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美中 갈등에 새우등 터진 쉬인의 생존전략은?

2023-05-27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멕시코 공장 설립 통한 라틴 아메리카 진출 확대로 돌파구 마련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중국의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 쉬인의 어려움이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다.


미중갈등의 불똥이 미국 1020 세대들의 옷장을 채우고 있는 중국 울트라 패션 전자상거래업체 쉬인에 튀고 있다. 미국 정치권이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강제노동 등을 ‘인권 탄압’으로 규정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쉬인의 전략을 답습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향후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어 미국 내 관련 기업들의 경각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로이터 통신은 중국의 올트라-패스트 전자상거래 대기업 ‘쉬인’은 강제노동과 관세 및 통관 조사 회피, 데이터 보안관리, 지재권 침해, 제품 안전성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미국 연방의원들의 제재 가능성이 커지자, 라틴 아메리카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쉬인 제품을 생산할 이 공장은 소매업체의 생산 현지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라틴 아메리카 고객을 위한 배송 시간 단축과 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지난 4월, 쉬인은 브라질에 제조 네트워크를 구축해 글로벌 고객 기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쉬인은 2008년 중국에서 설립되어 대부분의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 공급망의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는 10달러짜리 원피스와 5달러짜리 상의를 판매하며 자라와 H&M과 같은 다른 패스트 패션 유통업체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 왔다.


현재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쉬인은 중국산 의류부터 전자제품까지 다양한 저가 품목을 미국에서 판매하는 중국 전자상거래 빅3업체 중 하나인 핀둬워의 모기업 PDD홀딩스가 전개 중인 초저가 전자 상거래 플랫폼 테무(Temu)와 경쟁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과 테무는 SNS 인풀루언서를 활용해 저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으로 미국 젊은 쇼핑객들에게 어필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쉬인과 테무는  2022년 6월 발효된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을 악용하고 있다는 미국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 소속 연방의원들의 지적에 따라 미국 의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무역법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생산된 제품과 특정 단체 및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강제노동에 의해 생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법이다. 또한 쉬인은 중국 공급망 연결로 인해 인도와 브라질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에 따르면 멕시코 공장의 최종 위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논의는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지난 해 5월 쉬인은 아마존을 제치고 쇼핑 카테고리에서 미국에서 가장 많은 다운로드 앱 1위를 차지하며 미국 1020 세대의 옷장을 채웠다.


쉬인은 최근 무바달라, 세쿼이아 차이나 등 투자자로부터 확보한 20억 달러(약 2조 6600억 원)의 자금을 미국 기업공개(IPO)에 맞춰 사업 확장에 사용할 예정이다. 최근 펀딩 라운드에서 기업가치가 660억 달러로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쉬인은 여전히 연간 40%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쉬인은 사업 확장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지만, 새로운 시장을 추가하면서 현지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쉬인 라틴 아메리카의 회장 마르셀로 클라우레는 이메일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현지화 전략을 통해 쉬인은 고객에 대한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제품 다양성을 확대하고 지역 경제를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쉬인은 판매 시점과 가까운 곳에서 제조하는 것을 언급하며 "쉬인은 니어쇼어링(인접 국가에서 진행하는 아웃소싱) 옵션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쉬인은 브라질 현지에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을 제공해 제3자 판매자가 쉬인 앱과 웹사이트에서 그들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비슷한 마켓플레이스가 전 세계로 출시되기 전에 브라질 다음으로 미국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쉬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중 무역 전쟁의 수혜를 봤다. 중국은 트럼프의 관세 공격에 맞서 2018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는 상품에 수출세(7.5%)를 부과하지 않는 조치를 시행했다. 미국이 e커머스 활성화를 위해 2016년부터 관세(16.5%) 면제 한도를 800달러로 높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쉬인은 수출세와 수입세를 모두 내지 않게 됐다.


보통 패션 수출회사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대량 배송해 관세를 내야 하지만,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쉬인은 이를 부담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가격 인하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미국의류신발협회(AAFA)에 따르면, 쉬인은 다른 수출 의류업체보다 약 24%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쉬인이 가장 큰 매출을 올리는 나라는 미국이다. 온라인 매출 기준으로는 이미 자라와 H&M을 앞질렀다.


지난 4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쉬인과 테무가 1인당 하루 800달러 이하 제품의 해외 직구에 대한 관세 면제 규정을 활용해 면세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가격할인 등의 유인책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해 젊은층에 특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한 이 보고서는 쉬인이 위구르족 강제 노동 때문에 미국에서 수입 금지된 중국 신장 지역에서 면화를 조달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쉬인은 신장 지역에서 면화를 조달한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또한 테무는 수요일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현시점에서 미국이 중국의 두 기업에 제재를 취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나, ‘위구르법’의 취약점이 드러난 만큼 관련 이슈를 중심으로 보완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저지하기 위해 여러 조치들을 시행해왔지만, 전자상거래를 통한 중국 수입품 대응은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쉬인과 테무의 전략을 답습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향후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 미국 내 관련 기업의 경각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복스(VOX)는 “벤처캐피탈 업계는 쉬인이 패스트 패션의 미래라고 칭송하지만, 저렴하고 빠른 공급망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국가 간 관세 정책, 수십년간 지속된 패스트 패션의 환경 파괴 문제, 비용 절감을 위한 불법 노동력 착취 등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5월, 20명의 미국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초당파 그룹이 쉬인이 위그르족을 이용한 강제 노동을 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쉬인의 기업 공개 중단을 미국증권거래소에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쉬인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자발적으로 위원회에 협조하고 있으며 이 문제에 대해 협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회사는 노동자의 인권을 존중하고 우리가 진출한 세계 각국 시장의 현지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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