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로우’ 플래그십스토어 홍대점
까르푸 인수에 패션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장 수 42개를 보유한 까르푸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서 할인점 유통업계 판도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초 까르푸 인수에는 10개 유통업체가 인수의향을 비췄고 지난 4일 최종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입찰에 참여한 업체도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이랜드 4곳. 대형 할인점업체 가세로 과열경쟁 양상을 보이자 4월 7일로 예상되던 우선협상자선정이 지연되기도 했다. 또 우선협상자가 결정돼도 최종 결정까지는 과정이 남아 있다. 까르푸 인수에 따른 할인점업계의 역학관계 변화에 대해 짚어봤다.
까르푸 인수 얘기가 처음 제기되던 2003년 예상 인수가는 8천억원이었다. 인수가 본격적으로 얘기되던 지난해는 1조2천억원으로 뛰었고, 대형 유통업체 세력싸움 양상까지 보이는 최근에는 인수가격이 1조8천억원을 넘으리란 전망이 업계와 증권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인수가격, 1조8천억 이내
까르푸 최종 인수는 우선협상자가 선정된다 해도 한 달간 세부실사와 추가협상 후 최종 본계약이 남아 있다. 따라서 입찰가를 높게 제시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다 해도 이 과정을 거치면서 최종 인수가 변동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실사 결과 까르푸의 복잡한 임대조건으로 인한 수익성 문제 제기와 재계약을 둘러싼 마찰 문제가 제기되면서 과열경쟁으로 인한 국부 유출 문제까지 제기되면 인수가는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인수한 업체 역시 이러한 사회적 여론 악화를 인식하지 않을 수 없어 무리한 금액 제시만으로 까르푸를 인수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롯데마트냐, 이마트냐
현재 이 같은 예상 인수가격 규모를 감안할 때 인수가 가장 유력한 곳은 롯데마트다. 지난 2월 증시 상장으로 공모자금 3조원을 끌어와 자금동원 능력에서 가장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최종 인수가가 1조8천억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형성된다면, 입찰가 1조7천억원을 써낸 이마트도 가능성이 크다.
까르푸가 롯데마트에 넘어가면 매장 수가 75개로 늘어 79개인 자신들을 위협하면서 생길 파장을 감안할 때 사활을 걸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마트가 실제 인수 의사가 있는지 의심하는 시각도 많다.
이마트 매장의 상당수가 42개인 까르푸 매장의 상권과 중복돼 있는 경우가 많고, 점포 규모도 경쟁사인 롯데마트가 신규 오픈하는 매장보다 작아 인수로 인해 얻는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마트의 까르푸 인수전 참가는 인수가 상승을 통해 롯데마트에 자금 부담을 주겠다는 의도가 더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홈플러스·이랜드, 가능성은…
하지만 입찰가를 세 번째로 높게 쓴 홈플러스로 인수가 기울면 상황은 달라질 전망이다. 이마트가 더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가세할 것이기 때문이다.
롯데마트가 이미 올해만 1조6천억원을 할인점 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공모를 통해 마련한 추가자금 동원능력도 갖고 있어 설령 까르푸를 인수하지 않아도 추가 출점을 진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마트 입장에서 롯데마트와 경쟁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반면 홈플러스가 까르푸를 인수하면 할인점 경쟁구도가 3강체제가 돼 자칫 이마트가 업계 서열 3위로 밀릴 수도 있어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까르푸 인수에 사활을 걸지 않을 수 없다.
“이마트 입장에서 볼 때 까르푸를 롯데마트가 인수하면 차선이지만 홈플러스가 인수하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는 한국증권 구창근 애널리스트의 전망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까르푸를 인수하기는 쉽지 않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차입금 규모는 1조7천억원이다. 인수를 위해서는 자기자본 확충이 불가피한데, 영국 본사에서 단일지역에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를 진행할지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랜드가 인수할 가능성도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
세이브존 공개 인수과정에서 보듯 자금동력과 인수작업 능력 면에서 미흡함을 보여,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 거대 기업과 상대하기에는 아직은 벅찬 감이 있다.
또 인수 가격보다는 기획안으로 승부해야 하지만 이것 역시 까르푸의 기업 성향을 볼 때 쉽지 않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프랑스 기업들의 행태는 유태인과 비슷하다. 기획안보다는 금액 등 실리적인 면을 더 추구한다”며 “결국 인수 금액을 많이 제시하는 업체에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