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22 최고 잇 트렌드 '블록코어'

2022-12-19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축구 유니폼에서 영감받은 블록코어, 올해 최고 뉴트로 스타일로 부상

블랙핑크 리사와 제니


올 여름부터 길거리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블록코어(Blokecore) 스타일은 축구 유니폼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을 말한다. 아디다스와 협업한 웨일스 보너, 마틴 로즈, 에임 레온 도르 등 많은 브랜드에서 축구 유니폼을 모티프로 한 아이템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블록코어 룩은 올해 대세 잇-트렌드로 떠올랐다. 특히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올해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하게 되었다.


90년대 영국 주점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로 소위 조기 축구를 마치고 축구 유니폼을 입은채 술을 마시러 주점으로 가거나 혹은 동료들과 함께 주점에서 경기를 관람할 때 응원하는 팀의 축구 유니폼을 입는 문화에서 시작되어 최근 젊은 MZ세대의 패션 스타일로 자리잡은 블록코어는 지금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스포티한 뉴 패션 트렌드가 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보았듯이 소셜 미디어는 수백만 명의 눈높이에 맞게 옷을 입는 다양한 방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2000년대의 프레피 시대는 수년동안 아베크롬비앤피치(Abercrombie & Fitch)가 인기를 누리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와 페이스복을 합쳐놓은 듯한 소셜 미디어 텀블러(Tumblr)가 등장한 후 2014년에는 대안적인 인디 옷차림이 젊은 세대들의 옷장을 장악했다.


이제 젊은 MZ세대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또다른 소셜 미디어 틱톡(TikTok)의 인기 덕분에 수많은 블록코어 미학이 훨씬 더 많은 전 세계 젊은 유저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사실 축구 유니폼과 하이-패션의 결합은 꾸준히 진행된 트렌드였지만, 이러한 트렌드가 MZ세대들의 소통 창구인 소셜 미디어와 만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셈이다.


걸그룹 뉴진스


최근 K-팝의 대세인 블랙핑크과 뉴진스가 보여주는 패션이 대표적이다. 올 여름 등장한 K팝 걸그룹 뉴진스도 블록코어 패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뉴진스는 주로 오버핏의 축구 유니폼에 짧은 팬츠와 니삭스를 코디해 상큼 발랄한 느낌을 살렸다.

블랙핑크 역시 뮤직 비디오 핑크 베놈에서 맨유 유니폼에 진주 목걸이와 가죽장갑, 블링블링한 팔찌 등 평소에 유니폼과 어울리지 않는 액세서리를 코디해 블록코어 룩을 업그레이드시켜 눈길을 끌었다. 블랙핑크 뉴진스 뿐 아니라 여러 아이돌 그룹들이 무대의상으로 또는 일상복으로 블록코어 스타일을 즐겼다. 해외에서는 톱모델 벨라 하디드와 헤일리 비버가 스포츠 유니폼을 스타일링한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블록코어는 축구의 종주국인 영국인의 사고 방식과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인 축구에서 유래되었다. 물론 미니 스커트나 탱크 탑처럼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트렌드는 아니지만 블록코어는 애슬레저보다 조금 더 캐주얼하면서도 좀 더 구체적인 아이템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것은 너바나(Nirvana)나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와 같은 유명한 밴드 티셔츠를 입은 소녀들에게, 소위 밴드의 탑 5 노래의 이름을 요구하는 소년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트렌드다. 이제 블록코어 스타일은  "경기장에서 어떤 포지션을 맡고 있나요?"라고 물을 수 있을 정도로 스트리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흔한 스타일이 되었다.


모델 벨라 하디드


블로코어는 애슬레저보다 좀 더 구체적이다


소셜 미디어 컨설턴트 조지아 알드리지(Georgia Aldridge)는 완벽한 블록코어 미학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빈티지한 레플리카 풋볼 탑, 종종 리바이스 브랜드로 대표되는 배기 진이나 일자형 청바지, 그리고 아디다스 운동화를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만약 이것을 아직도 트렌드로 상상할 수 없다면, 블록코어는그저 게임 당일에 술집으로 향할 준비가 된 평범한 영국 축구 팬처럼 보일 수도 있다.


블록코어는 영국에서 사내를 뜻하는 '녀석'이라는 속어의 블록(Bloke)이라는 단어와 꾸민 듯 안 꾸민한 스타일을 지칭하는 놈코어(normcore)가 합해진 단어다. 야후가 운영하는 비디오 플랫폼 인더노우(In The Know)는 블록코어 미학의 시작을 플랫폼의 비디오에서 자신만의 축구 유니폼, 특별하지 않은 청바지, 아디다스 운동화를 착용해 아이러니하게도 이 용어를 만들어낸 틱톡커 브랜든 헌틀리에게 돌렸다.


온라인에서 유래한 많은 유행과 마찬가지로, 브랜든 헌틀리가 착용한 평범함의 아이러니는 트렌드가 입소문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본질은 사라졌다. 물론 아직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블록코어가 그들의 평범한 복장을 과시하는 자랑스러운 방법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또다른 사람들에게는 패션 트렌드를 위해 월드컵 유행에 편승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스타일리스트는 이것이 남성 중심의 트렌드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도 입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모델 하일리 비버


그럼 블록코어는 어떻게 입을까?


축구 유니폼에서 영감을 받은 블록코어 트렌드는 꽤 쉬워 보인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축구라는 요소다. 모든 축구 유니폼이나 팀 스카프가 가능하지만, 뉴트로이기 때문에 복고풍일수록 더 트렌드에 가깝다. 게다가 공식 축구 유니폼은 칼라부터 긴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제공되므로 블록코어 미학은 다양한 방식으로 연출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이 입고 있는 유니폼으로 대표되는 팀을 적어도 알고 있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축구 마니아들로부터 가짜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빈티지위트러스트(In Vintage We Trust) 토론토 매장 주인인 조쉬 로터는 <스트리츠 오브 토론토>와의 인터뷰에서 "블록코어는 그 뿌리로 인해 진정한 표현이자 패션 트렌드이기 때문에 나에게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미 소비자들이 최근 유럽의 오랜 옷차림 방식을 활용했다는 사실은 이곳에서 새로운 것일 수 있지만 사실 수년 동안 필수품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브랜든 헌틀리(Brandon Huntley)가 시작한 오리지널 블록코어 트렌드는 축구 유니폼과 헐렁한 스트레이트-컷 청바지가 특징이며, 옷차림의 세 번째 부분은 룩의 복고풍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아디다스 신발이다. 하지만 스타일을 좀더 업그레이드시키면 축구 유니폼을 실크 팬츠부터 데님 스커트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과 매치할 수 있다.


스타들의 블록코어 룩도 따라하기 위한 좋은 샘플이다. 벨라 하디드처럼 축구 저지와 후디를 레이어드하거나 스타일리스트 발레리아 세무쉬나처럼 미니스커트를 더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아이템과의 매칭을 시도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헤일리 비버처럼 힙하게 아디다스 트랙 재킷을 입거나 제니처럼 편한 실루엣의 데님 팬츠나 카고 팬츠를 코다하면 훨씬 웨어러블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블록코어 패션의 마무리는 축구 스카프다. 화려한 색감과 프린팅으로 시선을 사로잡아 밋밋한 룩에 위트를 더해줄 수도 있고 본인이 응원하는 팀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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