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은 언제나 옳다

2023-05-10 최현호 MPI컨설팅 대표 jacob@mpiconsulting.com

해외 럭셔리 섹션, Mass Luxury








럭셔리 명품패션 기업 등 해외자본 투자기업의 다수는 유한회사 형식으로 한동안 외감 경영공시의 영역 밖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법개정의 과정으로 구찌 등 일부 유한책임회사를 제외한 해외투자법인 회사 대부분의 경영공시 의무 부활로 이제 보다 더 구체적으로 이들의 경영성과 수준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2022년 소위 『에·루·샤』를 포함한 5대 럭셔리 패션기업의(루이비통, 샤넬, 디올, 에르메스, 프라다) 매출액은 무려 5조 4천억 원에 이른다. 유로모니터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명품시장 규모는 미화 140억 달러(18조 원)로 세계 7위의 명품소비 대국이다. 모건스탠리 발표에 따르면 인당 명품소비액은 미화 325달러(42만 원)로 이는 미국(280달러)보다도 훨씬 높은 세계 1위의 수준이다. 실제로 2022년 19개 럭셔리 명품패션 기업의 한국 매출액은 약 8조 원으로 명품관련 제반 발표 데이터들이 전혀 부풀려진 게 아님을 알 수 있다.(표C-1) 한국인의 명품 사랑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닐 만큼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상수로 안착 되었다.

명품 시장의 견고한 폭증세는 럭셔리 명품 해외투자 기업들의 2022년 경영성과 지표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2022년 주요 19개사 명품패션 해외투자 기업의 2019년 대비 매출액 규모는 185%로 전체 패션기업의 동일지표 118%를 훨씬 상회한다(표C-1, 표A-5). 시장 확장의 속도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최근 백화점 유통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왜 그토록 명품우선(Luxury First) 정책을 고집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한국 패션시장에서 럭셔리 세그먼트는 이제 그저 공간의 가치를 선도하고 파생 구매를 촉발하는 부차적인 전략적 교두보가 아니라 그 자체로 최대 파이가 된 가장 큰 시장 영역이 되었다. 실제로 2022년 백화점의 명품 섹션 매출액은 13조 원으로 명품 외 일반 브랜드 패션 섹션 모두의 매출액 15조 원에 거의 근접한 규모이다.

이는 불과 2015년만 하더라도 매출 규모가 일반 패션 섹션의 1/5에 불과했던 럭셔리 섹션의 놀라운 폭증이 아닐 수 없다.(표C-5)
샤넬코리아(2위),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3위), 루이비통코리아(5위), 에르메스코리아(9위), 랄프로렌코리아(12위), 몽클레르코리아(19위), 버버리코리아(22위), 프라다코리아(29위).  2022년 F-MPI Impact 50대 패션기업 상위권에 포진한 8개 럭셔리 패션기업의 위용은 먼저 무엇보다 이들의 개별평균 영업이익율이 무려 24%에 육박하는 엄청난 수익 차원으로 웅변된다.

유한회사 경영공시 의무강제 법개정에 이를 만큼 높은 사회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레 견지되었던 이들의 경영공시 기피 사유가 충분히 짐작되는 대목이다. 럭셔리 패션기업의 높은 수익역량, 단지 이것만으로 놀라기엔 이르다. 이들의 실제 수익의 규모는 겉으로 드러난 표면 영업이익률 수준에 그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2022년 럭셔리 패션기업 19개사 합산평균 매출이익율 52%. 이는 전체 분석대상 354개 패션기업의 동일지표 54%에도 하향되는 수준이다. 즉, 럭셔리 해외투자 패션기업의 또 다른 수익원은 높은 상품구매 과정에서도 충분히 수확되고 있으리라 쉽게 짐작된다. 비싸게 많이 팔았는데 어찌 수익이 그만큼 크지 않겠는가.

럭셔리 해외투자 패션기업 19개사의 판매소진율은 2022년 74%, 2021년 77%, 2020년 74%이다. 분명 세간의 짐작 이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혹자는 이들이 글로벌 차원의 상품 재배치 프로그램에 따라 재고의 상당 부분이 ship back 되어 결과적으로 판매소진률이 그토록 높게 보여지는 것이라 평가절하 하기도 한다. 일견 설득력 있어 보이는 이러한 조건을 감안한다 해도 어찌되었거나 결과적으로 더욱 높은 판매소진 결과는 부인하기 힘들다. 더구나 단위 가격이 비쌀수록 판매소진률은 상대적으로 그 만큼 더 낮을 것이라는 일반 전제를 상정하면 더욱 그러하다.

사실 이 점은 글로벌 명품 패션기업의 숨은 내공으로 깊이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다. '비싸게 많이'에 그치지 않고 '비싸게 많이 그리고 잘' 팔고 있는 럭셔리 패션기업들의 진면목이다.

명품의 대중화를 그저 소위 브랜드 파워로 그저 얻어진 결과로 폄훼하면 큰 오산이다. 왜 국민 브랜드화 될 만큼 럭셔리 브랜드들이 한국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되었는지 하는 대목은 바로 이들 럭셔리 패션기업들의 높은 판매소진률을 가능하게 해 준 정교한 머천다이징 시스템에서 탐색 되어야 한다.

명품의 대중화는 럭셔리 패션 소비자의 어리석음 때문이 아니다. 명품의 대중화는 패션 소비 과정에서 검증된 럭셔리 패션의 분명한 가치 우위 때문으로 판단된다.

럭셔리 패션은 이제 소비시장 규모, 소비자 규모, 소비유통 채널 점유율 모두에서 선두를 다투는 거대 세그먼트 시장이 되었다. 언뜻 생각하면 형용모순으로 여겨질 듯한 Mass Luxury 즉, 명품의 대중화는 지금 한국 패션시장에 엄존하는 분명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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