트인 ‘랜드바이블(LandBible)’은 최근 한 기사에서 더블린 공항 수하물 직원의 말을 빌어 올 휴가철 공항을 이용할 관광객들에게 조언했다.


“동행자나 도착 시 대기자가 잘 찾을 수 있도록 선명한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은 물론 튀고 선명한 색의 여행가방을 사용할 것. 왜냐하면 짐 찾을 때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에 나뒹구는 수많은 짐가방 속에서 내 가방을 구분해 내기 쉽고, 다른 승객이 착오로 내 가방을 가져가는 혼동을 방지하며, 분실되더라도 되찾기 쉽기 때문이다.”


올 2024년 발랄하고 선명한 색상의 여행가방 트렌드는 멋진 개성 표현뿐만 아니라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불편, 애로, 사고까지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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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창립됐으나 코로나19 팬데믹 발발로 고전하다 다시 국제여행 재개로 매출 붐을 맞고 있는 호주 브랜드 ‘줄라이(July)’는 2023년부터 영국을 비롯, 중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 매출률 4배 성장을 보고했다. 패션과 여행 가방을 접목시킨 콜래보(에이솝, 지머만 등) 상품 출시, 이커머스에 국한하지 않는 공격적 오프라인 매장 확장 전략으로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고 있다. (출처: JULY=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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