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내 눈의 들보 안보고 남의 눈 티끌만 따져

2023-01-25 김우현 기자 whk@fi.co.kr

무책임한 네이버의 패션시장 진입(3)

'네이버'는 짝퉁, '크림'은 정품…어이없는 이중잣대 비난 키워



시가총액 '톱 10' 대기업 네이버가 패션 커머스 플랫폼에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연 거래액 40조원에 달하는 최대 오픈마켓 '스마트스토어'를 운영 중인 네이버는 최근 패션 카테고리를 모아놓은 신규 서비스로 '패션타운'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지난 2020년 네이버가 출시한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에는 최근 개인간거래(C2C) 외에 위탁판매 형태로 국내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가 잇따라 입점하고 있다. 네이버는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중소 버티컬 플랫폼들이 버티고 있는 패션 카테고리를 장악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네이버가 국내 최대 온라인 '짝퉁 천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해외 유명 럭셔리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 패션 생태계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의 가품까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는 '통신판매중개업체'라는 이유를 앞세워 법망을 피해갔다. 이에 본지는 3회에 걸쳐 국내 패션 이커머스 시장에서 무책임한 네이버의 가품 판매 사례와 그들이 운영하는 패션타운, 크림 등 패션 관련 커머스 서비스의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이번이 그 마지막 세 번째다.




오픈마켓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국내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 '듀테로'의 디자인 카피 상품(사진 왼쪽)과 무신사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듀테로 정품의 모습(오른쪽)을 비교한 사진


패션업계에서는 오픈마켓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그간 수많은 가품이 유통되는 걸 방치해왔던 네이버가 최근 들어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을 통해 가품 검수 역량과 정품 판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걸 두고 몰상식한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자회사를 통해 운영 중인 명품 중고거래 및 리셀 서비스에 대해서는 철저한 정품 검수를 자신하고 경쟁 업체들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모기업인 네이버가 운영 중인 국내 최대 오픈마켓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는 사실상 가품 유통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는데도 이렇다할 해결책이나 예방책을 내놓지 않고 방치하고 있어서다.

네이버는 손자회사 격인  크림을 통해 국내 최대 '리셀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2022년 3분기 누적으로 크림의 거래액은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크림은 한정판 스니커즈 외에도 수백~수천만원 대의 해외 럭셔리 명품 판매까지 중개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네이버는 크림이 투자한 명품 중고거래 온라인 커뮤니티 '시크먼트'를 기반으로 최근엔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시크'를 정식 출시했다.

크림과 시크는 각각 100% 정품 유통과 빠르고 정확한 검수 서비스를 자신들의 특징이자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웃돈을 주고 거래하는 리셀 플랫폼과 단가가 높은 명품 거래 플랫폼의 특성상 가품이 유통될 경우 서비스 평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크림과 시크는 만약 가품 거래가 이뤄질 경우 판매가의 2~3배를 보상한다는 정책도 운영 중일 만큼 정품 유통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네이버는 계열사에서 서비스 중인 리셀 및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해서는 가품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정작 모기업에서 운영 중인 오픈마켓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는 가품 유통을 적극적으로 차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서 지난해 7월 발표한 오픈마켓 가품 유통 현황에 따르면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의 3년간(2019~2021년) 가품 적발 건수는 16만6544건으로 19개 업체 중에서 최대 규모다. 이는 2위에 해당되는 쿠팡(9만6898건)보다도 무려 72% 많은 수치다.

실제로 네이버 크림에서는 발매가의 수십배까지 가격이 치솟아 수백만원에 거래되는 한정판 스니커즈의 짝퉁 제품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버젓이 판매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례도 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지식 검색 공유 서비스 '지식인'에도 하루에 20건 이상씩 스마트스토어 가품 의심 및 신고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네이버는 크림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 수혈과 투자까지 쏟아붓고 있다. 지난해 2월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가 크림에 600억원을 투입한 이후 7월에도 100억원이 추가로 차입됐다. 11월에는 크림이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이 중 500억원이 네이버의 몫이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가품 판매되는 걸 눈감아서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으로 리셀 플랫폼의 정품 검수 역량을 키우는 꼴이 우습다"는 말까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되는 가품에 대해서는 통신판매중개업자라는 이유로 무책임하게 손놓고 있으면서 크림과 유사한 리셀 및 명품 플랫폼 경쟁업체에서 가품이 나올 때마다 타사를 비판하고 자신들은 떳떳한 척하는 모습은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오픈마켓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2곳에서 각각 판매 중인 국내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 '듀테로'의 디자인 카피 상품의 모습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특허청을 통해 전달받은 최근 3년간(2019~2021년) 이커머스 업체별 위조상품 적발 및 유통 건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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