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국 관광객의 귀환을 꿈꾸는 파리와 밀라노

2023-12-26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럭셔리 하우스, 용띠 고객들의 소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최고 기회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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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의 몬테나폴레오네 거리



2024년은 용의 해이지만 명품 브랜드에게는 그다지 행운이 아닐 수도 있다. 비록 중국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또는 단체로 유럽을 여행할 수 있게 되었지만, 투자자들은 그들이 까르띠에 시계와 에르메스 핸드백을 구입하기 위해 서두를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중국인의 유럽 여행은 2024년 말이나 2025년에야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 약 1억 7천만 명의 중국인이 해외로 레저 여행을 떠났으며, 아시아를 넘어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인기 있는 여행지로 꼽혔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올리버 와이먼(Oliver Wyman)에 따르면, 중국인 사치품 소비의 절반 이상이 자국 시장 밖에서 이루어졌다.  


많은 중국인들이 여전히 여행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 인사이트 회사 룩룩(LookLook)은 최근 24세에서 42세 사이의 고소비 중국 여성 100명으로 구성된 '럭셔리버스(LuxuryVerse)' 패널과 함께 심층 조사를 실시했다. 펜데믹으로 인한 봉쇄 조치 이후 중국 여성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자유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23년 초만 해도 룩룩 커뮤니티의 거의 절반이 새 핸드백을 우선 순위로 꼽았다. 지금은 이 수치가 5명 중 1명도 되지 않는다. 반면, 3명 중 1명은 여행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유럽을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꼽은 반면, 미국 여행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응답자도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부유한 여성들도 꿈에 그리던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룩룩 패널의 약 3분의 1이 비자 문제를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면세 쇼핑 전문업체 글로벌 블루(Global Blue)에 따르면 11월에 유럽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지출과 항공편 수용 인원이 증가했지만, 두 수치 모두 2019년 수준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게다가 유럽 내 호텔 비용이 치솟으면서 휴가를 떠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미국계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의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중국인 부부가 명품 핸드백 한 개 구매를 포함 일주일간 밀라노 여행을 떠나는 데 드는 비용은 53,000위안(약 965만 원)으로, 2019년의 30,000위안(약 546만 원)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꺼린다면 신흥 부유층은 더 큰 고통을 겪을 것이다. 이는 중국인들의 유럽 단체 여행이 조만간 회복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올리버 와이먼(Oliver Wyman)이 9월에 7,000명 이상의 중국 중산층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해외여행에 대한 의지가 약해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경제 재개 후 회복이 더디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국 중산층은 해외여행을 과시하기보다는 저축을 택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내에서도 매력적인 옵션이 많은데 굳이 해외 여행을 떠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VIP 고객은 이제 중국에서 우수한 서비스 혜택을 누리고 있다. 많은 서구 기업들은 우수 고객과 소통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위챗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일부 브랜드는 중국과 다른 국가 간의 가격 차이를 좁혔고, 위안화 약세로 인해 해외에서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패션 브랜드들은 중국에서 훨씬 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독점 이벤트를 통해 VIP에게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쇼핑객들은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해외여행을 기다리지 않고 원할 때마다 명품을 구매하는 데 익숙해졌다.


한편, 대형 브랜드들도 중국 각 도시의 매장에 적극 투자하여 최고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하이와 베이징뿐만 아니라 청두와 같은 도시에서도 럭셔리 쇼핑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루이비통 남성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퍼렐 윌리엄스는 최근 이 세 곳의 매장을 둘러보았다. 하이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LVMH의 여행 소매 부문인 DFS 그룹은 10월에 이 지역의 증가하는 관광 수요를 잡기 위해 면세 섬 하이난에 주요 쇼핑 및 엔터테인먼트 단지를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계획대로 2025년에 하이난이 전면 면세 지역이 된다면 중국내 소비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올리버 와이먼에 따르면 하이난은 현재 약 9%에 불과한 중국내 럭셔리 시장 점유율을 2028년 18%까지 두 배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중국인의 해외 명품 지출은 중장기적으로 전체 지출의 20~25% 이상으로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문 서비스 업체는 전망했다.


장거리 여행 비용 외에도 안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중국 소비자는 계속해서 집에서 가까운 여행지를 선택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발생한 전쟁과 최근 파리에서 발생한 관광객 테러로 인해 유럽 여행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LVMH와 리치몬트를 비롯한 럭셔리 그룹은 홍콩과 마카오 관광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LVMH는 최근 홍콩에서 억만장자 청 가문과 손잡고 사상 처음으로 패션쇼를 개최했다. 윌리엄스의 프리폴 남성복 컬렉션을 공개하며 홍콩을 관광 및 쇼핑 허브로 되살리려는 노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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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대표적인 패션거리 생토노레에 위치한 짐머만 매장 전경



일본도 엔화 약세,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로서의 위상, 명품 브랜드들의 일본 매장 투자에 힘입어 인기를 얻고 있다. 싱가포르, 태국과 함께 중국인 관광객 증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따라서 HSBC의 애널리스트들은 내년에 일본과 아시아 지역의 명품 매출이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인의 유럽 레저 여행에 대한 전망을 고려할 때, 대형 럭셔리 브랜드는 중국 내 매장과 서비스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중국인의 유럽 관광이 일부 재개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


유럽 여행을 떠나는 대부분의 소비자는 초부유층일 가능성이 높다. 브랜드는 이들이 집에 있을 때와 같거나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VIP 고객들이 줄을 서지 않도록 해야하고, 전용 라운지에서 중국어를 구사하는 판매원으로부터 최대한의 고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별한 현지 경험은이 필수적이다. 위챗을 통해 VIP와 소통하고 가장 수요가 많은 핸드백, 시계, 보석, 신발과 의류를 적절한 사이즈로 충분히 구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국인의 취향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소비력이 높은 젊은 여성들은 화려하고 로고가 많은 디자인에서 다재다능하고 조용한 럭셔리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룩룩이 발겨했다. 시장 상황을 잘못 계산하면 소중한 매출을 잃을 수도 있다.


유럽에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이 유입되기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있으므로, 기업들은 제품을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따라서 철저히 준비를 잘 한다면 글로벌 럭셔리 하우스는 용띠 고객들의 소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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