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서 가능한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2022-06-15 이현주 미닝시프트 대표 zeki@meaningshft.com

이현주의 강소 패션기업을 위한 트렌드 워치15
6명으로 1인당 500~600만 달러 매출… 내부 팀웍 뒷받침


AYR의 창업자 Bonbrest

콘텐츠의 시대가 열리면서 Brand IP가 관심사로 부상하고, 그 IP의 가치가 강력한 팬덤에서 시작되다 보니 브랜드의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는 물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닐테고, 수많은 상품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차별화하고 어떻게 소통해야 할 것인지가 모든 브랜드들의 고민이다.


각각의 브랜드 특성도 모두 다르고, 운영자의 성격도 다르기에 하나의 방법론을 정의 내리는 것이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다양한 성공 사례들을 접하면서 힌트를 얻고 나만의 노하우를 얹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한다. 최근 에서 조명한 LA 기반의 'AYR'이라는 브랜드는 특별하고 차별화된 디자인, 소셜미디어를 통한 강력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통념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AYR'은 All Year Round의 약자이자 All Yours를 표방한다. 월마트의 온라인 패션 자회사 Bonobos의 여성 부문으로 출시됐다가 독립 매장으로 분사된 이후 최근 2~3년 사이 급격하게 성장한 캐주얼 브랜드다.


AYR의 시그니처 The Secret Sauce Jeans

친구 사이인 듀오 디자이너 Maggie Winter와 Max Bonbrest가 패스트 패션에 대한 대안으로 시작한 'AYR'이 추구하는 브랜드 모토는 '마지막까지 남는 옷'이다. 고객들이 옷장을 정리할 때 마지막까지 버려지지 않는 옷을 의미한다. 유행을 타지 않는 베이직 아이템을 선보이는 만큼 시즌리스와 타임리스를 표방하는 이들은 2021년 오프라 윈프리가 사랑하는 상품 목록에 대표 아이템인 The Deep End Shirts를 올리며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고, 2년간 동기간 대비 10배 성장을 기록했다. 단 6명으로 구성된 브랜드 사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1인당 매출이 400~500만 달러에 이른다.


언뜻 보면 베이직 아이템이라 특별한 아이덴티티가 있는 것 같지도 않고 그저 운좋게 오프라 윈프리의 브랜드 목록에 올라간 행운이 이들 성공의 전부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할 것은 99%의 매출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이 브랜드 사이트에 두 번 이상 방문한 사람들의 증가세와 그 비율이다.


'AYR'의 Repeat Customers 비중은 브랜드 전체 고객의 절반을 차지하며, 2021년에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 결국 오프라 윈프리의 간택 이전에 이미 고객 절반은 단골이었으며, 고객 1명이 1벌의 옷을 산다고 단순하게 가정해도 신규 유입 고객의 30%는 사이트를 다시 방문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AYR은 인기 모델에 연연하지 않고 다양한 스테디 아이템들과 믹스매치해 새로운 스타일링을 강조한다



◇ 일관성&진정성에서 형성된 내부 커뮤니케이션
이들이 한번 들어온 고객을 놓치지 않는 노하우는 무엇일까? 최근에 다루었던 많은 브랜드들이 그랬듯 이들 브랜드 역시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은 내부에 있었다. 'AYR' 카탈로그에는 대표인 Bonbrest와 그녀의 할머니가 등장한다. 단순히 유입량을 늘리기 위해 인기 모델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계절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몇몇 스테디 아이템을 새로운 피스들과 믹스매치하여 타임리스를 강조하면서도 새로운 스타일링을 제안하기에 그들이 목표로 하는 '끝까지 남는 옷'의 모토를 명확히 구현한다.


오프라윈프리 상품목록에 이름을 올린 AYR의 The Deep End Shirts

무엇보다 이메일과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물론 카탈로그에 들어가는 모든 카피는 공동대표인 Maggie Winter가 직접 작성한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친밀감있는 커뮤니티를 구축하지만, 놀랍게도 인쇄 카탈로그를 두 배로 늘리면서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또 많은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그러하듯 한 번에 생산하는 양이 제한적이어서 대기자 명단이 수 천 명에 이른다. 웨이팅 리스트를 가진 대표적인 아이템은 The Secret Sauce 청바지와 The Deep End 스트라이프 버튼다운 등이다.


결국 베이직 아이템과 타임리스를 표방하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덴티티이지만, 소규모(현재는 구성원이 12명으로 늘었다고 한다)로 구성된 팀은 상품의 범위부터 브랜드의 목표와 방법에 이르기까지 일관성있고 진정성있는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외부 소통에 앞서 내부 소통이 완벽했다는 얘기다.


커뮤니티가 중요하고 소통이 중요하다고 하여 우리는 외부에 보여줄 스토리에만 주목하곤 한다. 하지만, 브랜드 내부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서 외부와의 소통에 진정성이 생길 리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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