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재그·에이블리·브랜디, 생존게임 미래는?

2022-08-15 서재필 기자 sjp@fi.co.kr

에이블리 700억, 브랜디 500억, 지그재그 400억 적자 기록
MS 늘리기 위한 무리한 마케팅 경쟁으로 영업손실 증가







이커머스 패션 시장 확대와 함께 금융권 투자가 몰리며 단기간에 고공성장을 이뤘던 e플랫폼들이 이제는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이블리는 지난해 695억원 규모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부터 매년 평균 2.5배씩 영업이익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브랜디와 지그재그 역시 영업이익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브랜디는 지난해 480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현재 브랜디는 수익대비 과도한 버티컬 플랫폼 확장과 풀필먼트 인프라 구축에 무리한 투자로 적자폭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현재 브랜디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브랜디는 거래액 측면에서는 세 플랫폼 중 가장 거래액 규모가 적지만 매출액 측면에서는 가장 높았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효율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한 결과"라고 말했다. 


지그재그는 브랜디, 에이블리에 비해 상황이 낫다. 지그재그는 지난해 380억원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카카오스타일 합병 이후 4050 플랫폼 포스티, 일본 이커머스 나우나우 확장 및 개편, 신규 입점 셀러 성장을 위한 광고비 50% 지원 정책 등 콘텐츠 확장을 위한 투자로 해석된다.


생존게임 시작은 시장점유율 확보와 유저 수를 늘리기 위한 무리한 마케팅 비용 집행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고객DB 확보를 위해 매출의 평균 30% 이상을 마케팅 비용으로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판관비로만 1241억원을 집행했는데, 이 중 광고선전비로만 380억원이 지출됐다. 브랜디는 지난해 판관비로 전년대비 두 배 증가한 1318억원을 사용했다. 이 둘 모두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할인 쿠폰 발급이 적자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브랜디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포인트 적립 혜택도 축소했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플랫폼들간 몸집불리기가 생존게임으로 번지면서 콘텐츠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들은 동대문 패션에서 나오는 빠른 재고 회전과 트렌디한 신상품을 빠르게 수급하면서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29CM, W컨셉 등 감도 높은 브랜드와 콘텐츠로 소통하는 플랫폼들은 나날이 거래액이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콘텐츠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700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 지그재그, '캐시카우 직접 키운다'
지그재그는 내부적으로 의미 있는 적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29CM과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브랜드 성장을 이끌어내며 거래액을 키웠다. 이러한 브랜드 엑셀러레이터 역할로 양질의 콘텐츠 수급 및 발굴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최근 콘텐츠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콘텐츠 수급과 신규 콘텐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력 높은 콘텐츠들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지원 정책은 플랫폼 필수로 여겨지는 만큼 이를 위한 인프라를 만들기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그재그는 중소형 셀러 지원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지그재그는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소상공인 성장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우수한 상품을 보유한 소상공인 발굴 및 온라인 판로 확대 지원을 목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소상공인이 판매 채널을 확대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광고 시스템 '파워업 AI 광고' 무상 포인트 제공, 오늘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하는 물류 서비스 '직진배송' 입고비 지원, 해외 판매 수수료 면제 프로모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그재그는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소형 셀러들을 대상으로 광고 운영비의 최대 50%를 다시 돌려주는 페이백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월 매출 500만원 이하 소형 스토어를 대상으로 지출 광고비의 일부를 환급해주는 '새싹 스토어 지원 프로모션'이다. 또한 영세 규모의 셀러들에게는 하루 단위로 대금을 정산해주면서 원활한 자금 흐름을 돕고 있다. 더 나아가 이번 프로모션으로 소형 셀러들이 광고 부담을 덜고 전년동기대비 평균 100~150% 성장세를 기록함에 따라 분기별 광고비 환급을 계획하고 있다.


브랜디에 인수된 서울스토어

◇ 리얼 생존게임에 빠진 '브랜디' '에이블리'
브랜디와 에이블리는 여성쇼핑앱 생존게임에서 가장 치열한 혈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이 보여준 록인(Lock-In) 전략이 플랫폼 성공 전략으로 강조되면서, 플랫폼 저마다 유저 수를 늘리기 위해 과도하게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 예산 집행을 감행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크다.


브랜디는 과도한 적자로 인해 효율을 내지 못하는 사업체들을 대거 정리하면서 체질을 개선하려는 모습이다. 먼저 새벽배송 철수를 예로 들 수 있다.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라고 회사 측은 설명하지만, 풀필먼트를 담당하는 아비드이엔에프에서만 114억원 영업이익 손실이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브랜디가 내세운 해결책은 버티컬 플랫폼이다. 브랜디의 수익모델인 헬피-셀피는 현재 규모를 유지하되, 브랜디 앱 내에서 효율이 나지 않던 브랜드 카테고리를 서울스토어로 확대한다. 또한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에 맞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집꾸미기'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기업평가를 통한 추가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 기존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카테고리 확장과 일본 이커머스 브랜디JP 확장 목적으로 600억원 이상 투자금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적자를 기록하는 와중 플랫폼 인수와 투자 유치는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에이블리 적자는 지난해 쇼핑앱 3사 중 가장 큰 숫자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비용이 지출된 부분은 마케팅 비용이다. 특히 지난해 에이블리가 직접 제작 투자를 진행했던 패션 경연 유튜브 콘텐츠 '탑셀러'에 예상 밖으로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투자됐다. 누적 조회수 500만회 기록, 매출 20배 성장이라는 성과는 가져왔지만, 오히려 적자 폭을 키웠다.


에이블리의 해결책은 C2C 마켓 확대다. 최근 에이블리 파트너스 셀러 수가 6000여명으로 늘어났고, 늘어난 콘텐츠 덕에 주문량도 전년동기대비 87% 증가했다. 앤드모어, 베이델리 등 월 매출 10억원을 기록하는 셀러들도 등장했다. 하지만 늘어난 셀러 덕에 기존 성수동 풀필먼트 확장은 불가피해졌다. 올 초 유치한 670억원 투자금을 감안하더라도 새벽배송과 풀필먼트에 추가 투자에 나서면 적자폭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다른 이커머스 전문가는 "에이블리는 지난해 유명 연예인과 셀럽들을 앞세운 유튜브 제작으로 높은 광고비용을 집행했다. 브랜드관과 뷰티관 등 카테고리 확장 차원에서 오픈한 콘텐츠들을 단기간 끌어올리기 위해 발행한 쿠폰들도 실적을 악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