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6 김숙이 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
김숙이의 일본 트렌드 읽기 10
EC시대, 살아남는 홈쇼핑 ‘베루나’
일본 여성 50대 이상 연령대에서 꾸준한 이용율을 자랑하던 카탈로그 통신·홈쇼핑 판매가 현재 기로에 서있다. 카탈로그 통신판매는 EC가 일반화되기 전, 실제 매장에서 구매할 수 밖에 없었던 환경에서 한정적인 매장수로 매장 방문이 어려운 고객들이 개별 배송과 공동 배송시스템을 기반으로 카탈로그를 보며 주문하면 집으로 배송해 주는 편리함으로 많은 고객들을 확보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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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루나 디지털 카탈로그(https://belluna.jp/digital-catalog/) |
◇ 홈쇼핑 역사와 시장환경의 급변
현재, 일본 패션 어패럴 업계의 3대 카탈로그 통신판매업체는 베루나(Belluna), 스크롤(Scroll), 센슈카이(千趣?)다. 지난 10년동안 이들의 매출 및 영업 이익 순위 변동은 매우 격변적이었다.
업계 1위인 베루나는 2023년 3월기 결산에서 2123억엔(2조1230억원)의 압도적인 매출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 112억엔(112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5.3%을 보여준 반면, 2위인 스크롤은 2023년 3월기 결산에서 매출 810억엔, 영업이익 61억엔으로 영업이익률은 7.6%을 달성하며, 베루나와 비교했을 때 2배 이상의 영업이익율을 보여줬다. 업계3위인 센슈카이는 2022년 12월기 결산에서 매출 589억엔, 영업 손실81억엔으로 상당히 저조한 결산을 나타냈다.
현재 카탈로그 통신판매의 3대 기업 중, 수익력이 높은 스크롤은 생협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해 화장품 회사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해 왔으며, 60세 이상 시니어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했다.
센슈카이는 종합 홈쇼핑 전문업체로 특히 아동복 부분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가구와 잡화까지 폭넓은 카탈로그 홈쇼핑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2022년초 재정비한 신규 시스템의 자체 EC사이트에서 주문 접수와 상품 배송에 차질이 생기는 바람에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 이후 판촉활동이 대폭 축소되면서 2022년도 결산보고 결과 3대 카탈로그 홈쇼핑 업체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 더이상 통하지 않는 RFM 분석
카탈로그 통신판매 기업에는 독특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가 있다. 이는 RFM(Recency, Frequency, Monetar)이라는 고객 관리 기법으로 ‘가장 최근에 산 사람’ ‘가장 구매 빈도가 높은 사람’ ‘가장 돈을 쓴 사람’의 비율로 카탈로그를 보내 구매 비율을 산출하는 기법이다.
그러나 고객들이 점점 감소하면서 더 이상 RFM이 통하지 않고 있으며, EC 시장 확대로 인해 더욱 적극적인 방식으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각성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카탈로그 통신판매는 RFM으로 고객을 선별하고 있어 계속해서 적지 않은 카탈로그 제작 비용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원가 하락을 일으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통신판매 업계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 수립과 신규 고객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스크롤의 경우 60세 이상의 시니어 세대를 타깃으로 정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한 결과, 시니어 시장에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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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루나 자체 EC 사이트 |
◇ 매출 1위 ‘베루나’
매출 1위인 베루나는 사이타마현에 본사를 둔 통신판매기업으로 통판사업 이외에 통신판매용 솔루션, 파이낸스, 매장판매, 부동산 및 호텔사업 등을 전개 중이다. 여전히 주력사업은 카탈로그 홈쇼핑으로 전국 1,000만명 이상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베루나는 통신판매는 저렴하다는 당시의 상식에서 벗어나, 통신판매업체로서는 비교적 비싼 가격대의 백화점 수준의 고품질 제품들로 라인업했으며, 카탈로그 또한 한 페이지에 하나의 상품만을 소개하는 등 철저한 차별화 전략을 전개했다. 카탈로그 통신판메 기업의 주요 KPI인 페이지 효율(한 페이지당 일으키는 매출)을 무시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주요 구매층인 50~60대의 취향을 공략해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970년대부터 카탈로그 홈쇼핑에 집중 공략했으며 인터넷 쇼핑몰에도 일찍부터 진출했다. 아마존과 라쿠텐 등에 밀려 2010년대 후반에는 실적이 악화되기도 했으나 2012년부터 자사 오프라인 매장 오픈과 전국 쇼핑몰에 출점하는 등 활발한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힘써왔다.
2023년 현재, 베루나는 카탈로그 중심의 프로모션을 재검토하여 SNS 등에 의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으로 전환하는 통신판매 사업의 디지털 시프트를 목표로 변혁을 추진하고 있다.
◇ 홈쇼핑 업체들의 향후 전략
요즘 패션 어패럴업체들은 카탈로그 통신판매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DX로의 진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미 관련 업체들은 EC부문으로 사업확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마존, 라쿠텐, 조조타운 등 EC시장는 이미 포화 상태이므로 쉽지 않은 모습이다. 실제로 철저한 차별화 전략없이 디지털 시프트를 서두르다 실패하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철저한 분석과 차별화 전략없이 DX에 뛰어든다면 자멸의 늪에 빠진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패션 카탈로그 통신판매기업인 도클라쎄(DoCLASSE)는 실제 매장에 입점하면서 인지도를 높여 구매로까지 연결시키고 있으며, 인플루언서와 SNS를 최대한 활용하며 성공적인 디지털 시프트를 이뤘다.
아직은 홈쇼핑 시장이 향후 몇 년간은 건재할 수 있을 정도로, 카탈로그 통신판매를 좋아하는 수동적인 고객들이 일본에는 어느정도 존재한다. RFM전략처럼 사용용도와 회사명이 잘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그리고 딸로 이어지는 구매형태로의 사업은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고객 개척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자동으로 들어오는 고객 중 누구에게 카탈로그를 보내면 비용(종이값) 대비 퍼포먼스(구매)가 좋은가 하는 관리기법을 기반으로 안일한 마케팅을 전개하기도 한다.
일본 카탈로그 통신판매 시장 규모는 약7000억엔(7조원)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상위 3사를 합산해도 아직까지 살아남을 정도의 시장 규모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안주하기 보다는 빠르게 진화하는 DX시대에 살아 남기 위해서는 철저한 분석과 단계적인 트랜스포메이션 실행만이 카탈로그 통신판매의 유일한 생존 방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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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슈카이?벨메종(Belle Maison) 디지털 카탈로그(https://www.bellemaison.jp/cpg/dc/index.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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