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불가피한 쇼핑앱, 수수료 인상’ 카드 통할까?

2023-03-15 서재필 기자 sjp@fi.co.kr

올해부터 지그재그 1.5%→4.5%, 에이블리 0%→3% 인상

서버이용료 더하면 10%대…셀러 수익성 위한 대안 필요해




패션 이커머스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수수료 인상'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그간 플랫폼들은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브랜드 입점 확대, 이용자 수 확대를 위한 카테고리 확장, 차별화된 구매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빠른 배송서비스 등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몸집을 키워왔다. 지그재그는 지난해 전년대비 30% 신장한 거래액 1조 3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에이블리는 지그재그에 이어 1조 거래액 클럽에 입성했다. 브랜디는 지난해 버티컬 플랫폼 BM을 안착시키며 내실다지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실제 유동성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더 이상 플랫폼의 성장 데이터만으로는 투자 유치가 어려워진 분위기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온라인 쇼핑 문화가 자리잡으며 가파른 성장을 이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비롯해 플랫폼간 콘텐츠 경쟁 심화 등으로 체질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해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쇼핑몰 및 인플루언셀러 등과 같은 일반 셀러가 입점한 쇼핑앱들은 통상 판매수수료 5%대 기조를 유지해왔다. 판매수수료는 5%대로 책정됐으나, 서버이용료를 비롯해 배송비 및 쿠폰 판매 비용 등 판관비가 더해지면서 실질적으로 10%대 수수료가 부과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브랜디는 신규 입점 셀러들을 대상으로 기존 5%대 수수료가 아닌 11% 판매수수료를 적용한 바 있다. 현재 브랜디의 수수료는 13%(서버이용료 포함)를 유지 중이다. 에이블리는 에이블리 셀러스에 입점한 셀러들을 대상으로 판매수수료를 거둬들이지 않던 기조를 포기하고 지난해 3%대로 인상했다. 지그재그도 지난해 말 1.5%의 판매수수료를 4.5%까지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플랫폼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과 수익 다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수수료를 인상한 만큼 마케팅 등과 같은 다른 부분에서 셀러들이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그재그는 올해부터 판매수수료를 4.5%로 인상했다


◇ 지그재그 수수료 1.5%→4.5% 인상… 대안은?

카카오스타일(대표 서정훈)의 지그재그는 지난해 판매수수료를 1.5%에서 4.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수수료를 5.5%에서 27%까지 올린 지 1년만이다. 특히 주력 BM인 패션 카테고리 소호 셀러들의 판매수수료 인상이라는 점에서 이슈가 됐다.

이번 지그재그의 수수료 인상은 지그재그의 빠른 배송 솔루션 확장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지그재그는 2021년 6월부터 빠른 배송서비스인 '직진배송'을 운영 중이다. 직진배송은 CJ대한통운의 'e-풀필먼트 서비스'와 연계해 밤 12시 전까지 주문 시 다음 날 바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한 지그재그 물류 서비스다.

지난해 8월부터 서울 지역에 한해 오후 1시 전 주문 시 당일 도착, 오후 6시 주문 시 익일 새벽에 받아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이러한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풀필먼트 고도화 투자가 필요한 데 이를 수수료 인상으로 타개하겠다는 의도로 바라볼 수 있다.

지그재그의 배송서비스 확장 전략을 위한 수수료 인상은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직진배송 거래액은 전년대비 267% 증가했다. 이처럼 실제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에 대한 니즈가 풍부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구매 경험을 제공하면서 재구매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직진배송 카테고리 확장과 고도화 계획, 판매 및 물류/배송과 관련된 빅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쌓이고 있어, 이를 이용해 더 높은 수준의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라며 "물류 프로세스별 데이터를 활용해 판매자와 배송사의 비용/프로세스 효율화를 이뤄낼 수 있는 풀필먼트 커머스 사업으로 고도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그재그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대비 30% 신장한 1조 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 에이블리, 수수료 3% 부과…"수익성 목적 아냐"

에이블리는 지난해까지 소호셀러들에게 서버 이용료 월 4만 9000원만 부과하고 판매수수료는 적용하지 않던 정책을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12월부터 3% 수준의 판매수수료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에이블리 측은 "개편 수수료 역시 업계 평균 수준의 수수료인 것은 물론, 쇼핑몰 정률 수수료와 비교해도 업계 최저 수준"이라며 "단순 에이블리의 이익 극대화 또는 수익성 강화 목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인상 결정 이유로는 셀러 매출 증진을 위해 다양한 홍보 마케팅 활동 무료 지원을 꼽았다. 모든 쇼핑몰들이 공평한 기회를 통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데이터 제공 및 맞춤형 컨설팅은 물론, 인지도 확대를 위한 배너 광고, SNS 콘텐츠 제작, 브랜디드 콘텐츠 협업, 재방문율 증대를 위한 타깃형 앱 푸시 발송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에이블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판매수수료 3%에 결제수수료 3.96%, 쿠폰 및 할인비용 분담을 더하면 수수료는 10%대로 책정된다. 서버이용료도 4만 9000원에서 5만 3900원으로 올랐다.

실제 지난해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 3사 중 에이블리의 적자폭이 가장 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에이블리는 69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에이블리는 지난해 판관비로만 1241억원, 광고선전비로만 380억원이 지출됐다.

한편 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는 지난해 67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 이후 후속 라운드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약 1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으나, 시장 상황과 분위기가 어렵게 흘러가자 전환사채 발행으로 자금 조달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블리는 4년간 에이블리 셀러스수료 0%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말부터 3%로 인상했다.


◇ 브랜디, 13%대 수수료 안착?…4년만에 흑자전환 성공

플랫폼 업계에서 가장 먼저 수수료 인상을 결정했던 기업은 브랜디다. 타깃 세분화를 통한 버티컬 플랫폼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에 순항 중인 것으로 보인다.

브랜디에 따르면 브랜디는 지난해 11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버티컬 커머스 전략을 고도화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MZ 남성을 공략하는 하이버가 고공성장을 이루면서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실제 하이버는 2018년 런칭 이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구매전환율은 지난해 1월 대비 약 40%로 개선됐다. 현재까지 누적거래액은 4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10~20대 소비자들을 위한 브랜드 패션 플랫폼 '서울스토어,' 30대 여성 큐레이션 쇼핑 플랫폼 '플레어', 일본 패션 플랫폼 '브랜디 재팬(브랜디 JP)' 등 여러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브랜디 자체의 수수료는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일반 셀러들에게 13%대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으며, 서버이용료와 배송료가 포함되면 15%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무신사와 W컨셉 등 입점 브랜드 중심의 플랫폼이 판관비용이 포함된 20~30% 수수료를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의 수수료가 책정되어 있어 셀러들에게 입점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때문에 브랜디 자체의 캐시카우는 '헬피'셀피' 등 자체 콘텐츠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브랜디는 2021년 헬피 서비스 규모를 5배 확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헬피는 셀러들의 가입으로 이루어지는 서비스로, 셀러들의 사입부터 고객관리, 배송 등 프로세스 전반을 책임지는 서비스다. 셀러는 SNS와 브랜디를 통한 판매에만 집중하면서 전체 매출의 10%를 쉐어받는다.

브랜디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로 건강한 성장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도 새로운 버티컬 커머스로 카테고리 확장을 꾀하는 앱스 전략과 헬피 중심의 풀필먼트 BM을 유지 및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블리는 2021년 69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브랜디는 13%대 수수료를 유지하면서 앱스전략으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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