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9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10년 전 14%에 불과해던 소수 민족 모델들이 쇼의 절반 차지
| 2024년 2월 11일 런던 동부의 한 스튜디오에서 코스튬 디자이너 시반 벨라르디 라우퍼가 제베디 소속의 알비노 및 논바이너리 모델 난 엠(Nan M)이 화보 촬영 전 자신의 작품 중 하나를 입는 것을 돕고 있다. |
세계 4대 패션위크의 아성처럼 여겨졌던 캣워크의 금기를 깬 영국 모델 에이전시가 올해 주목받고 있다. 바로 패션계의 오래된 경직된 관습을 깨고 7년 동안 다양한 모델로 캣워크를 채우고 있는 영국 모델 에이전시 제베디(Zebedee)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월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주 금요일에 개막한 런던 패션위크의 캣워크에서는 10년 전 14%에 불과해던 소수 민족 모델들이 쇼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이제 다양한 인종적 배경을 가진 모델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제베디는 시각 장애가 있거나 트랜스젠더인 모델들이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제베디의 공동 설립자 로라 윈슨(Laura Winson)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이 등장하는 광고는 여전히 매우 드물다. 런던, 파리, 밀라노, 뉴욕에서 열리는 4대 패션위크 런웨이에서도 여전히 매우 드문 일이다."라고 말했다.
전직 사회복지사였던 로라 윈슨은 장애인과 자주 일했던 모델 출신 시누이 조 프록터(Zoe Proctor)와 함께 2017년 모델 에이전시 제베디를 설립했다.
그녀는 "장애인을 대변할 수 있는 패션과 미디어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제베디는 다른 에이전시와 비슷하게 운영되지만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모든 모델이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휠체어를 타거나 사지 위축증이나 백색증을 앓고 있는 모델도 있고,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모델도 있다.
UN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15%, 즉 10억 명이 어떤 형태로든 장애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로라 윈슨은 "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광고에 등장하는 사람들 중 장애를 가진 사람은 1% 정도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하며, 캣워크에서의 장애 표현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수년간 진행한 끈질긴 캠페인 성과
런던 패션위크에서 두 명의 제베디 모델이 캣워크를 밟을 예정이다. 휠체어를 탄 젊은 여성인 빅(Vic)은 가사노바(Gasanova)를 위해, 자폐증을 가진 트랜스젠더 모델인 오스카(Oscar)는 헬렌 커쿰(Helen Kirkum)의 캣워크 무대에서 당당하게 워킹을 할 예정이다.
이는 디자이너와 브랜드에 다양한 모델 채용의 이점을 설득하기 위해 수년간 끈질기게 캠페인을 벌여온 로라 윈슨의 노력에 대한 보상인 셈이다.
그녀는 "첫 번째는 당연히 도덕적으로 옳은 일이며,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놀라운 크리에이티브 캠페인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모델들이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이유이자 대부분의 고객이 관심을 갖는 것은 재정적인 측면이다. 장애인은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모델 에이전시 제베디의 성공은 2020년 구찌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엘리 골드스타인(Ellie Goldstein)을 모델로 발탁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엘리 골드스타인은 <보그>영국판의 표지를 장식했고, 제베디는 유럽, 미국, 호주에서 천 명이 넘는 모델을 배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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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용적인 쇼를 개최한 젊은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시네드 오드와이어의2023 봄/여름 컬렉션 |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논바이너리 대명사 they/them을 사용하는 영국인 주니어 B(Junior B)는 2020년에 제베디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콜라겐 생성의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유전성 결합 조직 질환인 엘러스-댄로스(Ehlers-Danlos) 증후군을 앓고 있는 주니어 B는 휠체어를 자주 사용한다.
주니어 B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모델을 하기 전에는 저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은 어떤 직업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소규모 기업이나 젊은 사람들이 책임자인 기업들 사이에서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 브랜드는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했다."라고 덧붙였다.
로라 윈슨은 이러한 승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전이 너무 느리다고 말했다. 그녀는 "모두가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원한다면 장애인 모델을 섭외할 수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라고 불평했다. 그녀는 "그래서 나는 브랜드가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 할 시점에 도달했디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런던 패션위크 주최사인 영국패션협회의 CEO 캐롤라인 러쉬는 "규모 면에서 런던은 몇 시즌 동안 최고의 패션 캐피탈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런던의 캣워크는 다른 패션 캐피탈과는 매우 다른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런던의 패션쇼는 런던 사회의 진정한 반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혁신적인 젊은 인재가 많은 도시인 런던에서는 시네드 오드와이어(Sinead O'Dwyer )와 같은 디자이너는 포용적인 쇼를 개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브랜드는 런던패션위크 데뷔작인 2023 봄/여름 컬렉션에서 다양한 능력, 성별, 체형, 피부톤의 모델을 대거 런웨이에 등장시켜 주목을 받았다. 초포바 로웨나, 넨시 도자카 등과 젊은 스타 디자이너 브랜드들 역시 포용적인 패션쇼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캐롤라인 러쉬는 "아직도 무대 뒤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라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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