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앱들의 차별화된 PB 전략, 브랜드 아닌 ‘상품’에 집중

2023-03-29 서재필 기자 sjp@fi.co.kr

무신사 스탠다드 지난해 거래액 2000억원 예상…이커머스 PB 런칭 불가피
지그재그, 쇼핑몰 협업한 'Z셀렉티드' 런칭, 에이블리 '체인플랫폼' 가시화


무신사 PB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 2000억원 매출을 넘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쇼핑앱들의 PB 런칭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쇼핑앱 업계에 따르면 쇼핑앱들은 최근 5년간 평균 2.5배 이상 거래액 신장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그재그'는 지난해 전년대비 30% 거래액이 신장했으며, 에이블리는 지난해 최초 1조 거래액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러한 가운데 이들의 넥스트 스텝이 PB 런칭으로 이어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플랫폼들의 PB 전쟁은 이미 W컨셉, 무신사 등이 런칭하며 성공 사례를 보여준 바 있다. 무신사 PB '무신사 스탠다드'는 2021년 기준 1100억원 매출을 올리는 볼륨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바라보는 가운데, 무신사 스탠다드는 이미 스포츠, 애슬레저, 라이프웨어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하며 무신사 플랫폼 내 주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W컨셉은 패션과 뷰티 부문에서 PB를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PB들은 실수익을 책임지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W컨셉의 주요 PB는 대표 PB '프론트로우(FRONTROW)'를 비롯해 'FRRW', '에디션비(edition.B)' 등 3개 브랜드다. 더불어 W컨셉은 입점 브랜드들과 협업을 통해 단독 아이템(익스클루시브)을 기획하며 차별화된 MD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장 한계에 다다른 쇼핑앱들의 PB 런칭은 당연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PB는 자체 운영을 통해 유통 마진을 절감하면서 수익성 측면에서도 일반 브랜드가 입점한 것과 비교해 1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이러한 절감 효과를 기획과 퀄리티 업그레이드로 돌리면서 소비자 확보는 더 용이해졌다.

더불어 플랫폼 특성상 소비자들의 니즈를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어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면서 PB 런칭에 유리한 이점도 있다. 또한 각 입점 콘텐츠들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는 점도 크다. SCM 단계에서 브랜드 전체 아이템이 아닌 시즌별 아이템 각각 전문성 높은 생산 시설과 컨택을 통해 퀄리티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는 방법도 그 하나다.

앞서 지난해 10월 지그재그는 입점 쇼핑몰들과 공동기획한 브랜드 'Z셀렉티드'를 런칭했다. Z셀렉티드는 우수한 품질의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자 지그재그와 쇼핑몰들이 협업하며 신상을 기획한다.

특히 자체제작 상품 런칭 경험이 있는 소호 쇼핑몰의 상품 제작 노하우에 지그재그의 고객 데이터를 더해 협업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에만 3회차 쇼핑몰 협업으로 신상을 출시하면서 꾸준히 카테고리를 확장해 나간다.

에이블리는 그간 PB 기획에 다방면 실험을 거쳐왔다. 제조와 소매, 제조와 도매를 연결해 밸류체인 전반을 커버하는 D2C 비즈니스 모델인 '체인플랫폼'을 2020년부터 구상해왔으나, 아직 네트워킹 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근에는 체인플랫폼에서 컴팩트하게 접근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사입이 중심이었던 셀러가 직접 자신의 상품을 만들어 PB상품을 런칭할 수 있도록 SCM 부문을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플랫폼 관계자는 "PB는 해당 플랫폼이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겨냥한 아이템과 브랜드를 런칭하기 때문에 타플랫폼에서 판매하지 않는 희소성을 갖는다. 더불어 최근 SCM 혁신으로 타 브랜드에 밀리지 않는 제품력을 갖추고 있어 플랫폼들의 PB 런칭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예상했다.


지그재그는 지난해 NPB 전략으로 'Z셀렉티드'를 런칭했다


◇ 지그재그 'Z셀렉티드', 경쟁력 있는 쇼핑몰 발굴에 기여할까


카카오스타일(대표 서정훈)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는 지난해 역량 있는 쇼핑몰과 공동으로 기획한 브랜드 'Z 셀렉티드'를 런칭했다.

첫 번째 시리즈로 쇼핑몰 '로렌하이'와 협업한 프리미엄 울 재킷을 선보였으며, 두 번째는 개인 셀러인 '원로그', 세 번째는 첫 번째 협업한 '로렌하이'와 재협업으로 겨울 캐시미어 코트를 기획했다. 이처럼 지그재그의 PB는 경쟁력 있는 쇼핑몰들이 가진 차별화된 아이템을 협업으로 선보이는 것이 메인 모델이다.

첫 번째 시리즈는 자체제작 재킷으로 유명한 쇼핑몰 '로렌하이'와 공동 기획한 'Z셀렉티드 프리미엄 울 클래식 재킷'이다. '재킷 맛집'이라 불리며 1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로렌하이'의 클래식 싱글 미디 재킷과 델라 재킷의 디자인을 그대로 살리면서 원단, 부자재, 색상, 바느질 공임 등을 업그레이드했다.

Z셀렉티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퀄리티가 보장되는 의류를 구매하고자 하는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까지의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 자체제작 상품 런칭 경험을 보유한 소호 쇼핑몰의 상품 제작 노하우에 지그재그 고객 데이터와 플랫폼 역량을 더해 전체적인 품질을 높였다.

이처럼 지그재그는 NPB(National Priv ate Brand) 전략으로 신규 콘텐츠 발굴 및 성장 지원에 나선다. NPB(National Private Brand)는 플랫폼과 브랜드(혹은 셀러)가 함께 아이템 기획에 참여하고 그 상품을 플랫폼 독점으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브랜드 혹은 셀러는 그 대가로 수수료 할인 및 기획전 참여 혜택 등을 받는다. 이는 무신사와 W컨셉 등 브랜드 콘텐츠 중심으로 전개하는 플랫폼들 모두 PB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일부 브랜드들과 익스클루시브 계약을 통해 독점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과는 차별화된 점이다.

한편 앞선 지난해 5월 지그재그는 '오드파이프'라는 브랜드 네임으로 상표를 출원한 바 있다. 카카오스타일 측은 이와 관련해 패션을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 관련 다양한 아이템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NPB인 Z셀렉티드와 달리 정통 PB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오드파이프'의 정확한 런칭 일자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W컨셉 메인 PB '프론트로우'


◇ 에이블리 '체인플랫폼', 셀러-생산 중심으로 간결화


에이블리의 '체인플랫폼'은 지난 2021년부터 꾸준히 이야기되던 비즈니스 모델이다. "제조와 소매, 제조와 도매를 연결해 밸류체인 전반을 커버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셀러들과 제조공장을 매칭해 셀러들을 아이템 제작 및 생산 과정에 투입시키고, 셀러들이 원하는 상품을 자유롭게 주문 생산할 수 있게 하는 D2C 사업이다. 하지만 그간 생산 네트워킹 구축과 상품 기획과 세일즈 중간의 합리적 수수료 설정 등이 걸리면서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하지 못했다.

앞서 에이블리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 이슈에 대해 "단순 에이블리의 이익 극대화 또는 수익성 강화 목적이 아니다"라며 "판매사가 직접 자신의 상품을 만들 수 있는 PB상품 제작부터 해외 판로 개척 등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입점사들과 동반 성장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의 일환으로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셀러들의 PB상품 제작 지원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백엔드 부분에서는 셀러와 공장이 직접 만날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거래를 진행할 수 있는 어드민 시스템을 구축했다. 셀러가 판매 또는 생산하고 싶은 아이템을 사진으로 올려놓으면,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접근, 매칭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이다.

에이블리 측은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가 이러한 '체인플랫폼' 시스템에 뒷받침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에이블리는 다양한 연령대 고객의 '구매 이력', 약 10억 개의 '상품 찜', 4,500만 개의 리뷰 등의 고객 경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저들의 취향에 맞는 스타일의 상품들을 더 쉽고 빠르게 추천하고 있다. 고객 수요 증가에 따라 판매 카테고리도 '트렌드 패션'에서 '디자이너 및 글로벌 브랜드', 라이프 품목의 '폰케이스'까지 폭넓게 확장하고 있는 만큼, 트렌드를 파악하는 측면에서도 탄탄한 데이터 베이스를 강점으로 두고 있다.

SCM 단에서는 물류 시스템 개편에 힘쓴다. 에이블리는 지난 2021년 샥출발 런칭 이후 1년 만에 주문 건이 160% 대폭 상승했으며, 주문 수도 2.5배(158%) 증가했다. 2022년 10월 기준 샥출발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80% 대폭 상승했다. 이처럼 가파르게 증가하는 물동량에 에이블리는 자체 풀필먼트 센터를 24시간 운영 체제로 전환했으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등 센터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Z셀렉티드'와 '로렌하이'가 협업한 프리미엄 울 재킷

에이블리가 생산자와 셀러 중심으로 체인플랫폼을 간결화하고 있다

에이블리 샥출발은 지난 2021년 런칭 이후 1년 만에 주문 건이 160% 대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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