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좀 만들어주세요’

2006-04-08 박찬승 기자 pcs@fi.co.kr

‘유행 좀 만들어주세요.’
동대문 도매상인들이 히트 아이템 부족으로 고민에 빠졌다.

동대문 도매시장은 보통 주 단위로 적어도 2∼3개 히트 아이템이 나오곤 했는데, 올해는 이러한 히트 상품 수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도매상가인 apm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보통 메가 트렌드가 나오면 동대문은 브랜드 카피 상품에서부터 이를 응용한 상품까지 다양하게 출시된다. 하지만 올해는 이러한 메가 트렌드가 없어 기획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나마 유행하는 아이템도 유행주기가 과거와 달리 2주도 못 가서 바뀌기 때문에 리오더를 내기도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동대문 도매시장의 히트 아이템 출시가 줄면서 동대문 소싱을 통해 사업을 운영하는 보세형 브랜드의 고민도 이만저만 아니다.

동대문 소싱을 통해 사업을 운영하는 한 보세형 브랜드 사장은 “작년까지는 거의 매일 동대문에 나갔고 그럴 때마다 새로운 아이템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지금은 3∼4일에 한 번씩 나가도 눈에 들어오는 아이템 수가 작년만 못하다”고 말했다.

매장에서의 상품 주문도 덩달아 줄었다.

또 다른 보세형 브랜드 관계자는 “겨울상품까지는 매장에 새로 제안하는 아이템과 매장에서 잘 팔려 추가 주문하는 상품 공급을 위해 평균 2∼3일에 한 번씩 물류를 내보냈는데, 지금은 주문이 줄어 일주일에 한 번씩 내보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동대문 히트 아이템 부족은 제도권 시장의 유행 경향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콘셉트가 공존하는 패스트 패션이 제도권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히트하는 아이템과 트렌드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김억대 타이거커뮤니케이션 사장은 “동대문 도매시장은 제도권에서 유행하는 최신 상품을 스피드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공급하는 곳이다. 때문에 독자적으로 유행을 만들기보다는 제도권의 유행 경향을 따라가게 마련”이라며 “현재 제도권의 소비와 시장 경향이 특정 아이템보다는 다양한 아이템이 공존하는 경향을 띠고 있어, 도매상인들의 아이템 출시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 도매시장의 히트 아이템 출시 저조현상이 악순환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제도권의 히트 아이템이 줄면서 동대문 도매상인들이 신상품 출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매시장의 한 상인은 “도매시장은 한 아이템이 뜨면 그와 관련된 새로운 아이템이 이어서 출시되고, 반대로 뜨는 아이템이 없으면 새로운 아이템 출시도 줄게 마련”이라며 “이를 극복하려면 제도권에서 히트 아이템이 많이 나와야 할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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