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힙플레이스 ‘한남동’의 이유있는 飛上

2024-02-20 김희정 기자 heejung@fi.co.kr

외국인 관광객의 대표 쇼핑 코스이자 문화와 예술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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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과 구축, 대로변과 골목이 공존하는 한남동은 무심하면서도 힙한 브랜드들이 활력을 더욱 불어넣어 주고 있다.



◇ 패션도 예술이니까, 한남동의 멋과 문화


요즘 패피들은 어디에서 놀까? 성수, 홍대, 연희동, 을지로, 그리고 한남동. 나열된 지역을 보면 알 수 있듯 패션 고수들이 모이는 곳에 패션 매장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단 사람들이 모여야 맛있는 곳도 더 생기고 멋있는 곳, 재미난 곳도 더 많아진다. 한 마디로 젊은층은 한 눈에 반할만큼 비주얼이 좋아야 하고 내 취향과 감각에 잘 맞아야 하며 경험할 것이 많아야 기꺼이 시간을 들이고 발품을 판다.


고급 빌라와 아파트가 위치해 있는 한남동은 대표적인 부촌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는데다 트렌디한 상권과 풍부한 문화 인프라로 예전부터 대표적인 ‘핫 플레이스’로 손꼽혀왔다. 2010년 꼼데가르송, 띠어리 등 브랜드가 초기 상권을 형성한 후 2021년 구찌가 오픈한 데 이어 점차 이면을 중심으로 디자이너 브랜드들까지 진출하면서 기존 소비층에 이어 신수요층인 MZ세대의 주목을 받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남동은 리움미술관부터 뮤지컬 극장 블루스퀘어,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등 다양한 미술관, 갤러리, 서점 등이 모여 있는 예술, 문화의 중심지로 단순히 패션을 넘어 다양한 문화와의 교류를 중시하는 브랜드 철학을 실현하기에 적합한 장소라는 데 이견이 없다. 브랜드로서도 소비자 입장에서도 한남동은 문화생활과 쇼핑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편리한 예술 문화 공간임에 틀림없다. 특히나 코로나 이후의 변화 모습을 보면 충분히 납득되는 내용이다.



◇ 국내외 브랜드들이 주목하는 멋동네


모든 유통업들의 최대 관심사는 ‘팝업’과 ‘협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둘은 리테일의 정점을 찍고 있다. 그 중에서도 팝업은 온라인 전성시대가 몰고온 또 하나의 유통 트렌드로 온라인에서는 못하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 경험치가 SNS 인증으로, 입소문으로, 젊은이들의 놀이터로 작용해 소위 뜨는 상권, 특색있는 상권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재 서울은 성수와 성수 아닌 곳으로 나눠질 만큼 성수의 파워가 막강하다. 하지만 같은 행정구역에 속해 있더라도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색이 확 바뀌는 곳이 바로 서울이다. 성수와 뚝섬, 그리고 서울숲 주변의 풍경이 다르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한남동은 어떨까?


모든 브랜드의 팝업이 모여 있는 곳이자 ‘대놓고’ 멋있는 성수에 반해 한남동은 과거의 고급 이미지를 업고 최근들어 패션의 요충지로 각인되면서 ‘은근하면서도 힙한’ 동네로서 말그대로 ‘조용한 럭셔리’ 무드로 가득 차 있다. 더욱이 한남동 바로 옆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사이의 ‘용리단길’이 해외 현재 감성의 맛집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패션 브랜드들의 동선도 움직이기 시작, 한남동의 한적한 주택가까지 파고 드는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해 지난해 11월 ‘르메르’의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한남동에 오픈했다. 르메르가 서울 한남동을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장소로 택한 배경에는 전 세계 최고 매출을 달성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점과 그 중에서도 한남동이 전 세계 패션 피플들이 주목하는 높은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라는 데 있다. 따라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한국은 물론 글로벌한 문화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장소인 한남동을 ‘르메르’ 플래그십 스토어의 최적의 장소로 낙점한 것. 실제로 기자가 한남동을 둘러본 날도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든 외국 관광객들을 많이 마주칠 수 있었다.


이국적인 문화와 젊은 감성이 넘치는 한남동의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꼼데가르송 역시 지난해 두번째 리뉴얼을 단행, 젊은 층과의 소통을 확대 강화하는 한편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을 진정성 있게 전달해 나간다는 목표를 알린 바 있다. 한강진역 1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꼼데가르송은 2010년 매장이 들어선 이후 구찌를 비롯해 란스미어, 띠어리, 비이커, COS, ZIP739 등 유력 패션 매장들이 잇따라 들어오면서 ‘꼼데길’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남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며 메인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레이어에서 전개하는 ‘마리떼프랑소와저버(이하 마리떼)’ 역시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자 최근 한남동에 플래그십스토어인 ‘빌라드 마리떼’를 오픈, 브랜드 특유의 트렌디한 감성과 지역 분위기를 살려 더욱 단단한 팬텀을 형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바이와이제이의 컨템포러리 여성 브랜드 ‘아틀리에 나인’도 한남동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고 행복한 순간들을 위한 나만의 감성과 패션, 아트,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지하 2층과 지상 1층, 루프탑으로 구성된 아틀리에 나인 플래그십 스토어는 ‘TAKE YOUR TIME’을 주제로 미니멀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와 브랜드만의 감성을 담은 공간을 토대로 브랜드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애슬레저 브랜드도 이곳을 모른척하지 않았다.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룰루레몬’은 2년전 이태원역 바로 옆에 2개층 220평 규모로 단독 매장을 열고 운동에 진심인 2030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다양한 운동 및 커뮤니티 클래스 등 각종 이벤트를 마련해 제품은 물론 매장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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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 관광객 ‘북적’, 긴 대기줄


브랜드들이 줄을 이어 한남동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와 한남동만의 분위기가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 분석한다. 브랜드 관계자는 요즘 브랜드들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자신만의 브랜드 고유성을 유지하며 재미요소까지 놓치지 않는 등 다양성을 추구하는 흐름에 한남동이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쇼핑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인프라가 존재하는 한남동은 그 자체가 커다란 하나의 브랜드로써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신축과 구축, 대로변과 골목이 공존하는 한남동은 무심하면서도 힙한 외관을 자랑하는 매장들이 들어와 상권의 활력을 더욱 불어넣어 주고 있다. 대로변은 대형 브랜드들이 일찍이 자리를 잡아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으며 골목 상권은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의 쇼룸과 개성넘치는 카페들로 아기자기한 모습이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라움미술관이 있는 골목, 꼼데가르송 거리 그리고 블루스퀘어, 맥심플랜트가 있는 카페거리 또는 편집숍 거리로 이곳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지역 상인들의 말에 따르면 “한남동 상권은 코로나 이후 빠르게 공실이 해소되면서 안정화를 이뤘다”고 전했다.


이제 더이상 한남동 상권에서 공실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한남동·이태원 상권의 소규모 공실률은 지난 2023년 2분기 이후부터 10% 이하로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분기부터 0%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는 홍대, 강남대로, 명동보다 낮은 공실률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같은 변화를 증명하듯 코로나로 비어있던 상가들이 하나둘씩 주인을 찾아가고 있으며 주거용에서 상업용으로 용도변경이 빠르게 전환되면서 신축 공사를 비롯해 여기저기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주로 온라인에서 인기를 얻은 브랜드들이 한남동에 쇼룸을 오픈하는 등 가세함에 따라 상권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마르디 메크르디의 경우 1호점에 이어 2호점, 3호점까지 한남동에 터를 닦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더욱 늘려갈 예정이다.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한남동 1호점과 2호점은 물론 그 옆 아동복 매장인 '마르디 메크르디 레쁘띠'까지 외국 관광객들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다. 이외에 '락피쉬웨더웨어'에도 매장에 들어가기 위한 대기줄이 길게 이어져 패션 명소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매장에서 나온 고객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보던 옷을 집접 보고 살 수 있어서 좋다”며 “한남동에는 다양한 쇼룸과 매장도 있고 문화체험도 할 수 있어서 친구들과 함께 자주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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