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5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2002년 구찌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입사... 2014년부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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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럭셔리 하우스 '구찌'와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허니문은 이제 끝났다. 케링 그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수요일 저녁 늦게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알렉산드로 미켈레와의 결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는 2002년부터 구찌에서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퇴직한 후 2014년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재입사했다.
구찌의 모회사 케어링 그룹은 공식 발표와 함께 알레산드로 미켈레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작별 인사를 남겼다. “우리 모두 각기 다른 관점 때문에 길이 나뉠 때가 있다. 오늘 나의 모든 애정과 창조적 열정을 끊임없이 바쳐온 회사에서 20년 이상 이어온 놀라운 여정이 마무리된다.”라고 구찌와의 결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또한 구찌에서의 활동에 대해 “이 오랜 기간 동안 구찌는 나의 집이자 새로운 가족이었다. 이렇게 확장된 가족에게, 그리고 그것을 돌보고 지지해준 모든 개개인에게 진심으로 커다란 감사를 보낸다”라고 밝혔다.
구찌의 사장 겸 CEO 마르코 비자리는 보도 자료를 통해 "나는 2014년 말에 알레산드로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그 이후로 우리는 구찌가 지난 8년 동안 이룩한 성공적인 길을 함께 만들어왔기 때문에 긴밀히 협력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가 20년동안 보여준 구찌에 대한 헌신과 함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재임하는 동안 보여준 유니크한 하우스를 위한 비전과 헌신, 무조건적인 사랑에 감사한다"라고 덧붙였다.
한 동안 로마 출신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계속 머물러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연 초부터 브랜드 매출이 크게 줄었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스타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미켈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명품 그룹이 서둘러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링 그룹의 소유주인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구찌와 알레산드로가 지난 몇 년간 함께 걸어온 길은 독특했으며 하우스 역사상 위대한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나는 이 모험에서 많은 것을 선물해 준 알렉산드로에게 감사한다. 그의 열정과 창의력, 독창성, 그리고 그의 문화는 구찌를 무대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나는 그가 창조적인 여정의 다음 장을 멋지게 장식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케링 그룹의 파워 하우스 구찌는 지난 2021년 31% 증가한 97억3000만 유로(약 13조 6252억 원) 매출을 달성해,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과 영업이익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3분기에는 2분기 +4%와 비교해 9%의 유기적인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 들어 9월까지 8%의 성장률로 77억5천만 유로(약 10조 852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되자 경영진들은 회복이 진행 중이지만 중장기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분명 케링 그룹은 급진적인 변화를 선택했다.
지난 2015년 알렉산드로 미켈레와 마르코 비자리가 각각 크리에에티비 디렉터와 CEO로 함께 취임하면서 구찌는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기 시작한 코로나 락다운 이전인 2019년까지 눈부신 도약을 경험했다. 하지만 다른 럭셔리 하우스들이 기록적인 증가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올초부터 구찌의 매출 둔화가 가속화되었다.
장르와 영향력을 혼합하고 괴팍함과 클래식한 피스들을 혼합한 절충적이고 세밀한 스타일을 통해,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당시 새로운 핵심 동력이 필요한 역사적인 럭셔리 하우스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의 즉각적인 성공은 계절에 따라 풍부해진 그의 스타일을 중심으로 파격적이고 눈에 띄는 패션 세계를 만드는 전략을 동반했다. 하지만 계절마다 반복되는 알렉산드로만의 패션 미학은 지난해에 힘이 빠진 것처럼 보였고 오늘날에는 덜 바람직한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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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C 로얄뱅크의 애널리스트들도 루카 솔카의 견해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은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엔진을 8년간 이끌었던 만큼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브랜드를 되살리기 위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 같다"라면서 "전체적으로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방향 전환 개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몇 달 동안, 구찌는 지난 봄 중화권 패션 사업 책임자로 로랑 카탈라를 임명하고, 브랜드의 총괄 부사장으로 마리아 크리스티나 로만토를 임명하는 등 중요한 몇가지 신규 인사를 단행했다. 벤저민 체르시오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로 임명했으며, 로버트 트리퍼스는 구찌 볼트와 메타버스 벤처스의 전무이사로 승진했다.
무엇보다 올 여름 스튜디오 디렉터 자리가 새로 만들어서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 중 한 명에게 맡겨졌다. 그의 임무는 디자인팀을 감독하고 예술감독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디자이너로의 원활한 이행을 보장하거나 심지어 그 역할을 이어받기 위해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매우 중요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케링이 소유하고 있는 또 다른 브랜드인 보테가 베네타에서 일어난 일과 비슷한데, 브랜드를 떠난지 1년 만에 마티유 블레이지가 다니엘 리의 뒤를 이어 크리에티티브 디렉터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2002년부터 구찌 하우스에 몸담았던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2011년부터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리다 지아니니의 오른팔로 활동하다가 퇴사한 후 프리다 지아니니의 갑작스러운 퇴임 한지 며칠 만에 후계자가 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프리다 지아니니와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엄밀하게 내부 승진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내부 승진을 시킬 것이지 아니면 톰 포드 처럼 외부 영입이 될 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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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젠더 유동성과 포용적인 스타일에 대한 브랜드의 지평을 열면서 최근 몇 년 동안 구찌의 고객들을 활성화시키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로마의 명문 패션 스쿨 아카데미 오브 코스튬&패션을 졸업한 올해 50세인 디자이너는 르 코펭에서 디자이너 일을 시작했으며 그곳에서 그는 빠르게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변신했다.
1990년대 말, 그는 펜디의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입사해 당시 여성 기성복 컬렉션을 디자인하던 칼 라거펠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02년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톰 포드는 그를 구찌로 데려와 악세사리 디자인을 맡겼으며, 그곳에서 그는 내부 승진한 크레이이티브 디렉터 프리다 지아니니와 함께 액세서리 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승진했다.
2015년 구찌의 신임 CEO 마르코 비자리는 퇴사후 로마 자택에 머물고 있는 알렉산드로 미켈레를 직접 찾아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고, 그는 곧 빠르게 브랜드 컬렉션과 스토어, 캠페인,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하며 이듬해 8월 첫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후 그는 아디다스, 발렌시아가, 대퍼 댄과 특별한 협업을 선보이는 등 브랜드의 방향성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는 행보를 보여주었다.
그는 현재 2013년에 케링이 인수한 이탈리아 명품 도자기 브랜드 자노리(Ginori)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도 겸임하고 있다.
새로 신설된 구찌의 디자인 사무실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창조적인 조직이 공식 발표될 때까지 하우스의 디자인 방향을 계속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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