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스포츠 시장 절대 강자는?

2024-06-17 박정훈 nemo@sailracing.kr

박정훈의 아웃도어 브랜딩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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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 및 직진출 기업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휠라



코로나 이전 나이키, 아디다스가 스포츠 시장 절대 2강이었던 시절, 나머지 브랜드들은 3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2016년 이후에는 애슬레저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다양한 레깅스 브랜드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신발(러닝화 포함)에서 뚜렷한 포지션을 갖고 있지 않은 어패럴 위주 브랜드나 기능적, 디자인적으로 경쟁력이 약했던 브랜드들은 그 경쟁에서 도태돼 중위권으로 밀려나는 아픔을 겪었다. 이랬던 국내 스포츠 시장이 2023년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2023년, 아디다스가 주춤하는 사이 뉴발란스가 선전하면서 드디어 절대 2강의 2위 자리를 뉴발란스가 차지하게 된다.



◇ 러닝화 춘추전국 시대


스포츠웨어 시장은 코로나 이전까지 아웃도어 시장과는 다르게 철저히 수입 직진출 브랜드의 독무대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디다스가 3위로 떨어졌다는 소식은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전 세계적으로 만년 4위였던 뉴발란스가 이랜드의 라이선스로 한국 시장에서 2위를 차지했다는 점과 함께 언제든 그 순위는 뒤바뀔 수 있다는 새로운 변화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 이었다.


최근 국내 스포츠 시장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러닝이 유행하면서 신발이 주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일반적 캐주얼 라이프스타일이 아닌, 러닝이라는 스포츠 브랜드의 DNA가 접목된 확실한 카테고리 제품군, 즉 러닝화가 주목을 받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첨단 기술력이 중요해지게 된다.


그 동안 글로벌 브랜드를 포함 국내 전개 중인 스포츠 브랜드들이 R&D 측면에서 나이키나 아디다스의 규모의 경제를 깬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러닝만을 집중 연구해온 브랜드들이 종합 스포츠 브랜드를 표방하는 나이키, 아디다스의 균열을 틈타 자기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를 내세워 급성장세를 타게 된다.


일례로 MZ세대를 중심으로 ‘호카’라는 브랜드의 기세가 무섭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트렌드를 이끈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와 한국식으로 새롭게 트렌드를 만들고 성공을 이루어 낸 결과이며, 당분간 이같은 성공 공식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 ‘브룩스’란 브랜드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으며, 스위스 러닝 브랜드인 ‘온’ 또한 홀세일 비즈니스에서 직진출로 전환해 국내 시장에 새롭게 포지셔닝하고 있다. 물론 도심 러닝뿐 아니라 트레일 러닝 브랜드들도 아웃도어 카테고리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말 그대로 최근 국내 스포츠 시장은 러닝화 브랜드의 춘추전국 시대라 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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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화로 국내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뉴발란스



◇ 총성 없는 전쟁터


나이키의 독주에 2위권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올해 2위 자리를 놓고 지난해 디펜딩 2위인 ‘뉴발란스’와 설욕을 노리는 ‘아디다스’ 그리고 코로나 이전 3위였던 ‘데상트’와 중국 시장에서의 대세를 등에 업은 ‘휠라’까지 이들 4개 브랜드의 매스 시장 쟁탈전이 올해 국내 스포츠 시장의 관전 포인트다.


이들 브랜드들이 어떤 상품으로 어떤 마케팅과 유통 전략을 구사해 2위를 차지할 것인지가 향후 매스 스포츠 시장 랭킹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스포츠 브랜드 간 상품개발의 진정성과 브랜드 스토리의 확고함을 토대로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진출하는 사다리 효과도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직진출한 아디다스를 제외한 뉴발란스, 데상트, 휠라 등 3개 브랜드가 공교롭게도 작년 중반부터 인적 쇄신과 상품 라인의 전략적 변화에 착수한 가운데 이같은 변화는 최근 매장에서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먼저 ‘데상트’는 2018년 10월 부산에 구축한 신발 R&D센터를 재정비하고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러닝화를 중심으로 신발의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등 상품 변화에 확실히 힘을 실어줌으로써 그간 아웃도어와 애슬레저, 스포츠 브랜드 사이의 어정쩡한 포지셔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가다. 특히 의류와 용품 매출 비중이 신발보다 많았던 과거를 뒤로 하고 신발 R&D에 집중한 전략은 상품구성 포트폴리오 및 판매 전략의 다변화 측면에서 건강한 매출 구성뿐 아니라 브랜드의 지속가능 경영 체제면에서 청신호가 되고 있다. 성공적인 상품 개발로 시장에 강력한 파급력을 낼 것이란 판단이다.


‘뉴발란스’는 헤리티지를 근간으로 한 러닝화로 국내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발과 더불어 여성 라인이었던 ‘김연아 라인’이 최근 ‘아이유 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애슬레저와 연계된 스포티함에서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컨셉의 헤리티지 트렌드로 턴어라운드한 것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최근의 헤리티지 강화 전략은 이전의 매장 디스플레이와 비교하면 확실히 업그레이드 했음을 알 수 있다. 예전 스티브 잡스의 착장으로 촉발된 단순한 유행과 스포티함에서 진일보해 보다 명확해진 브랜드 헤리티지에 상품의 스토리가 더해진 형태로 변화를 주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2025년으로 예정된 라이선스 종료라는 이슈로 미국 본사의 직진출 타진 등에 대응하는 측면도 있다고 판단되며, MZ세대가 선호하는 헤리티지도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라이선스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한국만큼 잘하고 있는 국가가 없기 때문에 이랜드의 지속성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본사 시도는 지난 2021년 라이선스 종료 시점 당시에도 미국 본사의 직진출 우려가 있었지만 이랜드가 재계약에 성공하며 현재의 뉴발란스로 성장시킨 전례에 비춰볼 때 이러한 리스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MZ세대를 위한 헤리티지 강화 정책은 어쩌면 1조 매출을 앞둔 국민 브랜드라는 측면에서는 핸디캡이 될 수도 있다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기존의 상품 전략에 더하여 MZ를 위한 세분화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체 매출에서 신발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상이라는 점은 어쩌면 다른 스포츠 브랜드와 비교해 브랜드 이름처럼 ‘균형(밸런스)’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의류 상품의 변화가 필요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올해 매출을 기대케 하는 포인트가 된다.


세 번째로 ‘휠라’는 코로나 이전 고샤 루브친스키와의 협업과 펜디와의 콜래보 등 글로벌 브랜드답게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며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발휘한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 안타스포츠와의 합작으로 일군 무서운 매출 신화로 라이선스 및 직진출 기업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실적 뒤에 국내시장에서의 매출은 아쉬운 실정이다. 휠라는 어쩌면 코로나가 더욱 야속할 수 있다.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 휠라는 2022년부터 프리미엄 컨셉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진행하고 있다. 데상트, 뉴발란스와는 다르게 글로벌 헤드쿼터로서 다양한 명품 브랜드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이같은 프리미엄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재 고급화와 함께 트렌드를 앞서가는 상품기획으로 기대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어 힘든 상황이지만 휠라의 재도약을 조심스럽게 점쳐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한 한국 스포츠 업계의 위상을 등에 업고 K패션 트렌드와 함께 한국인의 상품기획력과 디자인력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차원에서 휠라의 성공 스토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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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R&D센터를 재정비하고 활성화에 나선 데상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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