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대기업, 젊은 직원 자율권 강화…브랜드 중심 경영

2023-01-27 패션인사이트 취재부 

톱니바퀴 같던 직능별 조직 허물어지나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독점 유통하고 있는 아미(ami)의 더현대서울 매장


◇빅 프로젝트 대신 스몰 비즈니스 가능성 점검


지난해 최고 실적을 올린 종합 패션 대형사가 새해에도 호황을 이어갈 수 있을까.


국내 패션 업계는 지난해 엔데믹(풍토병화) 영향으로 외출과 모임이 늘며 패션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1분기부터 매출이 수직상승하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LF는 3분기 누적으로 1조 4000억원을 넘어선 매출을 올려 지난해 실적 마감 기준 2조 클럽 패션기업이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지난 3분기 매출은 21%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 2455억원으로 누적 기준(3분기) 8217억원을 도달했다.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1조1천억원을 웃도는 사업 매출 달성은 기정사실화다. 지난 2021년 1조181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3년 만에 '1조 클럽'에 재진입한 코오롱은 지난 4분기 최소 1800억원대 매출만 거둬도 1조원대다. 이 달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전사 직원들의 성과금 지급이 결정 난 것으로 볼 때 오히려 2021년도 매출을 넘어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지난해 패션업계가 호황이 이어졌고 대형사들도 선전했다. 문제는 올해다. 시장 환경이 변했다.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强달러 현상이 해소되지 않아 올해 소비 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문가 집단의 예고와 진단이 차고 넘친다. 패션 업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짙다.




 ◇ 재무通 이준서 부문장 3년…삼성 패션사업 상품 기획 프로세스 정교화, 非패션 영역 도전 주문

지난 2020년 말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으로 취임한 이준서 부문장(부사장) 체제가 올해 3년차에 진입했다. 이 부사장은 재무 및 기획 등 관리 분야를 오랫동안 경험한 인물이라는 오히려 대외 변수와 시장 위기에 최적화된 전략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 이준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은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고객지향 비즈니스 △新성장동력 발굴 △패션外 사업 등을 새해 도전 과제로 주문했다.

패션 업계를 좌우로 흔들 만한 대형 프로젝트와 무리한 신규 투자 업에 배팅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상품 기획 프로세스도 뜯어고치겠다'는 메시지도 던졌다. 强달러 환경과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불확실한 소싱 체계와 수요 예측에 기인한 상품 기획 프로세스를 개선해 효율화 하겠다는 의미다. 사업 포트폴리오는 해외 브랜드 국내 독점 유통 사업에 여전히 힘을 준다,

수년째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독점 수입 유통 하고 있는 하트 모양 로고로 유명한 '아미'를 비롯해 네 줄 문양이 새겨진 '톰브라운', 여우 로고가 특징인 '메종키츠네' 등 MZ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예 지난해 자사 온라인 쇼핑몰 'SSF샵' 과 편집숍 '비이커' 외에 단독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며 세를 넓혔다.


'아미'와 '메종 키츠네'를 이어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스튜디오 니콜슨'의 육성과 덴마크 브랜드 '가니'가 국내서 성장 가능성이 보이자 단독 매장을 추가로 여는 등 '비이커'를 통해 인큐베이팅을 마치고 불륨화도 나선다.

자체 PB를 보유한 유통 모델 '비이커'가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인큐베이터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 일본 브랜드 '오라리', '캡틴 선샤인' 등 국내 MZ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를 꾸준히 바잉하며 또 다시 한국 시장에서 독점 유통 사업 가능성이 높은지 점검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 유통 사업은 올해도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한 축은 해외 브랜드 유통 사업과 동일한 SSF샵과 비이커를 통해 유통 효율화 기반의 고마진 스몰 브랜드 육성이다. 지난해 남성복 '시프트지' 캐주얼 '샌드사운드'를 신규 브랜드로 내놨고, 올해 사업성과에 따라 팀 단위 조직을 스핀오프해 독립적인 구조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다.

'빈폴'과 '구호' 등 꾸준히 기업 내 외형 매출 비중이 크고 간판 역할을 자처한 브랜드 사업은 고객지향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움직인다. 기존 고객을 타깃으로 고품질의 상품 공급과 소비자 취향 기반의 마케팅과 서비스 개선 등으로 이탈을 막고 구매 주기를 더욱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기업 전통의 업(業) 분야에서는 투자를 최소화하고 마진 확보와 성장 가능성 점검이 용이한 방향으로 수를 두고 있는 셈이다. 대신 非패션분야에서 신규 사업을 테스트를 시작할 원년으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업 진단과 컨설팅 등을 받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F&B와 각종 엔터테인먼트 결합된 새로운 형태감의 사업 모델 개발이 꼽혔다.


LF가 대표 브랜드 '헤지스'의 유스 캐주얼라인 '히스 헤지스'를 소개하는 쇼룸형 팝업을 지난 1월 15일까지 복촌 한옥마을에 운영하며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 LF…큰 단위 '부문'에서 작은 '사업부' 개편 부문장 대신 BPU장 권한·책임 커져

LF는 올해 유사한 성격의 브랜드와 복종을 묶어 관리해오던 부문 단위의 큰 조직을 브랜드 단위의 사업부로 개편했다.

오규식 LF 부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브랜드 중심 경영 강화 △자율·창의·혁신의 조직문화 정착 △투자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강조했다.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예측한 LF는 시장과 고객이 가장 밀접하게 닿아 있는 각 브랜드 사업부에 신속하고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주문한 것이다. 구본걸 LF 회장이 직급·지위·연공서열을 깬 젊은 조직의 기업으로 만들고 싶어한다는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때문에 부문 단위를 사업부로 더 잘게 쪼갠 셈이다.

이는 2023년 사업 계획의 뼈대 중 하나인 브랜드 경영 강화와 맞닿아 있다.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해 지속적으로 브랜드에 투자하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중추인 '헤지스' '닥스'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헤지스' '닥스'를 중심으로 브랜드 재정비, 확장을 준비한다. 올드하고 어덜트한 브랜드 이미지를 과감히 지우고 조건 없이 젊어진 브랜드 이미지를 씌우는데 주력한다. 사용 컬러와 스타일 등에서도 더욱 과감한 시도에 나설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속적 브랜드 투자를 통해 '헤지스' '닥스'를 메가 브랜드로 육성함과 동시에 더불어 LF몰을 독립적 라이프스타일 전문몰로 성장시키고, 내외부 디지털 역량을 대폭 강화해 업무 시스템과 문화, 고객 서비스를 동시에 고도화하는 것이 올해 핵심 전략이다. 스포츠 사업 등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지난해 美 어센틱브랜즈그룹으로부터 국내 라이선스 전개권을 확보한 '리복'의 투자에 나설 예정인데, LF에서 분리 작업도 예정되어 있다. 어센틱브랜즈그룹과 판권 계약 당시 LF에서 별도의 스포츠 사업 분야의 특수 조직으로 분리하기로 상호간 협의를 마쳤기 때문이다. LF가 그동안 스포츠 의류와 용품 사업에 수차례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때문에 브랜드 중심 고객 만족에 최우선적 가치를 두고 브랜드 중심 경영 강화를 통해 확고한 고객 팬덤을 구축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이를 통해 경기 변동에 관계없이 굳건히 성장하는 메가 브랜드를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 올해 내실 집중 나선 '코오롱' 시장 안착한 스몰 브랜드 투자 집중

코오롱FnC는 올해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한다. 국내 패션 대기업 가운데 가장 선제적으로 조직을 젊게 개편하고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해온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의 그동안 성과는 주목 할 만한다.

지난해 런칭 2년 만에 골프웨어 '지포어'는 1천억원대에 육박하는 매출을 거두며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로 육성했다. 다만 코오롱FnC의 '1조 클럽 재가입'을 견인했던 골프웨어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한다.

이는 낚시웨어 브랜드 '웨더몬스터'를 비롯한 '코오롱스포츠'의 용품 사업 강화 등 아웃도어 영역을 더욱 확장해 나가겠단 포부를 밝혔었기 때문이다.

코오롱FnC의 움직임은 골프웨어 수요가 줄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코오롱FnC는 올해 사업 전략을 △글로벌 마켓 공략 △DX(디지털 전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세 가지 키워드로 꼽았다. 보유 브랜드의 해외시장 진출과 자사 온라인몰 확장, 친환경 브랜드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코오롱FnC는 일본·중국·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들이 안착할 수 있도록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골프 브랜드 '왁(WAAC)'의 사업부를 자회사로 분리해 해외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코오롱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콘텐츠를 확대하고 더 다양한 버티컬 채널을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이미 밝혔다.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 방향에서도 올해 전략이 드러난다. 사업 안정궤도에 진입한 '아카이브앱크' '24/7' '하이드아웃' 등 스몰 브랜드를 사업부로 전환했고 편집숍 '더카트골프' 육성에도 집중한다. 코오롱FnC가 유독 시장 변화와 민감하게 대처하는 이유는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드러난다. 코오롱FnC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매출이 줄곧 곤두박질 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반등 없이 꾸준히 감소했다.

2020년에는 처음으로 연간 사업 적자를 경험하며 전사적으로 큰 좌절감을 맛봤다. 코오롱스포츠로 호황을 누리다 아웃도어 침체기와 함께 매출이 하락 곡선을 그린 탓이다. 외형 매출이 기형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쳐진 사업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경험한 코오롱FnC는 무엇보다 브랜드 다각화 필요성을 체감하고 그간 꾸려왔던 각종 프로젝트 단위의 사업을 정리하거나 확장을 점검하기로 한 셈이다.


코오롱FnC가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제주 솟솟리버스에서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다채로운 전시 활동을 펼치며 기업의 철학을 발신하는 대표 브랜드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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