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2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아무에게나 안판다는 에르메스 ‘버킨백'이 소송을 당한 진짜 이유는?
| 아무한테나 안 판다고 집단소송 걸린 에르메스의 버킨백 |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가 미국에서 자사의 유명 가방 제품인 '버킨백' 판매 전략과 관련한 소송전에 휘말렸다. 에르메스 측은 아직 소송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소비자 2명은 에르메스가 버킨백을 판매할 때 해당 소비자가 충분히 '가치 있는' 고객인지 선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버킨백을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없으며 에르메스 매장에도 제품이 전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에르메스 판매 직원들이 버킨백을 사려는 소비자에게 자사의 신발, 스카프, 액세서리 등 다른 아이템 구입을 조건으로 제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버킨백을 구매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되는 소비자에게 (별도의 공간에서) 버킨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원고 중 한 사람은 "버킨백을 구매하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매번 다른 아이템과 액세서리를 구입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원고인 티나 카발레리는 에르메스에서 수만 달러를 쓴 후 2022년 버킨백 구입을 문의했지만 그 제품은 “우리 기업을 꾸준히 지원해 온 고객에게 돌아간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다른 원고인 마크 글리노가도 버킨백을 구입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할 때마다 매번 다른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들은 버킨백의 엄청난 수요와 낮은 공급은 에르메스에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제공하고 에르메스는 이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자사의 다른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연계 판매'를 한다며 이는 독점금지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에르메스 판매 직원은 버킨 백 판매에 대한 수수료를 받지 않으며 소비자에게 부수적인 제품을 구매하도록 강요하기 위한 수단으로 핸드백을 사용하도록 지시받고 있다. 이 소송은 버킨을 구매하기 위해 헤르메스 제품을 구매했거나 구매를 요청받은 수천 명의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주장하는 집단소송이 받아들여질 경우 미국 내에서 버킨백을 구매했거나 구매를 시도했던 수많은 소비자들에게도 피해가 인정될 수 있다.
에르메스는 캘리포니아에 8개 매장을 포함, 미국에서 약 4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들은 불특정 금전적 손해배상과 헤르메스의 반경쟁적 관행을 금지하는 법원 명령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손님을 가려가며 판매해 미국서 소송을 당한 버킨백은 1984년 파리행 비행기에서 당시 에르메스 경영인이던 장 루이 뒤마가 옆자리에 앉은 '프랑스인이 가장 사랑한 영국 여성'이자 '패션 아이콘'으로 불린 가수 겸 배우인 고(故) 제인 버킨에게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에르메스의 대표 상품이다. 버킨백은 한국 기준으로 1,500만 원부터 시작해 비싼 건 수억 원에 이르는 최고가 핸드백이지만, 전 세계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신상품을 구하기 힘든 버킨백은 중고명품시장에서도 엄청난 가격을 자랑한다. 버킨백 중에서도 가장 인기 높은 희귀품으로 알려진 ‘2008 히말라야 버킨백’은 2022년 중고시장에서 63만 달러(약 8억3000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